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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with the label 모놀로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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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이 땅에 꽂힌 사연은 딱 세 가지뿐 일을 안 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거나 아무리 일을 해도 먹고 살 걱정밖에 없거나 이도저도 아니라면 오월 햇살이 매섭게 따갑거나

K-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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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우연히 올려다본 나무에 벌써 단풍이 들었습니다. 성질 급한 K-단풍이라서 붉게 변했을까요, 아니면 우리가 무슨 잘못인지도 모르며 자연에 해코지하고 있을까요.

樂書 내 고장

오월 내 고장 오월은 최루탄과 지랄탄이 날아와도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딸기밭으로 놀러 가던 시절 사월 내 고장 사월은 냉이랑 달래랑 캐고 쑥버무리 만들어 물리도록 먹던 시절 삼월 내 고장 삼월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가슴에 손수건 달고 손에 손잡고 등교 하던 시절 이월 내 고장 이월은 어머니가 장롱 깊이 넣어둔 꼬깃꼬깃한 지폐를 정성스레 펼쳐 새해 때때옷을 사러 장에 가던 시절 일월 내 고장 일월은 연탄불에 도루묵 구워 막걸리랑 마시며 덕담으로 시작해서 화투 치다 시비가 붙던 시절 십이월 내 고장 십이월은 예쁜 엽서전을 구경하고 좋아하는 10대 가수들에게 엽서를 보내던 시절 십일월 내 고장 십일월은 은행잎 사이를 걸으며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던 시절 시월 내 고장 시월은 흘러나오는 트로트에 맞춰 관광버스가 들썩들썩 춤을 추던 시절 구월 내 고장 구월은 빨간 고추들이 가을 햇볕 아래 모여 군살을 빼던 시절 팔월 내 고장 팔월은 펌프물에 등목을 하면 입술이 파래지던 시절 칠월 내 고장 칠월은 평상마다 닭도리탕이 익어가는 시절 유월 내 고장 유월은 오디가 후두둑 떨어지는 시절

도그맨, 신은 불행이 있는 곳에 개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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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 감독이 만든 영화 〈도그맨 Dogman, 2023〉은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Partout où il y a un malheureux, Dieu envoie un chien)"는 의미심장한 글귀로 시작합니다. 주인공 더글러스(케일럽 랜드리 존스 扮)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와 형이 투견을 키우던 사육장에 그를 가두었습니다. 뤽 베송 감독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영화를 만들기 몇 해 전에 아버지가 잔인하게 아이를 몇 년 동안 개와 함께 우리에 가두었습니다. 경찰이 아이를 발견했을 때, 아이는 네 발로만 움직였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개들은 버림받은 더글러스를 공격하지 않고 보호했고, 학대를 견디며 개와 함께 살았습니다. 불행이 있는 곳에 신은 개를 보냈습니다. 아버지가 쏜 총탄에 맞아 하반신 마비가 된 더글러스는 은둔자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를 읽는 더글러스 곁에는 셰익스피어를 들어주는 개들이 있습니다. 생계 수단으로 여장을 하고 릴리 마를렌(Lili Marlene)을 부르는 장면은 인상적입니다. 인간들 앞에서 부르지만 개들에게 받치는 노래입니다. 불행이 있는 곳에 신(God)은 없고 개(Dog)들만 있습니다. 신은 불행이 있는 곳에 개만 보내고 오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불행을 만들고 동물은 구원을 합니다. 더글러스는 신에게 따지지 않았고, 개들은 끝까지 곁을 지켰습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라 개를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반려인과 반려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넬리 블라이, 정신병원을 잠입취재하고 세계일주에 도전한 탐사보도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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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를 마치고 돌아온 넬리 블라이 엘리자베스 제인 코크런(Elizabeth Jane Cochran)은 1864년 5월 5일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코크런즈 밀즈(Cochran’s Mill, Pennsylvania)에서 태어났습니다. 1880년 엘리자베스는 피츠버그로 이사했습니다. 어머니를 도우며 일자리를 찾던 엘리자베스는 1985년 1월 〈피츠버그 디스패치 Pittsburg Dispatch〉에 실린 여성 혐오 칼럼을 보고 반박문을 써 보냈습니다. 그 글이 편집자인 조지 매든(George Madden)의 눈에 띄어 기자로 채용됐습니다. 여기자는 필명을 쓰는 관례에 따라 엘리자베스에게 넬리 블라이(Nelly Bly)라는 필명을 붙였지만, 기사 마감 직전에 'Nelly'의 철자를 "Nellie'로 적는 바람에 평생 'Nellie Bly'라는 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넬리 블라이는 공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여성 노동자에 관한 탐사보도를 연재했지만, 현지 공장 소유주들이 불만을 나타내자 여성면을 할당받았습니다. 일에 흥미를 잃은 넬리 블라이는 1886년 초 멕시코로 떠나 6개월 동안 정치, 문화에 대한 기사를 썼습니다. 멕시코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로 인해 신변의 위협을 느껴 귀국했습니다. 다시 문화면 취재로 배정되자 1887년 3월 30일에 마지막 기사를 쓰고 〈피츠버그 디스패치〉를 미련없이 그만뒀습니다. 뉴욕으로 이사한 넬리 블라이는 여러 신문사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했습니다. 1887년 9월 22일 〈뉴욕월드 New York World〉에서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뉴욕 블렉웰스 섬(Blackwell’s Island)에 있는 정신병원에 들어가 취재해 기사를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뉴욕에서 가장 악명이 높았던 정신병원은 특히 여자 환자들이 수용된 병동에서 환자를 학대한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넬리 블라이는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정신병원에 잠입해 열흘 동안 '정신병원 B.I.H.6(Blackwell&#

