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Men Explain Things To Me, 2014
  • 폭력은 타인을 침묵시키고, 타인의 목소리와 신뢰성을 부정하고, 내게 타인이 존재할 권리를 통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 방법이다. (18)
  • 대부분의 여자들은 이중의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하나는 무엇이 되었든 문제의 주제에 관한 싸움이 벌어지는 전선이고, 다른 하나는 애초에 말할 권리, 생각할 권리, 사실과 진실을 안다고 인정받을 권리, 가치를 지닐 권리, 인간이 될 권리를 얻기 위해서 싸우는 전선이다. 오늘날은 예전보다 좀 사정이 낫지만, 그래도 이 전쟁은 내 생애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24)
  • 여성도 생명권, 자유권, 문화와 정치에 관여할 권리를 지닌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려는 싸움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31)
  • 이 나라와 이 지구에서는 여성에 대한 강간과 폭력이 엄청나게 많이 발생하지만, 그 사건들이 시민권 문제나 인권 문제로, 혹은 위기로, 혹은 하나의 패턴으로 다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폭력에는 인종도 계급도 종교도 국적도 없다. 그러나 젠더는 있다. (37)
  • (성폭행이라는) 용어가 혼란스럽게 느껴진다면, '성'을 지우고 '폭행'에만 집중해보라. (75)
  • 최근에 많은 미국인들은 '동성결혼'(same-sex marriage)이란 어색한 용어를 '평등결혼'(marriage equality)으로 바꾸었다. 원래 이 용어는 동성 커플도 이성 커플이 누리는 권리를 전부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렇지만 이 용어는 결혼이란 평등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라는 뜻도 될 수 있다. 전통적인 결혼을 그렇지 않다. (92)
  • 그물을 짜되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 세상을 창조하는 것,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것, 자신의 운명을 다스리는 것, 아버지들만이 아니라 할머니들을 호명하는 것, 직선만이 아니라 그물을 그리는 것, 청소부만이 아니라 제작자가 되는 것, 침묵당하지 않고 노래하는 것, 베일을 걷고 모습을 드러내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내가 빨랫줄에 너는 현수막들이다. (118)
  • 페미니즘은 예나 지금이나 호명하고 정의하려는 싸움, 발언하고 경청되려는 싸움이다. (179)
  • 물론 모든 남자가 다 여성 혐오자나 강간범이 아니다. 그러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요점은 모든 여자는 다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183)
  • 우리는 단어의 힘을 이용해 의미를 묻어버릴 수 있지만, 의미를 드러낼 수도 있다. 만일 우리에게 어떤 현상이나 감정이나 상황을 가리키는 단어가 없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말하지 못한다. 그것은 그 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뜻이며, 하물며 변화시키기란 더더욱 불가능하다. (189)
  • 가정폭력, 맨스플레인, 강간문화, 성적 권리의식 등은 많은 여성들이 매일 접하는 세상을 재정의하고 그런 세상을 바꿔나갈 방법을 열어주는 언어도구들이다. (196)
  • 인종주의와 마찬가지로, 여성 혐오는 피해자들만 나서서는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 이 점을 이해한 남자들은 페미니즘이 남성의 권리를 빼앗으려는 계략이 아니라 모두를 해방시키려는 운동이라는 점도 이해한다. (225)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Men Explain Things To Me, 2014/리베카 솔닛Rebecca Solnit/김명남 역/창비 20150515 240쪽 14,000원

폭력은 가해자에게 단호하면서 성폭력은 가해자의 입장을 헤아리란다. 일몰 후 강간사건이 일어났으니 남자들을 통행금지 시키지 않고 여자들이 나돌아다니지 말란다. 페미니즘은 남성의 권리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권리를 남성만큼 넓히자는 것이다. 그나마 동조하는 남성이 늘어나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이다.

맨스플레인이나 여성 혐오가 예외가 아닌 패턴이 존재하는 한 갈 길이 멀다. 온갖 난관에도 퇴보하지 않고 수많은 남성과 여성, 다양한 젠더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에서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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