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랑도 누군가 앓고 갔을 것이다

김주대

바람이 제 살을 찢어 소리를 만들듯
그리운 건 다 상처에서 왔다
-「출처」 전문/그리움의 넓이

죄를 짓고
인간은 신을 만들었지만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신만이 가끔
인간을 내려다보며
운다
-「비」 전문/꽃이 너를 지운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이미 천 년 전에 누군가 보았을 것이고
내가 듣고 있는 것은
이미 천 년 전에 누군가 들었을 것이다
사랑이 또한 그래서
이 사랑도 누군가 앓고 갔을 것이다
-「내 속의 그대 내 밖의 그대」 부분/나쁜, 사랑을 하다

새누리, 새정치, 새주소 같은 옛것만 못한 새것 3종 세트와 꽃소식을 미루는 미세먼지보다 더 독한 걸로 인하여 자연사가 꿈이 되어버린 시대에 사는 사람은 '시, 목숨처럼 쓰다 가는' 시인 김주대의 시집 3종 세트를 권합니다. 술 마시자고 꼬시면 주대는 확실히 계산할 걸로 보이는 시인입니다. 쌍방 자연사 전에 과연 그런지 꼭 확인해 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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