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낙관주의자들이 아니라 현실주의자들이었다고 한다.

낙관주의자들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와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다시 다가오는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상심해서 죽는다고 한다. 반면에 현실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짐으로써 결국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이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것이 개인이든 기업이든 성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사고방식을 가르치고 있다.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과 눈앞에 닥친 냉혹한 현실을 결코 혼동하지는 말아야 한다. (34)

도요타의 인재상을 명확화한 것이 'T자형 인재'이다. T자에서 세로 방향의 선(┃)은 한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 또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부분만 가지고는 전문가는 될 수 있어도 프로가 되지는 못한다. T자에서 가로 방향의 선(━)은 자신의 맡은 분야의 전후 공정에 대한 지식 또는 통상 업무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데, 이 부분까지 갖추고 있어야 프로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81)

관리자의 권한 위임은 스포츠에서 감독과 같은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는 선수에게 믿고 맡기지만, 감독은 전체적인 전략을 짤뿐만 아니라 각 선수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필요한 조언을 해주면서 경기를 이끌어 간다.

따라서 관리자가 권한 위임을 했다고 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내버려두는 것은 막상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쳐다보지 않고 신문만 보는 감독과 다를 바 없으며, 관리자가 실무자의 일들을 살펴본다고 해서 기분 나빠하는 것은 감독의 지시를 무시하고 자기 뜻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운동선수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109)

국내 기업이 망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금융권에서 기업에 대출할 때 대표이사의 연대 보증을 요구하는 관행이다.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기 힘드니 대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기업이 망하면 기업의 빚이 전부 대표이사 개인의 빚이 되어 버리고 만다. 기업을 정리할 적절한 시기를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대표이사인데,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리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업을 계속 끌고 갈 수밖에 없다. (141)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 불 수준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게 만든 두 가지 키워드는 제조업과 위험 감수(risk taking)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2만 불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키워드가 필요하다. 바로 지식정보 산업과 위험 관리(risk management)이다. (204)

우리나라에는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무리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할지라도 이해 관계자들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는 우리나라에서 통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미국은 철저하게 논리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사회이기 때문에 규정을 어기면 가차 없이 거기에 따른 피해를 감수해야 하며, 또한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호소할 수 없는 사회이지만, 우리나라는 규정을 어긴 경우에도 법과 함께 정서적인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회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이 극악무도한 죄를 지었음에도 시간이 지나면 이제 고생할 만큼 했는데 봐주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정서이다. (228)

나는 리더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리더십의 핵심은 원칙과 일관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리더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근간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233)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안철수/김영사 20041210 259쪽 10,900원


덧. 20200120
책으로 만난 안철수와 정치인 안철수가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다. 해외에서 마라톤을 하다가 어제 귀국했단다. 여전하다. 부족함을 채우지 못했다. 마라톤 대신 펜글씨에 매진했으면 정치 초딩은 졸업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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