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민의 조건

미래 시민의 조건
  • 일본의 꾸민 듯한, 의무적으로 하는 듯한 친절함과는 다른 자발적 친절이었고 나중에 한국어를 배우고 나서야 그것이 '정(情)'이라는 것을 알았다. (51)
  • 그동안 많은 한국 사람으로부터 "일본 사람의 속마음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속마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이 상황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68)
  • 인간의 가치가 자본이나 스펙으로 계산되는 한국 사회에서 가난한 노인은 별 가치가 없어서 '갈 데가 없다'. (...) 한국형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인은 아무 가치가 없는 대신, 젊은 사람은 필요한 사회적 자본 모으기에 미쳐 바쁜데 그것이 몸까지 지배하게 되어서 슬펐다. (90)
  • 자기 사업을 하는 외국인은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지만 한국의 조직에 속한 사람은 불만이 있다는 걸 알았다. (101)
  • 한국 사람은 대체로 접근하기 편하고 다정하다. 모르는 사람에겐 냉정하지만, 조금 알고 나면 다정하다. 미국 사람도 그렇지만 차이가 나는 것은 한국 사람은 쉽게 시간을 내준다는 점이다. 일반화하기는 어려우나, 미국 사람도 다정하지만 시간을 내주지 않는다. (117)
  • 정치적으로 진보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보려 하는 데 반해, 보수는 어려움을 극복한 부분만 인정하기 때문에 서로 공론할 수 있는 토대가 없다. (169)
  • 시민은 개인이지만 '개인의 자유와 해방'에 대한 책임과 함께 공동체 '집단의 힘과 번영'에 대한 책임도 있다. 이 두 책임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민주주의가 나온 것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면서 공동체 생존과 구성원의 공익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 그것은 공동체 구성원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세대가 바뀌면서 해석이 계속 바뀐다. (180)
  •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 볼 때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그 순간에 다른 이와의 연대감을 느끼며 본인이 사회 정의를 위해서 무언가를 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즉 그들에게는 '뜨는 동네'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과 촛불 집회에 참여하는 것 둘 다 개인이 하고 싶은 소비 행위이기 때문이다. (181)
  • 활동하는 시민은 열심이지만 관심이 없는 시민도 여전히 많다. 특히 개인주의가 발달하여 공동체 의식이 얕은 젊은 층은 주민 활동을 또 하나의 소비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 소비의 재미가 사라지면 활동을 멈출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공동체를 집단주의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시민 활동을 꺼린다. (183)
  • 연방국에는 '4대 강'과 같은 국가 사업이 시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협력 없이는 못할 것이다. (...) 한국은 언어나 문화적 갈등이 없지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벨기에의 언어 문제처럼 나라의 발전에 짐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연방국은 그 대안 중 하나이다. (186)

미래 시민의 조건/로버트 파우저Robert J. Fouser/세종서적 20160328 211쪽 12,000원

1961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태어난 저자는 일본에서도 살았고, 한국에선 13년간 거주했다. 벽안의 한옥 지킴이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젊은 세대의 소비 행위를 보면 촛불을 들었는데도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비율이 가장 낮은지를 가늠할 수 있다. 저자가 제안한 연방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는 지방분권 강화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통해서 승리한 뒤 변화를 실현하라는 조언은 지금 참 적절하고 묵직한 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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