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 됐습니다

오늘이 중국에 온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2월 24일에 김포에서 상하이로 날아왔고, 다시 3월 12일에 광저우로 이동했습니다. 지금 광저우는 반도의 초여름 정도 날씨인데 허약한 체질인지라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온종일 잠만 잤답니다.

어제는 퇴근하며 회사 동료들과 숙소 주변에 있는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답니다. 그들이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내게는 대륙에 온 지 한 달을 자축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주문한 음식도 입맛에 맞아 맛나게 먹었고요. 개인적으론 배가 불러 맥주를 좋아하지 않지만 여기는 즐겨 마시는 것 같습니다. 각자 자기 앞에 한 병씩 놓고 자작을 하더군요. 우리처럼 잔을 돌리는 문화는 없다고 하더군요. 추운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술도 독한 걸 마신다고 하고요. 광저우는 최남단이고 더운지라 맥주를 주로 마신답니다.

광저우는 바다에 접해있지만 회사와 숙소는 북쪽지역인지라 그림자도 못 봤습니다. 광저우 중심가는 20킬로미터나 가야 한다네요. 광저우시가 경기도1만 하다니까 반도로 치면 여주쯤에 있는 셈이죠.

중국말은 하나도 늘지 않았습니다. 단어 하나를 외워도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한때는 나름 총기가 있던 시절도 있었지만 다 옛날 얘기가 됐습니다. 나이탓이라는 핑계를 대지만 대굴빡이 퇴화한 건 확실한 거 같습니다. 참 다행인 건 필답으로 하면 통한다는 겁니다. 고딩시절 엄청 싫어했던 매일 한자를 한 장씩 쓰던 숙제 덕을 여기서 누리고 있습니다.

여기 온 혜택 중에 가장 큰 건 뉴스를 보지 않으니 저절로 힐링이 된다는 겁니다. 트위터도 우회해서 접속을 해야하는지라 아주 가끔씩 들어갑니다. 힐링, 어렵지 않아요. 끊으면 된답니다.

감기에 걸려서 그런지 얼큰한 라면이 먹고 싶네요. 아파트 앞 상가에 가서 비스무리한 라면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어요.


1. 충청북도만 하다는 걸 후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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