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 영원한 시간의 파수꾼

Le calendrier, maitre du temps?, 2000
달력의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은 시간에 리듬을 부여하는 것과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시간에 리듬을 부여하한다는 것은, 삶과 축제에 하나의 틀을 제공하고 일하는 날과 휴일을 정하며 전통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서로 상징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모든 사회는 그 사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고유한 달력을 가지고 있다. 시간을 측정하는 것은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1년, 1달, 혹은 좀더 작은 단위들로 기간을 산정하고 그러한 단위들을 검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일시적으로 선택된 시간적 규칙성에 질서를 부여하고 그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14)

달력은 사회 생활을 조절하는 권력의 도구이다. 권력자들은 날들을 추가하거나 축제일이나 납세 기간을 조정하거나 한 해 혹은 한 달의 시작을 선언할 것인지 아닌지 등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다. (37)

한 달씩 표시되어 있는 판지를 등에 지고 있는 이 우체부들은 몇몇 기관들이 행했던 역할을 상기시켜 준다. 그 역할이란 바로 사람들에게 달력의 사용에 대한 생각을 심어 주는 것이었다. 공장이나 군대는 상대 의사를 존중하든 강제로 집행하든 노동자들과 군인에게 지각하지 말 것, 일주일 내내 일을 할 것, 축제 다음날 빠지지 않을 것 등 시간에 관한 사항들을 엄격하게 교육했다. (91)

달력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태초에 인류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시간에 질서를 부여할 필요가 있었고 사람들은 달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최초의 달력은 하늘과 달과, 해와, 별들의 운행 주기에 따라 만들어졌다.

달력을 지배하는 자가 시간을 지배했고 다시 세상을 지배했다. 처음에는 종교가, 다음에는 세속의 권력자가 달력을 지배했다. 그것은 달력이 공동체 운영의 열쇠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시간을 측량하는 자이자 그릇인 달력은 우리 삶의 증인이자 파수꾼이다. (책표지)

달력 - 영원한 시간의 파수꾼Le calendrier, maitre du temps?, 2000/자클린 드 부르구앵Jacqueline de Bourgoing/정숙현 역/시공사 20030905 144쪽 7,000원

이제 시간을 의식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도 이미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덧. 출판사가 시공사인 걸 몰랐다.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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