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오병의 법칙

1.
- 어제 쐬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봐.
- 몇 병이나 처먹었는데?
- 다섯 병.

몇 명이랑 술을 마셨다는 얘기를 쏙 뺀 채 그날 비워진 소주병 개수를 말하며 혼자 다 마신 것처럼 얘기합니다. 대화가 여기서 끝나면 혼자 소주를 다섯 병 마신 걸로 됩니다.

- 몇이서?
- 어, 셋이서.
- 씨방새야. 그럼 두 병도 마시지 않았잖아.

대화가 계속되면 채 두 병도 마시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죠. 처음부터 다섯 병을 셋이서 나눠 마셨다는 얘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은근히 술이 세다는 자랑을 하려고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삼인오병의 법칙은 대개가 셋이 마신 걸로 판명이 납니다. 뻥 친 거죠.

2.
가카께서 라디오 방송을 하신답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는 한 주를 쉬셨죠. 아마도 태극전사들이 승리하지 않았으면 더 쉬었을지도 모르고요.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하시겠죠. 행여나 참이슬을 맞으며 반성을 했고, 다시 처음처럼 굳세게 가시겠다면 어쩌죠. 어쨌든 삼인오병의 법칙처럼 혼자서 소주를 다섯 병 마셨다고 뻥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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