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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공급자는 홍익소문으로 뒤덮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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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디어가 있다. 거기서는 오른손잡이가 명백하게 밝혀진 비리나 범죄가 있을 때만 마지못해 언급하고, 모든 사회 부조리나 의혹은 모두 왼손잡이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단정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거나, 일주일에 120시간을 일하자거나, 부정식품 선택의 자유라거나, 건강한 페미니즘이나,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거나, 전두환이 정치를 잘했다거나, 사과는 개나 주라거나, 식용견은 따로 있다는 보도는 웃음거리로 치부하며 스치듯 지나간다.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 거리두기를 하자면 자영업자가 죽는다고, 백신 접종률이 낮으면 백신을 확보 못했다고,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 백신 부작용이 있다고, 부동산 개발업자들 이익이 많아서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자고 하면 민간이익을 제한하지 말라고, 이 모든 것은 왼손잡이 때문이라는 표제 아래에서만 보도한다. 왜 이러는 걸까? 오른손잡이가 저지른 의혹이나 망언은 축소하거나 실언, 실수, 구설수라고 해명하며 옹호한다. 오로지 왼손잡이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만든다. 늘 같은 주제와 논조를 인용하고 반복하며 되새김질한다. 주야장천 왼손잡이에 관한 의혹만 침소봉대해서 보도한다. 어떤 맥락인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또 다른 사건으로 넘어간다. 이런 서사는 하루아침에 만든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 자로 잰듯한 중립을 가장하며 지속해서 반복한다. 왼손잡이의 이미지를 부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며 엄연한 사실에 근거한다는 잘못된 통념을 만들어 각인시킨다. 왼손잡이는 대처할 방법을 모른다거나, 대처할 시간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 입도 뻥긋하지 못하게 된다. 사람들을 단 하나의 정해진 틀에 끼워 맞춰 시각을 협소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의혹의 사실을 찾는 척하면서 오히려 의혹이 해결되는 것을 가로막는 것이다. 이런 미디어만 접하는 사람들은 상상력이 작아지며 감정이입을 한다. 만들어진 이야기와 평가에 의지하게 된 사람은 급기야 왼손잡이를 혐오하고 증오하게 만든다. 각인

불량률은 몇 퍼센트까지 허용해요?

선배, 불량률은 몇 퍼센트까지 허용해요? 화학공장 신입사원 시절. 현장을 지나다 배관작업을 지켜본 부장이 용접이 불량스럽다며 용접 부위 전부를 RT(Radiographic Test 방사선투과검사)하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개뿔도 모르던 나는 선배에게 불량이 몇 퍼센트가 나오면 페널티를 적용하냐고 물었습니다. 비파괴검사는 결함을 찾는 것인데 불량이 나오면 100퍼센트 재작업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사비용이 고가이고, 작업기간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다행히 용접하던 배관이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었던지라 부장을 설득했습니다. 기량 높은 용접사로 교체하고 관리감독을 잘하겠다고 빌어서 겨우 작업 스케줄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철골에 내화도장을 할 때도 도장 두께를 확인하며 기준 이하인 부분은 보수하도록 했습니다. 도장 두께가 불량이면 화재에 취약한 부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도 불량률은 의미가 없습니다. 검사를 많이 해서 불량 부위를 찾아야 합니다. 그 후 계약서를 다루는 일을 할 때 작업시방서나 체크리스트에 검사기준이 빠지지 않았는지 유독 신경을 썼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윤석열은 아주 솔직하게 진심 을 말하는 데 실언, 망언, 구설수라고 포장을 해주는 건 아닐까요. 불량투성이인데 불량이 아니라고 합니다. 권력 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드러나게 한다는데, 총장 자리에서 잠깐 보였지요. 나라의 미래를 맡길 대통령을 뽑는데 불량률 100퍼센트인 하자투성이가 저지르는 꼬라지를 5년 내내 볼 수는 없겠지요. 다시 투표근력을 키울 때입니다.

재벌은 풀고 노동은 가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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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8월 9일 이재용의 가석방을 허가했고, 8월 13일 풀려났다.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지 207일 만이다. '형 집행률 60%라는 가석방 최소 기준'을 충족해 가석방이 이뤄지는 사례는 드물다. 법무부 집계가 이뤄진 2019년부터 보면 형 집행률 70% 미만 수형자가 전체 가석방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0.2%, 2018년 1.3%, 2019년 0.9% 수준으로 100명 중 1명 정도였다. 차라리 사면을 하면 됐지만, 문재인은 사면할 용기도 없어 보인다. 경찰은 9월 2일 오전 6시 10분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구속했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20일 만이자 첫번째 구속영장 집행이 무산된 지 15일 만이다. 양경수 위원장은 서울 도심에서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도로교통 방해죄)를 받고 있다. 8월 14일 국제노총(ITUC)은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부당하고 과도한 조치"라며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사법절차를 중단할 것과 노동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문재인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대통령 취임 후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때마다 침묵으로 일관했고, 반려견과 있을 때 만 행복해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재벌은 풀고 노동은 가뒀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과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풍경이다.

