아랫도리

1. 비밀경찰

유럽의 어떤 나라는 경찰들만 콧수염을 기르고 있답니다.
별다른 신분증이 없어도 콧수염을 보고 모두 경찰이라고 짐작 하지요.

그 나라로 여행을 간 스피드광 아무개씨.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질주했습니다.
규정속도의 두 배로 신나게 달리는데 멀리서 차를 세우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 아이쿠. 너무 달렸나. A18.
똥 밟은 얼굴이 돼 속력을 줄이며 차를 세웠죠.
- 라이센스 주세요.
아무개씨 면허증을 꺼내다 말고 그 인간을 쳐다보니 콧수염이 없네요.
- 어이. 이 자슥아. 경찰도 아니면서 왜 잡아?

빙그레 웃으며 그 사람은 아랫도리를 훌러덩 까내리며 말했습니다.
- 비밀경찰이야.

2. 임꺽정과 No2

산채에 기거하는 임꺽정이 멀리 출장을 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이쁜 색시를 남정네만 우글거리는 산채에 홀로 두고 가기가 걱정스러웠죠.
고민 고민하다 출장 가기 전날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 그래. 이렇게 하면 아무도 못 건드릴 거야.
임꺽정은 색시를 불러다 아랫도리에 쥐덫을 개량한 커터기를 붙여놨습니다.

일주일 후.
출장에서 돌아온 임꺽정은 쫄따구들을 연병장에 일렬로 집합시켰죠.
- 자 모두 아랫도리를 깐다. 실시.
허걱. 임꺽정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많은 쫄따구들이 다 거시기가 잘려 있었습니다.
이런 C8. 믿을 놈 하나도 없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꺽정이 마지막으로 No2 앞으로 가보니 어라 요놈은 거시기가 멀쩡하네.
- 역시 넌 내 왼팔이야. 너만은 믿을 수 있겠군.
너무 기쁜 임꺽정은 No2의 어깨를 두드리자 No2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 어버버버

3. 에필로그

오늘 점심시간에 껌 씹는 소리를 했습니다.
지저깨비님 블로그를 보다 아랫도리 얘기가 생각나 우스갯소리를 했죠.
이제 웃기는 재주도 세월 따라 빛이 바랬는지 별로였습니다.
아님 케케묵은 EDPS가 감각적인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았던지요.
그래서 듣는 이는 정말 껌 씹는 소리로 들렸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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