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여자

오늘만 사는 여자
'술에 취하면 기억이든 고통이든 잘 사라지는데 이게 극한까지 가면 객사(24)'한다. 객사가 꿈인 직장인은 '잘못을 안 하는 것보다 잘못을 인정하기(56)'가 더 어려운 나이가 됐지만 아침마다 대출 이자를 벌려고 출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아름다우면 밤이 될 때까지 놓아주지 못하고 부여잡고 있겠느냐(68)'며 낮술을 마신다. 팬보다 편이 점점 적어지는 나이지만 '음주는 생활이요, 노래방은 취미(146)'이다. 통장은 일품진로처럼 투명하지만 걸스, 비 앰비셔스를 외친다.

더이상 죽어라 일하지 말고, 죽어라 술은 먹자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스페인에 시에스타가 있고, 이탈리아에 한 달 유급휴가가 있으니 대한민국 직장인에게는 낮술을 주자는 제안은 솔깃하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느라 내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 오늘만 사는 술꾼은 '말 통하는 친구와 말 안 통하는 나라에서 허술한 민박집을 하며 종일 취해 있는 미래'를 꿈꾼다. 오늘도 달리는 술꾼들이여, 비 앰비셔스!

오늘만 사는 여자/성영주/허들링북스 20200615 208쪽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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