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Insektenes Planet 2018
  • 현재 지구에는 인구 한 명당 2억 마리가 넘는 곤충이 있다. 독자 여러분이 이 문장을 읽는 순간에도 세상에는 바닷가 모래알 수보다 많은 1000조에서 1경 마리의 곤충이 날고 기어 다닌다. 좋든 싫든 곤충은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지구는 엄연한 곤충의 행성이니까. (15)
  • 세상에는 모습이 서로 다른 곤충이 100만 종쯤 살고 있다. 다시 말해 달력에 매달 '이 달의 곤충'을 싣는다면 모두 소개하는 데 8만 년 이상 걸린다는 뜻이다. (17)
  • 아프리카에서 사자가 무리 지어 사냥하는 장면은 꽤 인상적이만, 실상은 네 번에 한 번 꼴로 겨우 먹잇감을 쓰러뜨린다. 바다의 백상아리도 무시무시한 300개의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지만 공격의 절반은 실패한다. 그러나 잠자리는 95퍼센트 이상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치명적인 사냥꾼이다. (40)
  • 거미의 경우는 전 세계 거미가 1년에 잡아먹는 곤충의 추정치가 정식으로 발표되었는데, 결코 가볍게 볼 수준이 아니다. 곤충의 다리 여덟 개 달린 친척들은 1년에 4000억에서 8000억 톤의 곤충을 먹어 치운다. 이는 어류를 포함해 인간이 소비하는 전체 육류량을 초과한다. (93)
  • 인간의 농업 혁명은 불과 1만 년 전에 시작되었지만, 당시 개미와 흰개미는 이미 5000만 년 동안 농사를 지어왔고, 개미는 그 2배가 되는 기간 동안 가축을 길러왔다. 개미가 개체 수에서 우리를 쉽게 따돌린다는 사실, 그리고 이 작지만 수많은 다리 여섯 개짜리 생물을 모두 합하면 지구상 모든 인간의 무게와 맞먹는다는 사실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108)
  • 식습관을 보면, 개미는 식성이 까다롭지 않고 건강하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맨해튼에서 개미가 처리하는 정크푸드 쓰레기를 합치면 1년에 핫도그 6만 개에 해당한다고 한다. (158)
  • 곤충을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엄청난 숫자를 언급하게 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5억 마리의 소조차 곤충 가축을 합친 수와 비교하면 무색해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추산한 통계에 따르면, 830억 마리의 꿀벌이 전 세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날아다니고, 매년 1000억을 웃도는 누에가 목숨을 바쳐 비단을 만든다. (178)
  • 곤충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값을 매기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꽃가루받이하는 곤충들의 기여도는 매해 5770억 달러(약 677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추정된다. (...) 분해와 토양 형성의 가치는 합쳐서 꽃가루받이의 4배다. (230)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Insektenes Planet, 2018/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Anne Sverdrup-Thygeson/조은영 역/웅진지식하우스 20191216 288쪽 16,000원

모기나 깔따구는 물고기, 새, 박쥐들에게 꼭 필요한 먹잇감이다. 갈색거저리 유충인 밀웜은 플라스틱을 소화한다. 소똥은 땅에 떨어져 풀이 자랄 수 없는 딱딱한 껍질이 된다. 쇠똥구리가 소똥을 치우는 덕분에 목초지가 똥 천지로 변하지 않는다. 쇠똥구리들은 은하수를 이용해 방향을 찾는 낭만(?)도 있다.

많은 곤충이 기후 변화에 적응하려고 애쓰지만,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분포 영역이 줄어든다. 곤충의 애벌레가 늘거나 줄어들어 숲이 피해를 입으며 전체 시스템에 파급효과를 미쳐 식물과 동물의 삶도 달라지고 있다.

'곤충은 이 세계가 돌아가게 해주는 자연의 작은 톱니바퀴다.'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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