블루스카이에서 만난 슈 선생과 정여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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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하며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평균율 클라비어곡을 알았습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았다면 평생 모를 음악이었습니다. 트위터를 인수한 양반이 저지르는 꼬라지가 맘에 들지 않아서 탈퇴했습니다. 트위터가 X로 바뀌기 전에 탈퇴하길 잘했습니다. 마스토돈으로 이주했지만 너무 힙해서 적응되지 않던 차에 @euur왕 님에게 초대코드를 받아 블루스카이에 가입했습니다. ⓒ 슈 선생 블루스카이에선 슈 선생 과 정여름 선생 을 만났습니다. 슈 선생은 머루 어미로 인연을 맺었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다래랑 닮아 금세 눈길이 갔습니다. 반려인 능력시험 실기고사에 참여한 것이 뉴스 에 나올 때 대번에 알아봤답니다. 반려인 과 함께 바쁘게 동료들과 만나며 정말 재밌게 지내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 으로 훔쳐보며 대리만족하고 있답니다. ⓒ 정여름 선생 정여름 선생은 아주 못된(?) 반려인 이 쩍벌자세로 누워 잠자는 모습만 올려 큰 웃음을 주는 고양이입니다. 그 자세가 시그니처 포즈가 됐습니다. 오죽하면 정여름 선생이 바르게 앉은 사진 이 올라오자 무슨 일이 있냐며 다들 걱정했답니다. 블루스카이에는 길고양이에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르지 않고 식사를 챙겨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에게 제 맘대로 노벨평화상을 수여했습니다. 블루스카이에서 만난 슈 선생과 정여름 선생 덕분에 짜증이 나거나 못된 맘이 중화됩니다.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반려인과 더불어 무탈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덧. 블루스카이 는 청청(靑靑)합니다. 지금은 초대코드로만 가입을 할 수 있습니다. 제게 17개의 초대코드 가 있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말씀하세요.

