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Smoke Gets in Your Eyes: And Other Lessons from the Crematory
  • 여자는 언제나 자기가 면도하는 최초의 시신을 기억하게 마련이다. (27)
  • 오늘날, 시체를 억지로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선진국에서만 누리는 특권이다. (...)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망자와의 달갑잖은 만남을 막는 체계를 만들어놓았다. (89)
  • 문화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충격적이고 우리의 개인적인 의미망에 도전하는 힘을 지닌 죽음 의례가 있다. (130)
  • 나는 일종의 우주의 대출 프로그램에서 내 심장이며 발톱, 간과 뇌를 이루는 원자들을 부여받은 것으로 이해했다. 언젠가는 내가 이 원자들을 돌려줘야 할 때가 올 것이며, 내 미래의 시신을 화학적으로 보존함으로써 그 원자에 매달리려는 시도를 하고 싶지 않다. (236)
  • 여러모로 여자들은 죽음의 자연스러운 벗이었다. 여자가 아기를 낳을 때마다 그 여자는 한 생을 창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 죽음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했다. (245)
  • 문화는 인간의 커다란 질문인 사랑과 죽음에 대해 답해주기 위해 존재한다. (273)
  • 우리는 언젠가는 죽을 거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시체들을 눈에 띄지 않게 숨기면, 죽음이라는 디스토피아에 한 발 더 들어가 헤매는 셈이다. 그런 선택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죽음 때문에 겁먹고 죽음에 무지한 채로 계속 살아갈 것이라는 뜻이다. (326)
  • 나는 육체적으로 어떻게 죽을지를 선택할 수 없고, 오로지 정신적으로 어떻게 죽을지만 선택할 수 있다. (336)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Smoke Gets in Your Eyes, 2014/케이틀린 도티Caitlin Doughty/임희근 역/반비 20200122 360쪽 18,000원

20대에 장의사 일을 했던 저자가 서로 다른 장의 문화와 산업이 된 장의사 세계를 알려준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신랄하게 죽음을 안내한다. 살아 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다면 어떻게 죽을지 미리 생각하게 만든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적어도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153)'되는 죽음은 피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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