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걷어차기

Kicking Away The Ladder, 2003
영국이 자유 무역 체제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선진화된 기술력을 지녔기 때문이며, 이런 기술력 뒤에는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된 높은 관세 장벽'이 있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19세기 중반에 발생한 영국 경제의 전반적인 자유화는 자유방임주의에 의해 이룩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감독 아래 진행된 고도의 관제 사건임에도 역시 주목해야 한다. (55)

우리는 여기서 명백한 역설에 직면하게 된다 - 적어도 당신이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라면 그럴 것이다. 모든 국가들,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바람직한' 정책을 사용한 1980년 이후의 20여 년보다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을 사용한 1960 ~1980년 사이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이 역설에 대한 분명한 해답은 '바람직한'으로 여겨진 정책들이 기실 개발도상국들에게 유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정책들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기만 한다면 더욱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흥미롭게도 현재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정책들은 선진국들 자신이 개발도상국이던 시기에 사용한 정책들과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다. 선진국들이 현 개발도상국들에게 소위 '바람직한' 정책을 권고하는 것은 자신들이 정상에 오르자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결론지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235)

현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현 개발도상국들과 유사한 발전 단계에 있을 때 갖추지 않고 있던 제도를 가용함으로써 이들에게 이중 잣대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불필요하거나 감당할 수 없는 제도를 강요함으로써 이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245)

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 2003/장하준/형성백 역/부키 20040510 328쪽 12,000원

신자유주의는 정상에 오른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이 이용할 사다리 걷어차기. 보호주의 무역으로 성장한 선진국이 자유주의 무역을 하자고 강요하는 모순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사다리를 타고 정상에 오른 사람이 그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은 다른 이들이 그 뒤를 이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수단을 빼앗아 버리는 행위로, 매우 잘 알려진 교활한 방법'임을 알려준다.

'현재 경제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제도의 대부분이 현 선진국들의 경제 발전의 원인이기보다는 결과였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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