구글서치콘솔(Google Search Console)에 URL 등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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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URL 제목을 달기도 귀찮아 발행 날짜로 했더니 구글서치콘솔(Google Search Console)에 블로그 제목이 짧다고 URL 등록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더군요. 현재 발견된 페이지는 921개이지만 페이지 색인이 생성되지 않는 이유로 250여개가 등록이 되지 않습니다. URL 검사에서 하나씩 실제 URL 테스트(TEST LIVE URL)를 한 후 색인 생성 요청을 했지만 250여 개를 포함해서 절반 이상이 등록되질 않더군요. 페이지 색인이 생성되지 않는 250여 페이지를 하나씩 실제 URL 테스트를 한 후 색인 생성 요청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해결 방법을 검색했지만 유용한 방법은 찾질 못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모바일 주소(?m=1)로 시도했더니 등록이 잘 됐습니다. 모든 URL을 등록했더니 약 80%가 원활하게 페이지 색인 요청됐습니다. 등록이 되지 않은 페이지는 다시 실제 URL 테스트를 해서 색인 생성 요청을 하고 했습니다. 이 블로그처럼 제목이 영어가 아닌 숫자이거나 짧다면 모바일 주소로 색인 생성을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팁1 페이지 색인 생성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모바일 주소로 등록해 보세요. 구글 블로그 모바일 주소 : https://MYBLOG.blogspot.com/2023/12/XX.html ?m=1 팁2 페이지 색인 생성 요청은 하루에 10회 정도 할 수 있지만, 1회 등록(URL 검사〉실제 URL 테스트〉색인 생성 요청) 후 약 30초(넉넉하게 1분)가 지난 뒤 다시 요청하면 하루에 100개를 등록 요청(혹은 URL 검사)할 수 있습니다. (단, 일일 할당량은 구글 맘대로여서 그때그때 다릅니다.) 팁3 모바일로 볼 경우 모바일 주소( https://MYBLOG.blogspot.com/2023/12/XX.html?m=1)로 표시되는걸 방지하려면 아래 코드를 </body> 전 에 붙여넣으면 됩니다. (출처 : stack overflow , Narendra Dwivedi )

나이애드, 혼자 하는 스포츠처럼 보이지만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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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Nyad, 2023〉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엘리자베스 차이 바사렐리(Elizabeth Chai Vasarhelyi)와 지미 친(Jimmy Chin) 부부가 만든 영화입니다. 장거리 수영 전문가인 다이애나 나이애드(Diana Nyad, 19490822~ )가 환갑이 넘어 평생의 꿈인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100마일이 넘는 거친 바다를 종단하는 도전을 그렸습니다. 수영 유망주였던 나이애드는 중고교 지역 대회를 휩쓸며 1968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1966년 심내막염을 앓는 바람에 꿈을 접고 장거리 수영으로 전환했습니다. 1975년 맨해튼 둘레(약 45km)를 헤엄쳐 7시간 57분 만에 도는 데 성공했습니다. 쿠바 여행 규제가 잠깐 풀렸던 1978년 하바나에서 플로리다 수영 종단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약 42시간 동안 122킬로미터를 유영했지만 거친 해류에 체력이 고갈되어 멈췄습니다. 쿠바-플로리다 수영 종단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나이애드는 60세가 넘어 다시 도전했습니다. 2011년 8월 두 번째 도전은 29시간 만에 실패했고, 9월 세 번째와 이듬해 8월 네 번째 도전도 해파리떼 공격으로 중단했습니다. 2013년 8월 31일 아침에 쿠나 아바나 헤밍웨이 마리나 바다에 뛰어들었고, 9월 2일 오후 1시 55분 플로리다 키웨스트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마침내 나이애드는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쿠바-플로리다 수영 종단에 성공했습니다. 165킬로미터의 여정이었지만 격류로 177킬로미터를 수영해 52시간 54분 18초가 걸렸습니다. 다섯 번의 도전, 35년 만에 쿠바-플로리다를 헤엄쳐 종단했습니다. 64세의 나이애드는 처음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상어보호용 쇠창살(shark cage) 없이 헤엄쳐 플로리다 해협 종단에 성공했습니다. 쿠바 정부는 2014년 8월 31일 나이애드에게 스포츠 공로상(Cuba's Order of Sporting Merit award)을 수여했습니다. 64세의