사람을 갈아 넣는 공공의료를 멈출 때다

(단위 : 명, 개/인구 1,000명) 한국 독일 OECD 평균 비고 간호사 4.2 11.8 7.9 간호인력 7.9 14.0 9.4 간호사+간호조무사 임상 의사 2.5 4.4 3.6 한의사 포함 의료기관 병상수 12.4 7.9 4.4 공공의료 병상수 1.3 3.3 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1 〉에 나타난 우리나라 보건의료 현황이다. OECD 평균 대비 간호사는 절반이고 병상수는 3배이다. 간호인력에서 간호조무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인건비를 줄이고자 간호조무사로 대체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의사를 포함한 임상 의사도 OECD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공공의료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의료기관 병상수는 많지만 90%가 민간병상이다. 전체 병상 중 공공의료기관이 보유한 병상 비율은 10.2%(OECD 평균 70.8%)에 불과하다. 인구 천 명당 공공의료기관 병상 수는 1.3개로 OECD 평균 3.0개에 턱없이 못 미친다. 1 보건의료노조는 주요 쟁점 현안에 합의하며 예고했던 총파업을 철회했다. 평상시에도 사람을 갈아 넣는 노동강도인데 코로나19로 인하여 10% 남짓한 공공병원이 80%가 넘는 코로나19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K-방역 최전선에서 활약한다고 입으로만 칭송하며 희생과 헌신만 강요하고 있다. 파견 나온 외부 간호사는 하루 30~50만원 수당을 받는다고 한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땜질식 임시방편으로 버티라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다. 위드 코로나로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문재인 정부는 진작에 글렀고, 다음 정부는 공공의료를 확대하고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에 담대하길 기대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을 통해 살펴본 감염병과 공공보건의료

지금 우리가 필요한 노동은 누구의 노동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의 가석방에 대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이 무보수·비상근·미등기 임원이므로 현재 상태로 경영에 참여하는 건 취업제한 위반은 아니라고 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말과 다름이 없는 괴변이다. 6년 전 최태원에 대한 가석방 논란 때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과 명백히 달랐다. "이미 형량에서 많은 특혜를 받고 있는데 가석방 특혜까지 받는다면 그것은 경제정의에 반하는 일이다. 경제정의라는 관점에서 더 분명한 원칙이나 기준들을 세워야 경제정의가 살면서 기업도 발전하고 국민들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단 하나의 유령이 지배하고 있다. 세상은 신자유주의와 혐오주의가 득세하고 있지만, 한국은 오직 삼성이 지배하고 있다. 촛불로 만든 문재인 정부마저 자처해서 증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재용을 국익으로 포장하여 가석방함으로써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돈이 먼저라며 변절했다. 신자유주의는 사람의 가치를 시장에서의 성과에 따라서만 평가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오로지 기업 소유자와 천민자본주의만 지지한다. 신자유주의는 팬데믹을 만나자 오랜 기간 누적된 불평등과 양극화를 노골적으로 심화시켰다. 고임금 노동자는 재택근무로 소득이 줄지 않았지만, 저임금 노동자는 일을 계속하지 못해서 소득이 줄었거나 없어졌다. 지금 시민의 삶을 지속시키는 수많은 서비스 활동을 한 노동자는 누구인가? 돌봄 종사자, 환경미화원, 택배 종사자, 편의점 알바 등등 다양한 분야의 저임금 노동자들이다. 그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성이 더 높다. 신자유주의가 하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부도덕하고 잘못됐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보건의료노조는 신념과 사명감만으로 노동력을 갈아 넣는 상황이 한계에 달했다고 호소하며 136개 의료기관이 동시 쟁의조정을 신청 했다. 공공의료와 의료인력 확충, 처우 개선을 내걸고 협상이 제대

이상한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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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John’s College 세인트 존스 칼리지(St. John’s College)는 4년간 고전 100권만 읽는 대학 으로 알려졌지만, 4년간 고전 100권을 읽으며 그 외 등등의 공부를 하고 졸업하는 대학 이다.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는 강의와 교수가 없다. 100% 토론 수업이다. 시험이 없다. 학기가 끝나기 전 시험 대신 혹독한 학생평가제도를 통해 다음 학기 진급을 결정한다. 수강신청도 없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수업 스케줄이 이미 짜여 있기 때문이다. 학년별로 짜인  READING LIST 는 철학, 문학, 정치학, 심리학, 역사, 종교, 경제학,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천문학, 음악, 언어에 관한 고전 작품이다. 입이 쩍 벌어진다. 평생 한 번 마주치기도 힘든 책들이다. 이렇게 이상한 대학이 미국에서 가장 지성적인 최고의 대학으로 꼽힌다. 작지만 특별한 대학이다. 우리도 이런 대학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다가도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樂書 꼰대는 죽지 않는다

