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사람들

멈출 수 없는 사람들
  • 임산부조차 섭시 60도의 뙤약볕 아래, 20리터짜리 물통이고 매일 일곱 시간을 걸어 물을 떠와야 해요. 도중에 쓰러져 산모도 죽고 아이도 죽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48)
  • 사람을 살리는 일은 희망을 주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희망은 내면의 부서진 삶을 회복시키는 자생력을 갖게 한다. 수많은 구호단체들이 엄청난 재정을 쏟아 부으며 재난지역을 돕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의존도만 더 높이고, 자립성을 파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육체에 필요한 옥수수 가루만 주고있기 때문이다. 저들의 파괴된 내면이 회복되지 않으면, 살아있으나 여전히 죽은 목숨과 다름없다. (50)
  •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습관적으로 먹는 것은 죄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88)
  • 사람의 내면에 아름다운 집을 짓는 일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 길은 부모가 자녀를 기르듯 온갖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고난의 길이다. 세상은 부모를 애타게 기다린다. (119)
  • 하루는 마당에 앉아 있을 때였다. 내앞으로 닭 한 마리가 걸어오더니, 다 말라버린 물통의 꼭지에 입을 대고 애처로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물통에서는 마지막 남은 물방울이 겨우 30분 간격으로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물을 먹겠다고 닭이 주둥이를 꼭지에 대고 기다리고 있었다. (178)
  • 드디어 계곡의 샘물이 활주로 주변에 설치된 급수탱크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건기에는 먹고 죽을 물도 없는 곳이 수단이다. 그런데 마을 어린이들이 건기에도 철철 넘치는 물로 목욕할 수 있게 되었다. 기적이 아닐 수 없다. (204)
  • 1999년 여름, 비행기 한 대가 아프리카 기니를 떠나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그런데 그 비행기의 랜딩기어 속에 얼어 붙은 시신 두 구가 발견됐습니다. 샌들 차람의 야킨 코이타(14살)와 포드 투르카나(15살)가 꼭 안은 채 죽어 있었습니다. (...) 우리 아프리카 대륙을 부디 되살려 주십시오. 혹시 저희들이 시체로 발견되거든, 우리가 겪고 있는 참상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려는 절박한 마음을 널리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 두 소년은, 자신들의 죽음으로 온 세상에 무언가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227)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이용주/가이드포스트 20081114 229쪽 11,000원

긴급구호와 지역사회개발을 하는 국제구호단체 팀앤팀 국제대표로 있는 저자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남부 수단에서 진행한 팀앤팀 긴급구호사업 보고서라고 밝히며 시작한다. 펌프나 배관에 대해 조금 아는지라 열악한 조건에서 악전고투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은 요즘 무척 바쁜 일상을 보내는 블로거지기 민트님의 글을 보고 알게 되었다. 이국에서 행하는 선교활동이 가끔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저자는 선교활동이나 교회를 짓는 일이 아니라 오로지 물을 공급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엄친남(엄마 친구 남편)이다.

세련되지 않고 투박한 글은 오히려 바짝 마른땅에서 고생하는 모습처럼 느껴지고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습관적으로 끼니를 찾던 나는 냉수 한 잔을 감사히 마시며 속을 차렸다. 아주 잠시...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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