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찬사

최고의 찬사

1999년에 시인으로 데뷔하고 〈문예중앙〉에서 편집장으로 일할 때 형철이 막 문학평론가로 데뷔(2005년)했다. 둘이 동갑내기인 데다 원고를 청탁하고 주고받으면서 ‘친구야’ 하게 됐다. 문학동네에서 형철의 책 〈느낌의 공동체〉를 만들었는데, 10개월 동안 그 과정을 함께하면서 더 돈독해졌다. 그리고 형철이 〈느낌의 공동체〉 서문에 “삶의 어느 법정에서든 김민정 시인을 위해 증언할 것이다”라는 미친 글을 썼다. 그것 때문에 형철의 팬들한테 질투 심하게 받았다. (웃음) 나도 뭔가 답가를 해야 될 것 같아서 〈각설하고〉에 마음을 전했다.

김민정 시인의 인터뷰 중 한 대목이다. "삶의 어느 법정에서건 나는 그녀를 위해 증언할 것이다"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은 시인이 부러울 따름이다. 요즘 ‘문장의 소리’에서 활기찬 목소리를 들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얘는 업체에 손해를 입히지는 않았어. 십여 년이 지난 일이라 말한 이가 기억하지도 못하겠지만 저 말이 내겐 최고의 찬사로 남아있다. 갑과 을이라고 쓴 계약서에 갑을 대표해서 도장을 많이 찍던 시절에 바로 위 결재권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인지라 더욱 잊혀지지 않는다. 갑의 이익을 위해 을에게 손해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걸 헤아리고 있어 고마웠다. 최고의 찬사를 해주는 이를 만난다는 건 최고의 행운이다.


최고의 찬사를 덧붙여 나갈 예정이다.

붙임01 (20180726)
이 책을 얼른 소개하고 싶어 나는 진작부터 조바심이 났다. 왜 책이 안나오냐고 출판사에 전화를 해 채근을 한 적도 있다. 출간일이 되어 나온 책을 받아 몇 페이지를 읽어보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점에 이런 책들만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 이석원

붙임02 (20181027)
내 영화에도 여성성, 아이다운 천진함, 동화적인 아름다움, 낙관주의, 설레임, 감사하는 마음, 쓸데없는 공상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면 그건 정서경에게서 비롯한 것이다. 내게서 나온 아이디어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조차도 정서경에 의해 일깨워진 것이다. - 박찬욱

붙임03 (20181125)
새가 날아가다가 아름다운 곳을 찾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곳에 매일 오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제주를 찾았습니다. - 르 클레지오

붙임04 (20190222)
나는 이종수 덕에 책방뿐만 아니라 내 삶 전체가 무사하다고 느낀다. - 요조, 《오늘도, 무사

붙임05 (20190302)
영어권 가수였으면 노벨 문학상 첫번째 가수는 밥 딜런이 아니라 정태춘이었다. - 김어준

붙임06 (20190628)
내 인생의 삼원색은 책 술 축구인데, 축구에 이어 술로도 책을 쓰니 세상의 모든 색깔을 다 가진 기분이다. - 김혼비, 《아무튼, 술

붙임07 (20190810)
사람은 친구를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고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입니다. - 노무현

붙임08 (20190905)
이름을 지키려 애쓰는 한, 당신은 그러한 모든 사람들의 동지입니다. - 이승욱

붙임09 (20191216)
왕자로 보이지 않아도 사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도 종수가 엄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왕자나 아빠가 아니라. - 요조,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는 기분》

붙임10 (20200408)
그녀는 시를 쓰는 내가 세상에서 훔친 유일한 시 - 시인 조기영

붙임11 (20200426)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같은 목표를 갖고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제가 어디가서 자랑하고 싶은 경험입니다. - 최강욱

붙임12 (20200910)
어머니만큼 나를 이끌어준 스승을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다. 철이 들면서 어머니를 닮으려 했다. 어머니는 나의 스승이었다. 그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 나의 꿈이자 살아가는 이유였다. 어머니는 내 삶을 인도하는 나만의 등대였다. -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붙임13 (20210326)
노동법의 조항마다 보이는 사람 - 조미희, 「빠른 사람」, 《전태일은 살아 있다

붙임14 (20210804)
We’ve said this over and over again… KIM YEON KOUNG - A ONE IN A BILLION - 국제배구연맹(FIVB)

붙임15 (20210816)
나 같은 보통의 사람이 백날 책을 읽어가며 글자를 하나하나 깨쳐갈 때 어떤 사람에게 글자는 숨만으로도 여물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최영미 시인도 내게 그런 사람이다. - 요조, 《공항철도》

붙임16 (20210902)
방금 동거인이 내게 뜬금없이 "너는 서울사이버대학 같은 존재야 너를 만나고 나의 성공시대 시작됐지"라고 했다. - 톨콩

붙임17 (20220916)
What Mr. Yoon needs is someone like Tak Hyun-min, the former president’s spin doctor. - South Korea’s president needs to learn the basics

붙임18 (20230302)
봄날의 산책은 남은 일 년을 살아갈 힘을 준다. - 반지수, 《보통의 것이 좋아

붙임19 (20231026)
저의 영원한 뮤즈일 장복희와 이상웅에게 큰절 올립니다. 두 사람이 자신들을 얼마든지 왜곡하고 변형해도 좋다고 허락하지 않았다면 이 책은 첫 문장조차 쓰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현실의 둘은 책 속 캐릭터들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시도하는 픽션을 다소 무심히 존중해주는 모부에게 늘 감사드립니다. - 이슬아, 《가녀장의 시대》, 작가의 말

붙임20 (20240312)
북에는 소월이 있었거니 남에는 박목월이 날만 하다. 소월의 툭툭 불거지는 삭주구성조(朔州龜城調)는 지금 읽어도 좋더니 목월이 못지않아 아기자기 섬세한 맛이 좋아, 민요풍에서 시에 발전하기까지 목월의 고심이 더 크다. 소월이 천재적이요, 독창적이었던 것이 신경감각 묘사까지 미치기에는 너무나 ‘민요’에 시종하고 말았더니 목월이 요(謠)적 데생 연습에서 기까지의 콤퍼지션에는 요가 머뭇거리고 있다. 요적 수사를 충분히 정리하고 나면 목월의 시가 바로 한국시이다. - 1940년 '문장(文章)' 9월호에 목월을 추천하는 정지용(鄭芝溶)의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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