꼰대 꼰대 는 죽지 않는다. 다만 젊어질 뿐이다. 여가(餘暇) 고대 이래 전통적으로 사회의 지배계급 혹은 귀족계층이 누려온 '여가'는 기본적으로 그들의 억압적인 지배하에 있었던 하층민의 노동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이 기본적인 사실을 은폐하고자 지배세력이 꾸며낸 허구적인 아이디어가 '노동의 신성함' 혹은 '노동의 존엄성'이었고, 그것을 기초로 '노동윤리'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 김종철 짝수 짝수를 좋아한다면 책도 좋아할 겁니다. 책은 홀수로 끝나지 않거든요. 차별금지법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란'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어떤 차별을 금지해야 할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이 성소수자 '때문에'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면,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이 분명하므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이주민, 무슬림 '때문에'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면, 인종, 민족, 피부색, 출신 국가, 종교 등으로 인한 차별이 존재하는 게 분명하므로 그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 - 김지혜 신 신은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없기에 엄마라는 존재를 만들었다가 신은 모든 곳에 존재하려고 아기를 내려보냈다. 꼴값 꼴값의 사전 의미는 '얼굴값'이라고 하지만, 소에게 먹이는 풀을 ' 꼴 '이라고 했던 시절에 꼴을 베는 값어치도 못 했다는 뜻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꼴값을 못한다는 말은 아주 예전에 거창하게 모욕적인 말이었습니다. 꼴값을 합시다. 상징 서울을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 혹은 기억에 남는 인상은 무엇인가? 나는 산이라고 생각한다. - 정석 선진국 사상 이 탄생하는 곳이 선진국이다. 수오지심 연예계와 체육계가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으뜸인 직업군이지 싶다. 미성년 시절에 저지른 학폭으로 은퇴나 그에 따르는 처벌을 자처한다. 그 대척점에는 정치계라는 직업군이 있다. 어떤 반성이나 은퇴도 없다. 팬데

이제 거부해야 할 것

문재인 후보의 공약 중 '최저임금 일만원 1 '과 '노동회의소 설립'을 눈여겨봤다. 최저임금 공약은 지키지 못하겠다며 진작에 사과 했고, 노동회의소 설립은 아예 언급되지도 않는다. 후보 시절에는 친노동을 표방했지만, 당선 후의 행보는 노동을 지우고 친재벌로 기울었다. 코로나19로 양극화는 더 심해졌는데 빈자와 약자에게만 가혹한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했지만 서민의 삶은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 문재인 정부는 양극화, 재벌개혁, 노동문제에서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특히 부동산 양극화는 역대 최악이다. 문재인 정부의 숫자로 본 경제 성과를 차치하고 최악평을 한마디로 하면 이렇다. "정권 전반기는 김정은과 악수만 했고, 후반기는 마스크만 착용했다." 2 21대 총선에서 시민은 민주당에 180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을 몰아줬다.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준 이유는 눈치를 보지 말고 개혁하라는 촛불의 명령이었다. 개혁하는 민주당을 바랬지만, 절대다수가 찬성하는 법률 앞에서는 합의처리를 핑계로 우물쭈물하거나 타협하며 개악을 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차선도 아니고, 이렇게 개판을 쳐도 저쪽은 찍지 못할 거라며 배짱을 튕기고 있다. 이렇게 무능하면서 바쁜 정당은 사회공적(社會公敵) 이다. 지금 민주당이 하는 꼬라지를 봐서는 저쪽과 별반 차이가 없는 오른쪽이 다수로 보인다. 민주당은 왼쪽과 오른쪽으로 쪼개져야 한다. 오른쪽 민주당이 건전한 보수를 표방하며 저쪽과 차악과 최악을 다투어야 한다. 저쪽은 저절로 불량 보수가 되어 쪼그라들다 자민련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순리이다. 넓어진 왼쪽은 더 많은 진보정당이 그 자리를 차지하여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종자 가 원래 그런 저쪽이 아니라 이쪽에서 하는 쓴소리가 더 아프겠지만,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이 정확하고 예리하게 지적했다. 우리가 단호하게

누구에게 장학금을 주어야 할까요?

