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백일, 소탐대실과 고성방가

우리에게 백일은 의미가 깊은 날입니다.
새 생명이 태어나서 사회에 처음 신고하는 날이며,
생명을 잉태하고 얼추 일 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한 살을 먹는다지요.

누구는 백일이 생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네요.
생일은 매년 돌아오지만 백일은 평생에 한 번뿐이라고요.
그래서 백일상은 인생의 신인상이라고 하더군요.

백일은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의 첫 번째 기념일입니다.
처음 만나 백일을 기념하며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도록 기원합니다.

오늘은 세종로 1번지 집주인이 바뀐 지 백일입니다.
그래서 백일을 맞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국민을 섬기겠다며 입주를 했고
한 사람은 집을 비우고 고향으로 낙향했습니다.

한 사람은 손을 흔들며 "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 하며 그 집에 들어갔고
한 사람은 그 집을 나서기 전까지 세상일은 다 네 탓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습니다.

한 사람은 첫 작품으로 강부자, 고소영 정부를 만들었고
한 사람은 첫 작품으로 발가락 양말을 공개했습니다.

한 사람은 쇠고기 협상으로 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했고
한 사람은 오리농법이 조류독감으로 무산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같이 백일을 맞았지만 세상인심은 극과 극입니다.

한 사람은 촛불을 든 수많은 사람이 방을 빼라고 아우성이고
한 사람은 그를 만나보고 싶다며 아우성입니다.

한 사람은 촛불을 끌 수 있는 묘수를 생각하고 있고
한 사람은 장미꽃 100송이를 받으며 축하를 받겠지요.

한 사람은 소탐대실(소고기를 탐하다 대통령 자리에서 실직한다) 할 위기를 맞았고
한 사람은 고성방가(고향으로 돌아온 성공한 대통령 방가방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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