시가렛 걸과 인도네시아 1965년 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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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부끄러운 과거를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상처라고 부른다. 나는 그것을 교훈이라고 부른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거울로 삼고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마도 그런 모습까지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명히 그곳에는 더 나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인도네시아 드라마 〈시가렛 걸 Cigarette Girl, 2023〉을 봤습니다. 담배 조향사를 꿈꾸는 가내수공업 담배공장의 장녀 디시야(디안 사스트로와르도요 Dian Sastrowardoyo 扮)와 사업 수완이 뛰어난 수라야(아리오 바유 Ario Bayu 扮)가 첫눈에 반해 사랑하다 헤어지고 그리워하다 다시 찾는 내용입니다. 두 연인이 헤어지는 결정적 사건이 되는 드라마 배경이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1965년 10월1일 인도네시아 장군 6명과 장교 1명이 반란군에게 납치·살해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9·30 쿠데타'로 부르는 사건입니다. 군부 실력자였던 수하르토 당시 육군참모차장은 공산당 소행이라고 선전하며 역쿠데타를 일으켜 순식간에 좌익 군인들을 숙청하고 권력을 잡았습니다. 10월부터 대대적인 공산당 숙청을 시작했습니다. 군부와 무장한 극우 무슬림 민간 조직은 학살과 숙청을 자행했습니다. 공산주의자, 좌익민족주의자, 중국계 화교는 물론 지주, 농민, 교사, 노동자, 빚쟁이, 경쟁 사업가 등을 빨갱이로 지목하여 재판도 없이 고문하거나 죽였습니다. 1965~1966년 사이에 살해당한 사람들이 50만 명이라고 하지만, 100만 이상 300만 사이로 추정합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수하르토는 1967년 대통령이 되어 1998년까지 독재 정치를 했습니다. 당시 집권층은 지금도 영웅 대접을 받습니다. 쿠데타와 대학살 배후에는 영국과 미국 정보기관이 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액트 오브 킬링 The Act of Killing, 2012〉은 1965년 대학살을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19

겨울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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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근식 시인 호롱불이 춤을 추는 웃풍 센 방안 화로에서 끓고 있는 청국장을 이제나저제나 새벽같이 일 나간 식구들을 기다리며 할미가 들었다 놨다 하는 사이 가을 국화꽃을 붙인 창호지 넘어 소복소복 눈 쌓이는 소리가 들리고 문풍지는 어제처럼 요란하지 않고 조용할 때 보리밥 묻어둔 아랫목 이불에서 대굴빡만 쏙 내민 철없는 손주 놈은 설에 먹었던 가래떡을 조청에 찍어 먹자며 칭얼댑니다.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성조기를 든 이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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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즈음 부시가 물었다. "사람들이 왜 우리를 미워하지?" 펜타곤 조사단이 답을 찾았다. "그들이 우리를 미워하는 건 우리가 그들에게 한 일 때문"입니다. 그리 보면 북한 사람들은 왜 저렇게 미국을 미워할까? 답은 간단하다. 미국이 "그들에게 한 일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한 사람들은 왜 저렇게 미국을 사랑할까? 이 역시 답은 간단하다. 미국이 자신들에게 한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 이혜영 1 그렇습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전에는 모든 비극의 배후에는 영국이 있고, 1945년 이후에 일어난 거의 모든 전쟁, 테러, 내란과 비극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습니다. 금세기 최고의 공공 지식인 노엄 촘스키는 미국을 '불량국가'이며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 국가'라고 부릅니다. 미국이 힘을 행사하는 방식은 마피아와 같다며 "미국의 이데올로기에는 미국 예외주의라고 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미국은 자애롭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는 개념이지요. 이 개념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폭력과 야만으로 점철된 실제 역사적 기록이지요. 또 하나는 예외주의가 미국의 독특한 산물이라는 생각입니다. 과거의 모든 제국주의 중심부는-영국에서 프랑스, 네덜란드에 이르기까지-폭력을 행사하면서 자신은 자애롭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2 라고 비판합니다. "전쟁은 하나님이 미국인에게 지리를 가르치는 방식이라고 한다. 전쟁은 미국인의 지리 수업 시간이다. 그래서 이 나라는 전쟁 없이는 살 수 없다. 베트남, 라오스, 아프간, 이라크, 리비아. 이렇게 이 책의 순서를 그냥 따라가면 된다. 아주 쉽다. 그러면 나온다. 우크라이나!" 3 그리고 지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나옵니다. 집회에 태극기와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를 나란히 들고나오는 이들에게 미국이 우리에게 한 일을 찾아보라고 권합니다. 개구리 겨드랑이에 털이 나는 게 빠를 정도로 쇠