여기 성적이 좋은 학생과 가난한 학생이 있다고 칩시다. 장학금은 누구에게 주어야 할까요?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생 가운데 51%가 연소득 1억 1천만원 이상인 소득구간 8~10구간 가정의 자녀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구간 자녀 비율의 경우 2016년 41.4%에서 지난해 51%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연 소득 1억7000만원이 넘는 10구간의 비율도 25%에 달해 전체 대학 평균 10.3%에 비해 2.4배 높았고, 기초 차상위 가정은 5.8%에 불과했습니다. 1 장학금은 누구에게 주어야 하는가? 답은 명확하다. 가난한 학생에게 주어야 한다. 그것이 원래 장학금의 취지이고, 교육경제학에서 확립된 이론이며, 선진국 대학의 오랜 관행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장학금은 의례히 성적 좋은 학생들에게 주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운영되어 왔다. 2 성적이 좋은 가난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면 이견이 없겠죠. 이 경우가 아니라면 공정과 공평을 따지며 갑론을박이 이어질 겁니다. 공정과 공평 문제로 따따부따하기 전에 장학금을 끼니 로 생각하면 누구에게 주어야 할지 더 명확하지 않을까요. 기본권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기본권은 시대마다 변해왔지만, 차별적으로 적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은 끼니가 선택권이 아니라 기본권입니다. 장학금은 가난한 학생이 학업을 이어갈 끼니입니다. 그렇다면 장학금은 성적이 좋은 학생이 아니라 가난한 학생에게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살아온 세월이 50년이 넘어서야 장학금을 끼니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집도 끼니로 생각합니다. MBC, 2020.09.28, 이탄희 "서울·연세·고려대생 중 고소득층 가정 비율 증가" 이정우, 《약자를 위한 경제학》, 개마고원, 2014년, 302~303쪽

핸드메이드 기사

소설 《만다라》를 쓴 김성동 작가는 소설을 비롯한 문학이야말로 마지막까지 버텨내야 할 '가내수공업'이라며 컴퓨터가 원고지를 대신하면서 소설을 찍어내는 것 같다고 했다. 기계로 글을 쓰니 작가들 개성이 다 사라졌어요. 원래 우리 문장은 출렁이는 음악성이 있는데, 컴퓨터로만 글을 쓰니 단문만 선호하고 있어요. 어휘도 빈곤해지고요. 요즘 글을 보면 '모르스 부호'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소설은 말이죠, 끝까지 지켜야 할 '가내수공업'이에요. 1 김성동 작가가 컴퓨터에 적응을 못 하고 이메일도 사용하지 않아서 하는 지청구가 아니다. 가끔 작가 지망생들의 습작을 읽어보면 소설을 붕어빵 찍어내듯이 대량생산으로 찍어내고 있어 안타깝다고 한다. 김치냉장고가 나오면서 김장이 사라졌듯이 컴퓨터로 글을 쓰면서 어휘가 빈곤해지고 단문만 선호하여 모르스 부호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정유정 작가는 소설 《7년의 밤》을 쓰기 위해 빼곡하게 기록한 취재 노트, 타임라인 노트와 작업 노트를 바탕으로 원고지 2000장 분량의 초고를 썼다고 한다. 언론계 신화가 된 '워터게이트 사건'은 약 3년여의 세월을 오로지 이 사건을 추적해서 결국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냈다. 수고의 빈곤함을 우려한 작가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이미 기자는 컴퓨터로 기사를 찍어내고 있다. 이런 신종 기자를 기레기라고 부른 지 오래됐다. 그 자리를 인공지능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가내수공업을 발품이라고 갈음한다면 기레기는 제일 먼저 없어질 직업군이 됐다. 가까운 미래는 발품 취재가 가내수공업이 될 것이다. 기자도 마지막까지 버텨내야 할 가내수공업자이다. 훗날 가내수공업 기자가 명품 기자인 시대가 도래하고, 가내수공업 기자가 쓴 기사는 '핸드메이드 기사'로 불릴 것이다. 1. 부산일보, 2020.02.01, 불멸의 종이, 만세!

