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B

2MB

우리 동네에는 미장원이 하나 있습니다. 주인 아줌마한테는 애지중지하는 거울이 하나 있습죠. 아줌마는 그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자기로 알고 있답니다. 비키니를 입고 해변을 거닐 때 주위 사람들이 쑥덕대기라도 하면 자기 몸매를 부러워하며 그런다고 생각한답니다.

아줌마는 자기 모습을 온전히 보여준다며 그 거울을 실용거울이라고 부른답니다. 한 번은 주변머리만 잘라달라고 하고 깜빡 졸다 깨 보니 빡빡 밀어놓고 거울을 보며 긴 생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해서 환장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그런 황당함을 겪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랍니다. 아줌마는 실용거울이 최고라며 다른 거울을 보려고 하질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미장원을 MB숍(Mad Brain Shop)이라고 부른답니다. 일 년 전 세종로 1번지에 낸 2호점은 2MB라고 부르고요.

소통에 처박은 이발소는 발길을 끊은 지 오래됐고 가까운 2MB에 가서 대굴빡을 깎기도 참 거시기합니다. 이웃동네 하이드파크에 유명한 이발소가 있다는데 거긴 너무 멀고요. 어디 맘 편히 제대로 대굴빡 깎는 곳 좀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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