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역설

1.
만약 자기 의지와 반대되는 반려자를 무리하게 맞이하게 되면 역으로 정말로 자기가 끌리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겠지요. (...) 부자유스럽기 때문에 잘 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자유로워지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연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것을 자유의 역설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131) - 고민하는 힘/강상중/사계절 2009

2.
트위터가 이메일이라던 선관위는 선거기간 동안 4대강과 무상급식 문제에 대한 찬반 활동을 제한한답니다. 검찰은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된 유언비어 유포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기로 했답니다. 문화부 장관은 회피연아 패러디 동영상 유포자를 고소했지만, 가슴이 아파 용서하신다고 합니다. 경찰은 교육감 후보들 동향을 좌파와 우파로 나눠 관련 정보를 파악하라고 했답니다.

트위터를 이용해 경기도지사 선거 관련하여 설문조사를 했던 어느 유명 블로거는 선관위의 권고로 삭제했지만 자체적인 인지수사를 한다는 경찰에 의해 출두를 해야만 했습니다. 공권력이 우리 곁으로 시나브로 와 있습니다.

오늘 열시 정각에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천암함 영결식장에서 조사 낭독을 직접 하고 싶었던 가카는 화랑무공훈장을 손수 추서했답니다. 추도사를 들으며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또 적셨답니다.

잘 보입니다. 부자유스럽기 때문에 아주 잘 보입니다. 잘 보입니다. 가카의 눈물은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잘 보입니다. 이렇게 잘 보이도록 역설의 시대를 만들어 주신 가카에게 감사한다고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백 년 만에 가장 추운 봄날 덕분에 한 뼘 햇살을 새삼 소중하게 느끼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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