여성, 인종 그리고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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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1223 Toni Morrison 형편없는 구분이긴 하지만 여성은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페미니스트, 반페미니스트 그리고 중립적 인도주의자다. 각 집단은 적어도 한 집단에 대해 어느 정도 적의를 보인다. 페미니스트는 의식 수준을 충분히 끌어올려 여성 인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며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현대 페미니스트는 격렬한 성적 억압을 자본주의 탓으로 돌린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와 남성 탓으로 돌린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분열됐다. 사회주의 페미니즘과 급진적 페미니즘 모두 여성들 사이의 배신이 소수 집단의 자기혐오와 결혼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서 나오는 잔여물이라고 생각한다. 반페미니스트는 정치, 경제, 문화 제도가 남성을 성실하게 만들지는 못해도 난봉꾼은 되지 않도록 관리한다면 그 제도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페미니스트의 공산주의와 무신론을 비난하는 반페미니스트는 남성의 가장이자 아버지 역할이 문명사회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반페미니스트는 여성이 남성과 비슷한 활동을 하는 것에 절대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 중립적 인도주의자들은 세 집단 중 가장 큰 집단이다. 페미니스트와 반페미니스트는 수를 늘리기 위해 이 집단을 유혹하지만, 이들은 양쪽으로부터 경멸과 불신을 얻기도 한다.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즘의 성과로 득을 보지만 어떤 기여도 하지 않아 이 집단을 방해자나 기회주의자로 본다. 반페미니스트는 이들이 겁쟁이이며, 보호주의가 달면 삼키고 쓰면 노골적으로 뱉으며 부당 이익을 취한다고 생각한다. 중립적인 여성은 급진적 페미니스트의 공격적인 태도를 부끄럽게 여기고, 매력이 없으며 남성처럼 생각한다. 반페미니스트는 말투가 우습다고 여기며 무지한 종교적 광신자이거나 노예근성이 충만하다고 본다. 세 집단의 분열은 씁쓸하지만 실질적인 문제들로 인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어떤 성향을 가진 여성이든 생리적 속박은 매매나 교환의 수단으로 삼도록 강요받는다. 즉 자녀를 위해 한 계층으로서 보호를 요구한다는 의미다. 끈질긴 남성 우월주의는

비정규직 민주주의

앞으로도 우리의 입은 진보를 외칠 것이고 발은 지폐가 깔린 안전한 길을 골라 걸을 것이다. 촛불의 열매를 챙긴 소수 민주주의적 엘리트들 역시 노동대중을 벌레처럼 털어내며 더욱 창대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의회공화국이며 모든 권력도 국민이 아니라 자본과 소수 좌우 엘리트들로부터 나온다. 그러니 심지 없는 촛불이 아무리 타올라도 우리의 비정규직 민주주의는 여전할 것이고 세상도 기득권자들을 위해 적당하게만 바뀔 것이다. 그래서 난 촛불이 타오를수록 더욱 슬프다. - 이산하, 「촛불은 갇혀 있다」 부분 1960년생인 이산하는 1979년 경희대 국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학생 운동과 필화사건으로 16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지하신문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일찌감치 수배된 그는 도피생활 4년째이던 1987년 3월에 제주도 4·3사건을 다룬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녹두서평』 창간호에 발표한다. 이 일로 지명수배 끝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며, 아들의 구속에 충격받은 이산하의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한라산」은 김지하의 「오적」 이후 최대의 필화사건으로 국제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한국에 직접 찾아와 정권에 항의하며 이산하의 석방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 이산하, 《악의 평범성》, 창비, 2021년, 129쪽 이산하 시인은 광화문 광장에 타올랐던 촛불은 기껏 나무를 골라 옮겨 심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독재의 무기인 칼은 몸을 베고, 자본의 무기인 돈은 정신을 베고 있다며 우리는 몸도 베였고 정신도 베여서 이것밖에 안 된다고 진단했다. 촛불의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미해서 자본과 촛불의 열매를 챙긴 소수 좌우엘리트들이 권력을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 광화문 광장은 텅 비었고, 민주주의는 비정규직이 되어 슬프다고 한다. 시인은 희망이 없다고 한다. 결코 역설적 표현이 아니다. 시인은 지금의 민주주의를 비정규직 민주주의라고 정의한다. 자본과

