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탐험

The White Darkness
헨리 워슬리Henry Worsley는 55세에 세계 최초로 '단독 무지원' 남극 횡단에 도전했습니다. 2015년 11월 13일 자신의 영웅이었던 어니스트 섀클턴이 한 세기 전 실패했던 남극 대륙 횡단의 꿈을 품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굶어죽는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길목에 음식을 미리 숨겨두지도 않고, 모든 식량을 썰매에 싣고서 혼자 힘으로 끌고 가는 것(14)'이었습니다. 1,600킬로미터가 넘는 여정입니다.

남극은 사막으로 분류됩니다. 강수량이 아주 적기 때문입니다. '평균 고도가 2,300미터로 가장 건조하면서 가장 높은 대륙'이고, '시속 320킬로미터의 강한 돌풍이 몰아치는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면서 내륙 온도가 영하 75도까지 내려가는 가장 추운 곳(85)'입니다.

워슬리의 첫 번째 남극행은 섀클턴이 지휘했던 배의 이름을 딴 니므롯 탐험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새클턴의 후손인 윌 가우, 니므롯 탐험대의 부사령관이었던 제임스 보이드 애덤스의 증손자인 핸리 애덤스 그리고 새클턴의 탐험 대원이었던 프랭크 워슬리의 후손인 헨리 워슬리는 '섀클턴이 찍었던 가장 먼 지점에 정확히 100년 뒤인 2009년 1월 9일 도착한 뒤 남극점까지 걸어가(77)' 미완의 가업을 완수하는 계획입니다.

1908년 섀클턴 대원들이 남극으로 출발하기 전에 겨울을 나기 위해 지었던 오두막에서 하루를 묵은 다음 날 아침인 2008년 11월 14일 오전 10시에 출발했습니다. 화이트아웃을 뚫고 크레바스를 건너며 마침내 2009년 1월 9일 '남위 88도 23분, 동경 162도 지점(132)'에 도착했습니다. 100년 전 섀클턴 일행과 똑같이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영하 31도였습니다. 지체할 시간도 없이 남극점으로 향했습니다.

1월 18일 오후 4시 32분. 66일의 여정 끝에 워슬리 일행은 막대기를 잡았습니다. 막대기는 '남극, 즉 경도 위의 모든 선들이 한데 합쳐지는 곳, 지구가 회전하지 않는 곳을 알리기 위해 사용하는 표식(134)'이었습니다. 섀클턴의 손녀가 준 황동 나침반의 바늘 끝이 멈춰있었습니다.

2012년, 워슬리는 남극을 향한 아문센과 스콧 간의 경쟁 100주년을 기리는 탐험에 참가했습니다. 두 번째 남극 탐험입니다. '그와 파트너인 구 구드는 아문센의 길을 밟으며 스콧의 경로를 밟는 다른 일행과 경쟁'을 해서 이겼습니다. '워슬리는 남극으로 가는 두 개의 대표적인 경로를 밟은 첫 번째 인물(142)'이 되었습니다.

'워슬리는 섀클턴의 인듀어런스호 탐험 100주년이 자신의 은퇴 시기와 우연히 겹친다(145)'며 남극 횡단을 계획합니다. 2015년 11월 13일 버크너섬에 도착했습니다. 2016년 1월 1일 남극에 도착하려는 계획입니다. 썰매 무게는 147킬로그램이었습니다. 단독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 1월 2일, 계획보다 하루 늦게 남극점에 도착했습니다. 51일 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연구기지 지지자들이 반겨주었습니다.

탐험을 완수하는데 3주가 더 걸릴 예정이지만 힘든 고비는 넘겼길 바랐습니다. 71일째인 1월 22일. 1,482킬로미터를 걸은 뒤에야 워슬리의 모험은 아쉽게도 끝났습니다. 섀클턴이 남극으로부터 156킬로미터 지점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듯이 워슬리는 모험은 여기까지라며 구조 비행기를 불렀습니다. 목표점을 불과 48킬로미터 앞둔 지점이었습니다. 구조된 워슬리는 탈진과 탈수증으로 몸이 많이 상했습니다. 칠레 최남단에 있는 푼타아레나스로 이송해 급하게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6년 1월 25일이었습니다.

알렉상드르 푸생과 소냐 푸생은 희망봉에서 출발해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까지 3년 3개월에 걸쳐 두 발로 걸은 신혼부부입니다. 그들은 계획한 여정에서 벗어나 차를 타게 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걸었습니다. 최초로 적도일주를 한 마이크 혼도 무동력 이동수단으로 적도를 따라 남북으로 40킬로미터를 벗어나지 않고 출발해서 그 자리로 돌아오는 규칙을 세웁니다. 어쩔 수 없이 모터보트를 타게 됐을 때도 되돌아가서 다시 출발합니다.

헨리 워슬리도 남극점에 도착했을 때 과학기지로 들어가 목욕하고 뜨거운 식사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소대로 캠프를 쳤습니다. 무지원 횡단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극한의 탐험가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입니다. 자기가 세운 규칙을 지키는 것이 그들과 우리가 다르고 결국 큰 차이점으로 나타납니다. 경외심이 저절로 듭니다.

어떤 극지방 탐험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과학적 리더십을 바란다면 스콧을 데려가리라. 신속하고 효율적인 여행을 바란다면 아문센을 데려가리라. 하지만 도무지 앞이 안 보이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다면 무릎을 꿇고 섀클턴을 보내달라고 빌 것이다(52)". 《어니스크 섀클턴, 탐험가의 리더십》의 저자인 낸시 F. 코헨은 이렇게 남겼습니다.

  • 워슬리는 섀클턴을 자신의 영웅으로 여겼지만, 이제 우리는 워슬리를 우리의 영웅으로 여긴다(182).

궁극의 탐험The White Darkness, 2018/데이비드 그랜David Grann/박설영 역/프시케의숲 20200214 200쪽 13,000원


덧. 오탈자
  1. 102쪽 15행 자리를 피운 것만 → 자리를 비운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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