지금은 선생님 시대

선생(先生)이란 '먼저 살아가는' 사람이겠는데, 단지 연장자라는 뜻으로 말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어떤 삶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새기면서 말이다. 당신은, 당신이 살아낸 그 삶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을 아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에게 배울 것이 있다. 판사에게 식당 종업원은 선생님이고 의사에게 아파트 경비원은 선생님이다. 누구나 다른 누구에게 선생이다. 일단 선생님이라 부르고 나면, 최소한 반말을 하거나 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 신형철, 「 누구나 누구에게 선생님 」(경향신문 20210125) 누구를 어떻게 부르는 것은 참 애매하고 어렵습니다. 제가 입사한 1990년 초에는 이군, 박군, 미쓰 리로 불렸습니다. 간혹 미스터 박이라고 부르는 상사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직급이 없으면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아무개 씨로 불렀습니다. 테레비에서 누군가를 아무개 님이라고 소개할 때입니다. 세기가 바뀌며 기업은 수평문화를 지향한다며 ○○○ 님, ○○○ 프로, 아담, 이브 등등으로 부르자고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조직사회는 '님'자를 붙이든 아담과 이브로 부르든 말든 사회적으로는 무조건 '씨'를 붙여 "대통령 ○○○ 씨, 전직 대통령 ○○○ 씨, ○○○ 씨"로 부르면 좋겠지만, 신형철 평론가가 지적했듯이 "상대를 실제보다 낮추기는 미안하지만 더 높이면서 손해 보기는 싫은 것"이 호칭입니다. '동무'라는 좋은 말로 대동단결하여 부르면 좋지만 이북이 선점하며 빼앗겨 선뜻 부르기도 어렵습니다. 관직에서 퇴임하면 그 전 직급(혹은 직책)으로 부릅니다. 일면식도 없는 이를 식당에서는 '이모'로 부르고, 길거리에서는 아저씨, 아줌마로 부르고 있습니다. 신형철 평론가가 제안했듯이 선생이란 '내가 살아보지 못한 어떤 삶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 으로 새기면

가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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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걷기연맹에서 인증하는 제29회 원주국제걷기대회(The 29th Wonju Two Days Walk)가 28∼29일 열렸습니다. 출발 전에 몸풀기 체조를 합니다. 완보한 참가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쯤 공연도 했습니다. 참가자 중 고고학적으로 최연소이지만 어떤 휴먼보다 진지하게 걷기를 준비하는 우주에서 유일한 생명체였습니다. 완보 후 유모차에서도 지칠 줄 모르는 눈빛으로 다른 휴먼들을 관찰하더군요. 옛 강원감영터에 있는 600년 넘은 느티나무에 가을이 한창이었습니다.