라떼는 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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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라떼 셋이 모여 쐬주 한잔했다. 중구난방으로 이바구를 털다가 라떼1이 하숙집에서 연탄을 땠던 거 기억하냐고 묻자 기억에 없다고 한다. 그건 모르겠고 90년 초까지도 고속버스나 기차에서 담배 피우며 고스톱을 쳤다고 라떼2가 말하자 나도 그랬다며 라떼1이 맞장구를 쳤다. 라떼 얘기는 흘러흘러 이구동성으로 요즘 애들은 싸가지도 없이 무례하다며 모두까기가 시작됐다. 조용히 듣고 있던 라떼3이 젊은이들 앞에서 그런 얘기 하면 꼰대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생각해봐요. 우리 20대 때 30년 전이라면 6.25 전쟁 직후인데 그때 얘기를 들으면 딴 세상 얘기였잖아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얘기인데 눈곱만한 공감은커녕 귓등으로나 들었어요. 맞는 말이다. 옛날에 좋았던 서사는 옛날이라 좋았고, 지금은 지금이라 좋은 서사가 있다며 한비자는 수주대토(守株待兎)를 말했다. 라떼 얘기는 언제나 꼰대질이었다. 라떼3에게 라떼1, 2도 역시 꼰대였다. 쌍둥이도 세대차이를 느낀다는 말이 헛소리는 아니다. 그날 라떼3은 라떼1, 2보다 천여 일을 적게 살았지만 천 년을 더 산 지혜를 건네줬다. 젊은이는 무례하고 싸가지가 없다며 타박을 들어야 한다. 무례하지 않고 싸가지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은 마음이 굳어가며 세상과 협잡했다는 것이다. 타협할 줄 몰라 싸가지가 없다는 것이 젊은이의 존재 이유다. 우리끼리 있을 때나 라떼 얘기하고, 한 살이라도 젊은 사람에게는 라떼만 사주기로 했다. 고쳐 쓸 수 없는 꼰대는 되지 말자며 막잔을 털어 넣고 자리를 파했다.

기레기와 개소리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2020년 세계언론자유지수 (World Press Freedom Index)에서 180개국 중 한국이 42위라고 한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2006년 31위까지 올랐지만 박근혜 정부였던 2016년엔 70위로 가파르게 떨어졌고, 2017년에는 63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8년부터 20계단이나 상승했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다. 그렇지만 언론 신뢰도는 꼴찌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국가별 언론 신뢰도를 분석한 '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0 '에 따르면 한국이 언론 신뢰도 21%로 40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최하위 수준이다.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앞으로도 언론 신뢰도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기자협회 편집위원회는 "뉴스 이용자의 편향성 문제는 사회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중대하다"며 언론의 신뢰도 하락이 뉴스 소비자의 ' 지독한 수준의 뉴스 편식 '에 있다고 지적한다. "입맛에 맞지 않는 뉴스에 언제든 ‘가짜뉴스’라는 딱지를 붙일 준비가 되어 있는 국민들에게 언론을 신뢰하는지를 물으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언론 신뢰도가 40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한 건 당연한 귀결"이라고 한다. 뉴스 신뢰도 하락을 정치적 양극화로 나와 같은 관점의 뉴스만 접하는 소비자 탓으로 돌린다. 기레기 역사는 길지만 홍가혜를 허언증 환자로 만들며 표면화됐다. 홍가혜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이 민간 잠수사들의 입수를 적극 돕지 않거나 막고 있다"라고 한 방송 인터뷰로 인하여 허위사실 유포로 체포되어 구속까지 됐다. 홍가혜는 24시간 CCTV가 돌아가는 목포교도소 독방에 3개월 동안 갇혔다. TV 시청도 금지한 인권침해를 당했다. 1·2심 무죄 판결에 이어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했다. 디지틀조선일보는 인터뷰가 있었던 20

머루야 잘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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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6 ~ 20210303 너는 강쥐일 때 유기견이 됐다가 인연이 닿아 우리 집으로 왔다. 머루라는 이름은 유기견센터에서 부르던 이름이었지만 네게 잘 어울렸다. 엄마는 슈나우저인데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며 놀려서 미안하다. 어머니가 널 아들로 삼아서 졸지에 나는 네 형이 됐다. 말썽 한 번 피지 않았고, 대소변을 화장실에서 가리는 영특함을 보여줬다. 너보다 한 살 어린 우박이랑 싸워서 번번이 졌지만 승복하지 않고 나와바리를 지키려는 꼬장도 보여줬다. 오랜만에 봐도 항상 반겨줬고, 다른 식구랑 자다가도 오줌을 누고 유독 나를 깨우며 간식을 달라고 했다. 가끔 혼술할 때 곁에 엎드려 안주발 때문에 그런 건 아니라는 눈빛으로 내 얘기도 들어줬다. 어려서 교통사고를 두 번이나 당했지만 꿋꿋하게 이겨내서 병원에서는 장수할 거라고 했다. 황급히 아파질 줄 몰랐고, 황망히 떠날 줄 몰랐다. 어제는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더라. 매화꽃이 피고 눈 내리면 유독 네 생각이 날 것 같다. 난 괜찮으니 넌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더 행복하여라. 그 별에서 만날 때 아는 체나 해주렴 . 머루야 잘 가렴.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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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트윈타워엔 청소노동자가 '산다' 정화조가 가득 차면 배변조차 불가능해진다. 쓰레기가 쌓여 거리에 발 디딜 틈이 사라진다.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우리는 이동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생시몽은 "산업사회가 고도화되고 규모가 커질수록 각 구성원이 맡은 유기적 일 중 하나만 펑크가 나도 사회가 피곤해진다"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나는 생시몽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하나가 펑크 나면 사회가 피곤해지는 수준이 아니라 이 도시는 거의 붕괴될 것이다. 이 위험을 자본주의가 방치할 리가 없다. 자본주의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세운 전략이 실업과 저임금 전략이다. 그 누구도 꺼리는 이른바 3D 업종 종사 노동자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을 막기 위해 자본주의는 늘 일정 수준의 실업자를 만들어낸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많아져야 누군가 이런 일을 기꺼이 하겠다고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이 힘든 일에 자원하면 자본주의는 가능한 한 가장 낮은 임금으로 이들을 혹사한다. 혹사에 지쳐 이들이 "나 도저히 이 일 못하겠어요"라고 버티면 잽싸게 다른 누군가로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시스템이 맞물리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하고 소중한 청소 노동은, 가장 힘들고 돈도 되지 않는 하찮은(?) 노동으로 전락했다. (...) 몇 달 전 시급 50원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던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도 해고의 구렁텅이로 내몰렸다. 그들은 그 건물을 무려 10년 동안이나 청소해 온 이들이었다. 자본주의는 말한다. "시급을 올려달라고? 당장 꺼져! 너희들 대체할 사람 많아!"라고 말이다. 자본에게 청소 노동자들은 시급 얼마짜리 청소 도구일 뿐이다. (...) 깨끗이 치워진 거리와 건물을 '단가 얼마짜리 노동'으로 볼 것이냐, 소중한 이웃들의 노동의 총체로 볼 것이냐가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을 결정한다. 이 추위에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당당히 나선 L

