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 김정환

이제는 너를 향한 절규가 아니라
이제는 목전의 전율의
획일적 이빨 아니라
이제는 울부짖는 환호하는
발산 아니라 웃는 죽음의 입 아니라 해방 아니라
너는 네가 아니라
내 고막에 묻은 작년 매미 울음의
전면적, 거울 아니라
나의 몸 드러낼 뿐 아니라, 연주가 작곡뿐 아니라
음악의 몸일 때
피아노를 치지 않고 피아노가 치는 것보다 더 들어와 있는 내 귀로 들어오지 않고 내 귀가 들어오는 것보다 더 들어와 있는
너는 나의
연주다.

민주주의여.

거푸집 연주/김정환/창비 20130515

민주주의를 향해 절규하던 그 빛나는 청춘을 포함해서 그가 살아온 세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 20세기 후반이 계몽과 이성의 처절한 시대였던 점을 상기한다면, 이 죽음의 전망은 또다시 복잡하다. - 황현산

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치는 시대가 이십세기와 함께 끝날 줄 았았다. 이십일세기가 헬조선이 될 줄 몰랐다. 선배들에게 송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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