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Defiant Earth: The Fate of Humans in the Anthropocene, 2017
  • 지질연대표는 중대한 지질학적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지구의 역사를 절(節, Age), 세(世, Epoch), 기(氣, Period), 대(代, Era), 누대(累代, Eon)로 나눈다. (16)
  • 인간 사회가 기후의 이상변화 징조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인류세는 세에서 기로, 혹은 심지어 6600만 년 전 시작된 지금의 신생대를 잇는 새로운 대, 즉 인류대로 격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24)
  • '인류세'는 자연경관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거나 생태계를 변형시키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가 아니다. 인류세는 지구 시스템 전반의 기능에 생긴 균열을 설명하는 용어라는 것과 이 균열로 인해 현재 지구가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8)
  •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Paul Crutzen)에 의해 2000년에 처음 명명된 인류세는 지구의 전체 역사를 나누는 공식적인 지질 연대표에 새로운 지질시대를 추가해야 한다며 제안된 이름이다. (29)
  • 우리는 지구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지구 시스템을 통제하려는 것(이를테면 행성 규모의 지구공학 기술을 통해)은 어리석은 시도다. 하지만 뒤로 물러나 모든 것을 혼란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고자 희망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우리가 지구 시스템에 초래한 혼란 중 일부는 현재 되돌릴 수 없으며, 그로 인한 영향은 수천 년간 지속될 것이다. 홀로세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90)
  • 모든 인간이 인류세의 도래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인간은 인류세의 지구에서 살아야 할 운명이다. (130)
  • 이제 우리 인간의 미래는 지구의 지질학적 진화의 미래와 얽히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의 역사는 점차 인간의 영향을 받는 '자연' 과정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인류세에서 지구를 통제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러한 자연 과정에 행위성이 부여되면서 점차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게 될 것이다. (...) 인간이 자신의 역사를 만든다는 근대적 신념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205)
  • 현재 인류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충돌보다 더 큰 충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공통된 운명을 좌우하는 능력이 더 이상 인간에게 있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인류세 과학에 내재된 의미이며, 이는 근대의 종말을 뜻한다. (207)
  • 소행성 충돌 같은 최후의 대재앙을 제외하면, 인류에게 있어 '종말'이란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채 하염없이 이어지는 투쟁의 시대가 될 것 같다. (249)
  • 지구를 지키는 책임자로서 운명을 거부했던 인간은 미래의 어느 순간에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인간 종에 대한 수치심과 후회로 점철된 영겁의 시간을 거쳐야 했을 것이다. (...) 우리는 미래의 존재 영역을 상상할 수 없으며, 부활한 인류가 두 번째 기회를 갖게 될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 (251)

인류세Defiant Earth: The Fate of Humans in the Anthropocene, 2017/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정서진 역/이상북스 20180925 272쪽 18,000원

인류세(Anthropocene)가 어떤 의미인지와 개념을 둘러싼 해석에 관한 책이다. 인류세라는 용어가 아직은 비공식적이고, 그 시작도 산업혁명부터인지 1945년 일본 원폭 투하 이후냐로 다양하다. 운석이나 화산 폭발이 아닌 인류로 인한 6차 대멸종은 시작됐고, 인류세는 플라스틱과 닭뼈 그리고 방사능으로 대표될지도 모르겠다. 인류라는 종이 사라지거나 위치가 초라해지면 어떤 종이 득세할까 궁금하다.

인류세의 시작에 대한 견해가 다양하지만 어쩌면 자본주의와 함께 종말을 고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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