기레기인가 기더기인가

파리의 유충인 구더기는 더러운 곳에 살고 징그럽지만, 지렁이처럼 분해 능력이 뛰어나 음식 쓰레기를 분해하고 정화한다. 반면 쓰레기는 인간이 만든다. 특히 플라스틱처럼 썩지 않는 쓰레기는 골칫거리이다. 구더기에 대해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에서 조안 엘리자베스 록은 이렇게 썼다. "구더기는 대개 쓰레기, 똥, 동물 시체 같이 죽은 것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것을 먹는데, 인간을 포함한 살아 있는 동물의 방치된 상처나 죽은 표피도 구더기에게는 좋은 먹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추잡한 식성 때문에 구더기를 혐오하지만, 썩은 살이나 오물을 효율적으로 분해하고 순환시키는 바로 그 식성 때문에 구더기가 중요한 것이다. 사실 구더기가 이러한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온갖 썩은 오물의 악취에 질식해 장미 향기는 맡지도 못할 것이다." 1 구더기의 특성을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기도 한다. 2 지구 입장에서 보면 해충은 없다. 2015년 12월 사이언스지에 실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논문 수석저자인 레프레톤 박사는 "세계 전역에서 해마다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속도로 플라스틱 양이 늘어난다면 오는 2060년이 되면 전체 물고기 양보다 플라스틱 양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3 호주 해양산업연구소는 2015년 현재 바닷새들의 90%가 소화기관에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있고, 2050년경이면 바닷새의 99%가 생존의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4 쓰레기가 분해되는 기간은 비닐봉지가 50년, 페트병은 500년, 폐건전지는 200만 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인류가 망하면 닭뼈와 플라스틱을 화석으로 남길 것으로 예측한다. 지구 입장에서 보면 쓰레기는 해악이고, 쓰레기를 만든 인간은 해로운 종족이다. 기자와 쓰레기를 합쳐 기레기라 하고, 기자와 구더기를 합쳐 기더기라 한다. 구더기는 자연에서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쓰레기는

코로나 시대의 두 계급 이야기

2020년 12월 1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030명(지역발생 1002명, 국외유입 28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주말에 검사량이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진자가 매우 가파르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3단계가 시행되면 10명 이상 모이는 모든 행사나 모임이 전면 금지되고 스포츠 경기도 중단된다. 학교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문을 닫아야하고, 직장의 경우 필수인원 이외에는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종교활동은 모임이 금지된다. 모든 일상이 셧다운 되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를 둘로 쪼갰다. 안전하게 격리된 채 일할 수 있는 비대면 계급(Untact Class 1 )과 외부에서 코로나에 노출된 채 일을 해야 하는 대면 계급(Contact Class)으로 나눴다. 자본가, 부동산업자, 정규직 화이트칼라는 비대면 계급이 되었고,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블루칼라 등등 대부분의 노동자는 대면 계급이 되었다. 비대면 계급의 소득은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늘어났지만, 대면 계급의 소득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일상을 봉쇄하는 거리두기 3단계는 대면 계급의 생존을 위협하는 강력한 조치이다. 한국은행은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될 경우 취업자 3명 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 2 으로 전망했다. 봉쇄령이 내리자 시위가 격해지는 서구사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1997년 경제위기 이후 금융기관 부실정리를 위해 2006년까지 투입된 공적자금이 약 169조 원이다. 3 그 돈으로 비대면 계급의 최상위층인 될 자본가는 죽지 않고 살아났다. 대신 중소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했고,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이 난무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금가락지까지 다 빼준 덕분에 되살아난 자본가는 코로나 시대에 꿀을 빨고 있다. 코로나 시대는 비대면 계급이라는 그 자체가 대단한 특혜이다. 코로나 시대에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

