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 원주민들에게 거대한 방랑자이자 샤먼의 인도자였던 북극곰은 이제 북극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인구가 늘고 더 많은 사람이 북쪽 북극곰 서식지까지 올라와 거주하면서, 북극곰은 인간을 해칠 수 있는 거대한 육식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30)
  • 나는 죽은 북극버들 가지를 하나 주워들어 단면을 잘랐다. 꼼꼼히 나이테를 세어보니 90개는 족히 넘어 보인다. 지름이 고작 2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가지가 100년쯤 된 고목이었다는 게 쉽사리 믿기지 않는다. (134)
  • 해빙은 본래 여름에 조금 녹았다가 겨울엔 다시 그만큼 얼어붙는 일을 반복한다. 그러던 것이 최근엔 너무 많이 녹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8월의 북극해 해빙면적은 약 800만 제곱킬로미터였는데, 그 후로 빠르게 감소해 2012년에는 400만 제곱킬로미터로 줄었다고 한다. (148)
  • 지구가 멸망해도 남아 있는 동물이 있다면 완보동물일 것이다. (176)
  • 여기 있는 암석들은 얼마나 오래됐죠? 퇴적암들은 꽤 젊어요. 한 5억 년 정도 됐죠. 5억 년 된 퇴적암이 젊다는 대답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252)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이원영/글항아리 20171010 288쪽 15,000원

남극에서 펭귄을 연구하던 저자가 북극에 갔다. 책은 그린란드 북쪽, 북위 82도에 있는 난센란에 캠프를 차리고 여름철 북극 생태를 두 차례 조사하며 텐트에 누워 쓴 일기다. 글과 사진이 북극 체험을 대신해 준다. 겨울인 지금은 펭귄들과 지내며 남극 소식을 알려 온다.

얼음만 있을 것 같은 여름 북극에 모기도 있다. 철새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울 때는 꽃도 핀다. 완보동물도 알게 됐다. 길어다 먹은 빙하 녹은 물에는 많은 생명체가 있었다. 그곳도 누군가 죽어야 누군가 사는 치열한 삶이 연속되는 곳이다.

빙산에서 떼어낸 얼음 조각을 넣어 만든 '역사의 맛'이라는 위스키를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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