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 내가 생각하기에 토론은 서로의 '다름'을 드러내놓고 그것의 정당성을 객관적 근거를 통해 입증하는 것이며, 종국에는 합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15)
  • 토론이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주장을 펼치면서 합의를 이루거나 공통의 이해 기반을 넓혀가는 과정이다. (30)
  • 쌍방 간에 극단적으로 상대를 낙인찍으려고 한다. (94)
  • 점심 메뉴 정하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토론에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태도를 취하던 사람들이 선거를 앞두고는 서로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는 이유로 칼부림까지 부린다. (116)
  • 사실 위에 정의를 세울 수는 있어도 정의 위에 사실을 세울 도리는 없다. (131)
  • 이제는 성공신화를 바꿔야 한다. 성공신화를 대체할 것은 무엇인가? 바로 행복신화이다. (174)
  •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그 말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 (193)
  • 절대 다수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사람들이다. (...) 다만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소통'이 아니라 상대편을 '소탕'하려는 소수의 횡포 앞에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225)
  • 중간에 서 있다는 것이 곧 양비론이나 양시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 사안별로 시시비비를 가려내겠다는 뜻이다. (225)
  • 회색은 검은색, 흰색 둘 다를 가진 당당한 색깔이다. 경우에 따라 사안에 따라 검은색과 흰색의 장점만을 가려내고 적절히 섞어서 우리 공동체 전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색하는 사람들이 회색인이다. (...) 이런 회색 지대가 넓어져야 한다. (...) 이들이 중심 세력이 되어야 한다. (227)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정관용/위즈덤하우스 20091126 256쪽 11,000원

그럴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다. 방송에서 하는 토론 역시 방송용이었다. 방송용이라는 말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라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극과 극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잡아먹을 듯 양보 없는 토론을 한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런 방송 토론이 모범 답안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서로 물어뜯다 결론 없이 끝나는 방송 토론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스스로 회색인이라 칭하며 불통의 현장을 중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이 아니라 소탕을 하려는 시대에 침묵하는 회색지대를 넓히자는 제안을 한다. 책은 술술 읽힐 정도로 쉽게 쓰여있는지라 책갈피 넘기는 속도가 빠른 편이었지만 그가 제공하는 실마리는 절대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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