지구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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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코로나19에 걸렸거나 의도치 않게 퍼트리는 사람을 비난하지 말아야 합니다. 코로나는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도 않고, 걸려도 감기처럼 지나가 경각심이 낮아집니다. 사스나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낮지만 이는 전파속도가 빨라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것뿐입니다. 코로나는 우리를 이간질하는 참 나쁜 전염병입니다. 코로나는 사악하지만 지구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손뼉을 칠지도 모릅니다. 지구의 평균 온도는 약 15도이지만, 1750년경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섭씨 1도 정도 더 따뜻해졌습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0% 이상 증가했고요. 최소 80만 년 지구 역사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상승 폭 2도는 온난화의 위험 수위로 여겨져 왔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번 세기말에는 3~5도 정도 상승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1 이미 상승한 약 1도의 영향으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더위가 심해지고 기상 이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의 에리히 피셔는 3년에 한 번 발생할 폭염이 오늘날 이미 5배나 증가했음을 밝혔고, 폭염이 1.5도로 상승하면 다시 두 배로, 여기서 0.5도 더 상승하면 또다시 두 배가 되리라 예상했습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극심한 폭우 5건 가운데 1건은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를 지속해서 배출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2 《인류세》 저자인 클라이브 해밀턴 교수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우리는 지구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지구 시스템을 통제하려는 것(이를테면 행성 규모의 지구공학 기술을 통해)은 어리석은 시도다. 하지만 뒤로 물러나 모든 것을 혼란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고자 희망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우리가 지구 시스템에 초래한 혼란 중 일부는 현재 되돌릴 수 없으며, 그로 인한 영향은 수천 년간 지속될 것이다." 3 코로나는 인간에게는 위협이지만 지구 입장에서 보면 반복되는 과정일 뿐입니다. 지구는 지금까

樂書 혁명

혁명 모든 혁명은 공포라는 이름값을 한다. 떨고 있는 무리가 1도 없다면 촛불은 여전히 미완이거나 혁명이 아니었다. 약탈의 시대 이윤은 자신이 가져가고 손실은 다 같이 분담하는 약탈적 자본가의 시대를 위협하는 헌금은 자신이 가져가고 손실은 n빵을 하는 약탈적 종교의 시대이다. 무서운 직업 교회 나가는 의사랑 새벽 예배하는 판사가 요즘 제일 무서운 직업군이랍니다. 격차 격차 없이 고르게 잘 사는 나라는 도회지와 시골의 주거환경을 보면 안다. 도회지나 시골집이 별반 다르지 않다. 나쁜 영향 최저임금 상승의 나쁜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떠벌리면서 사내유보금 적립의 나쁜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4월 16일 아침 4대강 수중보는 폭파시키고, 세월호와 가습기 참사 관련자나 기업은 작살을 내고, 개혁입법은 186표로 통과시키고, 판새 18명쯤 탄핵하고, 검새 20명쯤 압색하여 탈탈 털고, 국회의원 21명쯤 제명시키고 개헌할 줄 알았습니다. 4월 16일 아침에요. 낙태법 여성이 남성과 같은 인간이라는 보편적 지위를 얻는 투쟁의 산물이 낙태법 폐지이지 싶다. "낙태는 여성의 기본권입니다. 설령 임신 9개월이 됐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그러겠다고 결정하면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예요." 마리 클로드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칠 샤워를 갈음할 우리말로 물칠이 좋지 싶다. 수명 우정은 우연히 생긴지라 수명이 길고, 애정은 애매하게 생기지라 수명이 짧다. 국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로 하자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야만 겨우 일제청산이 끝났다. 노벨기버상 온라인에서 자막을 번역하는 분들이랑 오프라인에서 유기동물을 임시 보호하는 분들을 위해 노벨기버상(Nobel Prize in Giver)을 신설했으면 싶다. 비박 비박(Biwak)은 非泊으로 써도 좋지 싶다. 유행 자본주의 최대 발명품은 '유행'이랍니다. 똑같은 기능을 자꾸 사게 만들거든요. 저널리즘 토크쇼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