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1.
원래 불황이란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황은 인간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호황의 반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마라톤 경기를 예로 들면 초반에 전력 질주하는 바람에 오버 페이스로 도중에 힘이 다 빠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불상사가 바로 불황이다. (67) - 나이테 경영, 오래가려면 천천히 가라/츠카코시 히로시/서돌 2010

2.
경제적 불황은 주기라도 있다. 바닥을 찍으면 호황으로 접어든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정치적 불황은 바닥의 끝이 어딘지 모르고 그 여파가 몇십 년을 갈지 예측을 할 수 없다. 경제적 불황이 현존하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시간의 늪이라면 정치적 불황은 뒤이어 출현할 인간들에게 물려주는 시간의 부채(負債)다. 경제적 불황은 불상사로 끝나지만, 정치적 불황은 두고두고 채근하는 복리이자로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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