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운동권 스님들

행방불명인 상태에서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병역면제가 된 어떤 정치인이 용산참사 유가족에게 1억원을 전달한 봉은사 명진 스님을 가리켜 '좌파 스님' '운동권 스님'이라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놔두지 말고 자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네요. 내 맘대로 넘겨짚으며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죠. 명진 스님이라는 봉은사 주지가 현 정권에 비딱한 좌파 운동권이니 자르세요.

명진 스님이 현 정권에서 벌이고 있는 우측통행을 거스르고 좌측통행만을 고집하는 좌파인지는 보질 못해서 모릅니다. 더군다나 명진 스님 이마에 소림사 승려들처럼 점이 없는 걸로 봐서는 쿵푸를 잘하는 운동권 스님도 아닌 걸로 보이고요.

만월야구단
해서 운동권 스님을 자르라고 한 그 정치인에게 진짜 운동권 스님들이 누군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대산 월정사에 가면 만월 야구단이라고 있습니다. 야구공의 실밥이 108개라며 중생의 번뇌와 연관성이 있어 야구를 시작했답니다. 월정사가 운동권 사찰인 것은 비단 야구단만이 아닙니다. 야구단을 만들기 전부터 월정사 주지배 평창군 족구대회를 개최하여 신부님팀과 맞짱을 뜨는 열혈 운동권 사찰이었습니다.

행방불명으로 병역기피를 하신 정말 잘난 정치인님아. 예비역 병장 출신 스님을 자르려고 하지 마시고 오대산에 가면 족구하고 야구하는 운동권 스님들이 잔뜩 있습니다요. 님이 자르려고 하는 진짜 운동하는 스님들이 궁금하시면 누군지 보시고 오시어요. 그럴 리가 없겠지만 자르려는 걸 눈치챘다 싶으면 머리를 잘라주러 왔다며 둘러대면 됩니다.

글구 정계은퇴를 하라는 말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병역기피 주특기를 살려 이번에는 기억 회피로 버티다 행방불명이 된 후 진짜 고령이라는 이유로 슬그머니 나타나면 되십니다. 병역기피 시절에는 사시에 합격했으니 이번에는 외무고시나 기술고시에 붙으면 대박이고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