樂書 굥교롭다

이두나 일곱시간 동안 담배 피우다 술 마시다 키스하다 담배 피우다 술 마시다… 더문 쏴도 쏴도 총알이 떨어지지 않던 독립군 신파를 달까지 가져가야 했나요. 근무 원래 조물주는 하루 만에 천지창조를 하고 6일 동안 쉬었는데 훗날 휴먼 권력자들이 왜곡하지 않았을까. 조물주라도 6일 연속 근무는 무리였을 거라는 건 휴먼 빼고 다 알고 있을 거라는 가설을 진지하게 증명할 때지 싶다. 비건 풀빵은 비건, 붕어빵은 안비건으로 정리합시다. 가을 독서의 계절이 아니라 독감의 계절입니다. 사부작사부작 건사합시다. 김행랑 저도 부끄럽고 이게 지금 대한민국 ▨▨ 현실입니다. 유인촌 전원일기를 쓰려면 金行지나 流人村으로는 가지 말고 사부작사부작 빙 돌아가세요. 어용교수 80년대 어용교수 물러가라 훌라훌라 하면 어용교수는 쪽팔려서 얼굴을 숙이며 자숙하는 척이라도 했답니다. 그때 훌라훌라하며 데모했던 학생 중 몇몇은 지금 교수가 됐고, 그중 몇몇은 어용교수보다 더 뻔뻔한 어용교수가 됐습니다. 변한 걸까요 아니면 원래 종자가 그랬던 걸까요. 참말로 궁금합니다. 서열 식사를 끝마치기 전인데도 반찬통 뚜껑이 하나둘 덮인다면 당신의 서열은 꼬래비일 겁니다. 꼰대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을 보다 말았다. 예전처럼 재미가 없더이다. 《레이더스》를 극장에서 엄청 재밌게 봤던 소년은 늙은 꼰대가 됐습니다. 노동자 사원증을 목에 걸고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며 기웃기웃할 때 음지에서 노동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대한민국은 겨우겨우 지탱하고 있는 걸 체감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시절을 되새겨 보세요. 간호, 택배, 돌봄, 청소 등등 노동자 중에 아주 밑에 있는 노동자(자기도 노동자이면서 하대하는)들이 사회를 겨우겨우 돌렸잖아요. 또다시 하는 얘깁니다만 당신은 재벌이 아닙니다. 노동자이면서 노동자인 줄 자각하지 못하고 자본가(이익집단)에게 투표하면 영원히 당신은 자본가들이 반기는 호구입니다. 약 30%에 당신이 있답니다. K-

유독 그 집만 바글바글한 이유

요즘 유행하는 두툼한 생삼겹살보다는 얇은 냉동삼겹살을 좋아합니다. 예전에 완전히 구워지지 않은 삼겹살을 먹고 탈이 난 이후로 차돌박이처럼 빨리 구울 수 있는 냉삼을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생삼겹이 대세이다 보니 냉삼을 먹자고 하면 번번이 무시당합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아주 오랜만에 냉삼을 먹으러 갔습니다. 손님으로 가득해서 왁자지껄하더군요. 다행히 구석에 상이 하나 비어있어 둘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냉삼 3인분과 소주와 맥주를 한 병씩 주문했습니다. 상차림이 번개같이 차려지고 줄을 맞춰 냉삼을 구웠습니다. 소맥에 냉삼을 쌈에 싸 먹다 보니 깻잎이 떨어져 직원과 눈을 마주치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쌈을 들고 오더군요. 쌈이나 쌈장, 밑반찬이 떨어지면 달라기 전에 후다닥 채워주고요. 슬쩍 다가와서는 술병이 불판에 가까이 있으면 데워진다며 반대편으로 멀찍이 옮겨주고, 휴대폰에 기름이 튄다며 상 밑으로 내려도 놓고요. 우리가 일어나 계산할 때쯤 기다리던 다음 손님들이 바로 앉았습니다. 그 집만 손님이 바글바글한 이유가 있더군요. 한 수 배웠습니다.

