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이찌엔 상하이

어제 아침엔 비가 살짝 내리고 하루종일 쓸쓸한 바람이 불어 첫눈이 내릴 것 같은 날이었습니다. 토요일엔 초여름 날씨여서 땡칠이가 됐었는데 말이죠. 반도처럼 여기도 날씨가 널뛰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정오쯤에 상하이를 떠나 광저우로 갑니다. 상하이에 있으며 음식이 입에 맞니 안 맞니 했지만 반도 음식을 꽤 많이 먹었습니다. 감자탕, 칼국수 두 번, 순두부, 돌솥비빔밥, 삼겹살 두 번, 김치죽. 어제 저녁도 칼국수와 왕만두를 먹었습니다. 최후의 만찬이라 여기며 밥까지 말아 국물 하나 없이 홀라당 마셨고, 남은 왕만두 하나도 꾸역꾸역 입으로 밀어 넣었답니다.

방금 어질러놨던 옷가지들을 챙겨 가방에 쑤셔 넣었습니다. 여기 와서 늘어난 짐이라곤 쓰레빠 하나뿐인데 다시 가방을 싸려니 빈틈이 없네요. 옷가지 몇 개가 들어가질 않습니다. 어떻게 넣어왔는지 아리송합니다. 1박2일 동계훈련 옷차림처럼 꾸역꾸역 껴입고 가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광저우에 가면 일이 바쁘기도 하지만 주위에 살뜰히 챙겨 줄 이도 없을 듯합니다. 더군다나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이는 보스뿐이니 입에 곰팡이가 피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만, 좌충우돌 명랑중년 적응기가 될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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