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가또 그네

1. 20121214 18:00
강남 아무개 참치횟집에서 어쩌면 나의 보스가 될지도 모르는 형님을 만났다. 담배를 하나 물고 불을 붙이며 물으니 행님은 담배를 안 피운다고 했다. 나만 연신 피워대며 떠들었다. 자리가 파할 무렵 형님이 말했다. 죽을 각오가 아니면 올 생각을 하지 마라. 나는 그때까지도 죽을 각오가 어떤 건지 아리까리 했다.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2. 20121219 21:00
참담했다. 아니 죽음을 경험했다. 죽을 각오를 넘어섰다. 그리고 결심했다.

3. 20121230 18:00
원룸을 얻을까, 아파트를 얻을까? 담담하게 중국으로 가자며 그미에게 말했다. 아파트를 얻으세요. 그미가 화답했다.

4. 20130115 09:00
광저우로 떠나는 날이다. 앞으로 한 두 차례 더 들락거려야 하겠지만 맘은 그날 저녁에 반도를 떠났다. 전광석화처럼 죽을 각오를 만들어 새로운 출발을 하도록 해준 그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아리가또 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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