마스크걸 - 연대하는 여성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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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 변태성 남성이라는 생물에 대한 아주 적절한 자연발생적 반응에 따른 우발적 협력의 이로움이 개와 모성애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으로 인해 찰나의 우주에 끼치는 근본적 기여에 따른 바람직한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한마디로 재밌다는 말입니다. 모든 죽음은 연속살인이 아니라 연쇄반응으로 보였습니다. 분노하는 인과관계에 공감했고, 복수하는 인간관계에 납득했다는 뜻입니다. 우린 마스크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쓴 여자는 더 연약합니다. 그래서 연대해야 합니다. 우발적 연대로 또라이 남성을 죽였다면 자발적 연대는 또라이 페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마스크걸은 단막극이지만, 마스크 인생은 연속극입니다. 어떻게 행동할지는 자명합니다. 만국의 여성이여, 연대하여 더 강해지시라! 마스크걸에게 죽은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 역을 연기한 염혜란 배우가 보여준 복수는 최고의 열연이었습니다.

樂書 말종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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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사람들 사이에 선이 있다 그 선을 넘지 마오 닉네임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에 의하면 우린 눈에 익어서 아주 가끔 가벼운 눈인사하는 사이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경조사에 가면 봉투에 본명과 함께 닉네임을 아주 작게라도 적어야 한답디다. 조카딸 조카딸이라고 하면 조카일까요, 조카의 딸일까요? 전자의 뜻으로 무심코 쓰지만 여의사, 여기자 같은 말맛이 나네요. 조카아들이라는 말이 없듯이 조카는 일단 아들을 기본으로 한 남아선호사상에서 기인하나 보네요. 시씨식사사 施氏食獅史 배틀스타 갤럭티카(Battlestar Galactica) SF로 위장한 정치, 철학, 역사, 종교 드라마. 내 인생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웨스트윙(The West Wing) 시절이 하 수상하면 또 생각나는 인생 최고의 미드 언어 후쿠시마 오염수가 아니라 후쿠시마 핵방사능수라고 불러야지 싶다. 불량권력은 언어를 선점·선동하여 이미지를 만들어 세탁합디다. "두 가지였지. 천천히, 그러다 갑자기."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The Sun Also Rises, 1926》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어떻게 망했냐고 묻자 이렇게 답을 했지요. 개인사의 부침뿐만 아니라 권력도 그러해 보입디다. 천조국 미국 국방비는 1000조, 한국 자영업자 대출도 1000조 . 그럼에도 태평성대이지요. 또 하나의 몸매, 뱃살. Vacance is comming... 찔 때는 배에서 시작해서 얼굴로 올라온다. 뺄 때는 얼굴부터 시작해서 배에서 끝난다. 고로 현격히 빼지 않으면 얼굴만 보고 건강을 염려합디다. 맑스는 잉여가치를 논했지만 지금은 잉여살처분이 최대 관심입니다. 우두머리 다이어트 학원장이 비만이거나 노동서적 전문서점 주인이 임금을 착취한다면 곧 점방문을 닫겠지요. 입만 벌리면 자유를 얘기하는 우두머리가 정작 자유를 탄압한다면 그 무리는 흥하겠어요 망하겠어요. AI에 대한 경고 " 승자는 AI 그 자체일 수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23 - 반려휴먼의 예의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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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괜찮아. 우리와 함께니까. 라일라는 로켓의 상처를 어루만집니다. 둘은 그렇게 만났습니다. 하늘을 나는 기계를 만들어 친구들과 하늘을 보자던 로켓은 라일라, 티프스, 플로어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하늘을 봅니다. 비록 저승길이지만 라일라와 재회한 로켓은 서로 사랑했다는 걸 확인하죠. 반려생물을 살리려는 반려휴먼은 우주에서도 격하게 반깁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23 Guardians of the Galaxy Volume 3, 2023〉은 반려생물을 대하는 반려휴먼이 알아야 할 최소한의 예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樂書 인구절벽에 대처하는 거의 유일한 정답

