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 이정록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

내 몸이 너무 성하다.









벌레의 집은 아늑하다/이정록/문학동네 1994

마을 가까이에 있는 나무도 흠집이 있는데
마을에 사는 나는 이토록 성하게 있습니다.
소시민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바람 부는 대로
어영부영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가을이 가기 전에
상처가 나도 부러지지 않는 나무를 한 그루 심으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