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느 발부터 양말을 신었나요?

양말

오늘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오려고 양말을 신었습니다.
혹시 어느 발부터 양말을 신었는지 기억하시나요?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어느 발부터 양말을 벗었나요?
양말을 혼자 신으며 수많은 날을 반복해 온 일인데도
퍼뜩 생각이 나지 않으시지요.
왼발 아니면 오른발, 둘 중 하나겠지요.
아, 맨발로 돌아다니셨다고요.
아이고. 몰라뵀습니다. 청춘이시네요.

우리는 늘 해오던 일인데도 관심이 없으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비슷합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생각합니다.
내가 존재하기 전부터 시작해서
내가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변함없이.

눈에 불꽃이 튀는 사람을 만나 시작한 사랑도
시간이 흐르면 무덤덤해집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정작 내가 아쉬울 때만 생각이 납니다.

청춘의 피가 끓었던 그 시절 친구들은
무소식이 희소식이 된 지 오래됐습니다.

고마웠던 사람은 눈 깜박할 사이에 잊어버리고
미워하는 사람은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 생생할 것 같습니다.

해가 바뀌었다고 불량종자가 느닷없이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 되지는 않겠지만
하루에 한 번이라도
아침에 양말을 신을 때나
저녁에 양말을 벗을 때
고마운 이들을 생각하겠습니다.
억지로라도...

오늘 나는 어느 발부터 양말을 신었을까?
오늘 나는 당신이 있어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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