방일 放逸 인지 訪日인지… 겨울 식목일 전까지는 겨울옷을 넣으며 안심하지 말랍니다. 2023 봄 꽃들이 순서없이 피었습니다. 전국비상기후령 일출과 정오 일교차 가 15°C 이상이면 전국비상기후령을 내리고 시민신속귀가령을 실시해야 합니다. 졸립고 피곤합니다. 일교차 요즘 날씨가 나라 걱정을 하는 복선이지 싶다. 4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여름과 겨울 사이에서 널뛰기하는 달. 여름 여름이란, 내가 3일 연속하여 찬물로 물칠(샤워)하는 계절을 의미합니다. 고로 아직은 여름이 아니오이다. 일요일 꽃이 지는 속도의 356만배나 빨리 일요일이 지나가네요. 태초 조물주가 지구를 만들 때는 필시 “물 반 나무 반”으로 만들었지 싶다. 태초에 인간은 없었다. 존윅 반려견을 위한 반려인에 관한 영화 쐬주잔 K-경찰 시그니처 아바타2 땀이 짠 이유는 우리 가 바다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랍니다. 어쩌면 우린 고래처럼 바다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방과 후 전쟁활동 구체보다 무서운 대학입시를 숨기며 슬며시 비꼬는 고삼 드라마 혹은 교련 과목이 없어져 총과 응급처치를 모르는 세대에게 던지는 교련복 이야기 사랑이라 말해요 눈으로 욕하는 남자와 말로 찌르는 여자가 서서히 물들어 가며 사내 연애하는 매가리 없는 커플과 동네 사람들 이야기 야간열차 지금은 씨알도 먹히지 않겠지만, 금요일 저녁에 기차역마다 서는 비둘기호 를 운행했으면 싶다. 밤새 연인의 손을 잡고 떠나고 싶은 낭만인이 의외로 많이 있겠지요. 금수저 태어나자마자 은퇴한 사람 간호사법 난 간호사법 을 지지합니다. 영업사원도 수술하는 세상인지라 의사라는 직업군보다 간호의 범위를 넓히고 간호사 처우도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네친구 비 오는 날 저녁에 쓰레빠 끌고 투다리에서 만나 술 한 잔 찌끄리다 헤어질 때 서로 택시 타지 않고 걸어서 집으로 가는 친구 인구절벽에 대처하는 거의 유일한 정답 국가는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즉시 실행하시

대통령이 띨빵하면 경제를 죽일 수 있습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초에 마스크 대란이 있었습니다. 약국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섰습니다. 급기야 정부는 마스크 5부제를 실시했고, 업체는 전년보다 4배나 생산물량을 늘리고 나서야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마스크를 비롯한 개인보호장비를 중국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해 오다 공급난이 빚어지자 물품을 구하지 못해 환자를 돌보는 일선 병원에서조차 마스크를 여러 번 재사용하고 보호복 대신 비닐로 몸을 감싸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코로나 백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백신이 개발된 초창기에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 잘 사는 나라만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백신 생산이 점차 안정화되며 물량이 남아돌자 다른 국가에 원조하며 백신 외교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변이가 생기는 원인으로 백신 접종이 국가 간 불평등하여 팬데믹 장기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쓰고 남은 백신을 나눠 주는 식의 백신 외교가 윤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백신 원조가 아니라 백신에 공평한 접근 즉 백신 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지구촌이라는 말이 이렇게 실감이 난 적이 없습니다. 국경을 걸어 잠그거나 집안을 단속한다고 팬데믹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걸 목격했습니다.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처럼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팬데믹이 끝나면 사람들은 더 협업하며 살 줄 알았습니다. 코로나 전보다는 아주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지구촌이 되기를 바랬습니다만, 힘이 가장 센 미국부터 첨단 산업을 매점매석하며 독과점식 자본주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은 세계적인 제조업 경쟁력을 가진 BBC(Bio·Battery·Chip)를 유리한 협상도 없이 미국에 날로 받치고 있습니다. 원천 기술은 미국이 가지고 있고, 시장은 중국이라서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리스크인 동시에 조커(Joker)인데 말입니다. 윤석열은 후보 시절에 경제는 대통령이 살리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맞다고 칩시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