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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지구 - 온난화 시대에 대응하는 획기적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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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신하는 단 한 가지는 어떤 형태가 됐든 간에 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혁명의 정의(定義)와는 무관하게, 앞으로 수십 년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의 모든 것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수준의 변화다. 오래된 세계는 죽었다. 앞으로 다가올 세계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31) 기후와 관련된 가장 커다란 거짓말은 개개인의 행동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에너지 소진과 지속적인 실패를 낳는 레시피나 다름없다. 개개인의 행동은, 오직 그 행동으로 인해 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때에만 유용하다.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뿐이다. (32) 기후 비상상태와 관련해 가장 충격적인 진실 중 하나는, 산업혁명 초창기 이래 인간의 모든 탄소 배출 중 절반이 1992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2019년 지구의 탄소 배출은 인류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가 저지른 일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충분한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계속 지구온난화에 일조했다. 우리는 이 변화가 수 천 년 동안 계속될 것이며 그 변화에 가장 적게 기여한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을 알고 있다. 지구 역사상 가장 부자인 사람들을 더 부자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기후변화는 언제나 선택의 문제였고, 우리의 지도자들은 수십 년간 거듭 잘못된 선택을 하며 우리를 실망시켰다. (52) 우리는 소유의 개념을 버리고 상대방과의, 그리고 우리가 집이라고 부르는 이 세계와의 의견을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한 증상일 뿐이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간의 행동이 이 세계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에게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물리적 영향을 끼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진정으로 많은 것이 교차하고 서로 연결된 세상의 문턱에 서 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모든 사람을 위한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 (65) 획기적 변화를 만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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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미술 작품을 '본다'니, 어떻게 하는 걸까? (13) 일반적으로 '색'은 시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하얀색이니 갈색이니 파란색이니 하는 이름이 붙은 시점에 개념적이기도 해요. 각각의 색에는 특정한 이미지가 있어서 그걸 (시각적인 것이 아니라 그 특징적인 이미지로) 이해하고 있어요. (21) 애초에 나한테는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평범한 거고, '보이는' 상태는 모르니까. 보이지 않아서 뭐가 큰일인지 실은 잘 몰라. (54) 나한테는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평범한 거고 '보이는' 상태는 모르니까, '보이지 않으면 고생한다.'라는 말을 들어도 무슨 뜻인지 몰랐어. (55) 그 무렵 나는 크게 착각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시라토리 씨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작품을 만질 수 있는 편이 좋을 거라든지 체험형 작품을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라토리 씨 본인은 만질 수 있는지 여부를 티끌만큼도 신경 쓰지 않았다. 평면이든, 영상 작품이든, 조각이든, 관심이 가면 "좋은데, 보고 싶어."라며 미소 지었다. (69) 시라토리 씨는 스무 살 무렵까지 빛은 보였다고 했다. 어릴 적에 시각을 잃었기 때문에 모양과 색 등 '시각의 기억'(시라토리 씨는 이렇게 부른다)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빛의 이미지만은 뇌리에 강렬히 새겨져 있다고. 그래서 소리와 빛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우리가 보는 것과 시라토리 씨가 그리는 이미지가 어느 정도 일치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76) 보이지 않기 때문에 느끼는 게 있지 않느냐고 자주 듣는데. 그야 보이지 않아서 느끼는 게 있긴 해요. 하지만 보이지 않으니까 느끼는 건, 보이니까 느끼는 것과 나란히 있는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해요. 그 두 가지에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묻고 싶다니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비로소 보이는 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맹인을 미화하는 게

인종차별과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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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다'는 것은 생물학적이거나 문화적인 개념이 아니라 정치적 개념이다. 그렇지만 '흑인'이라는 단어는 나라마다 쓰임새가 다르다. (19) 인종차별은 오래된 인간 본성이라는 주장이 흔한데, 이는 인종차별을 없앨 수 없다고 넌지시 말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오늘날 우리가 인종차별로 인식하는 현상은 신세계의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아프리카인 노예노동을 체계적으로 사용한 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17~18세기에 처음 개발된 것이다. 그리고 신세계 플랜테이션은 농장의 노예 사용은 자본주의가 세계 체제로 처음 등장하는 데서 중심 구실을 했다. (28) 흑인이 자기 피부색을 바꿀 수 없듯이, 인종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없으므로 차별을 피할 수 없다. 이 특징은 인종에 따른 차별과 종교에 따른 차별의 중요한 차이를 보여준다. 종교를 이유로 박해당하는 사람은 신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36) 인종차별 탓에 노예제도가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 반대로 노예제도의 결과물로서 인종차별이 태어난 것이다. 신세계에서 부자유 노동을 한 사람들은 백인이거나 흑인이거나 황인이었고, 가톨릭이나 개신교나 기타 종교의 신자였다. (46) 인종차별은 노예제도와 제국이 낳은 창조물이다. 인종차별은 자본주의가 만인에게 보장하겠노라 약속한 권리를 식민지의 천대받는 사람들에게는 평등하게 보장하지 않은 일을 옹호하기 위해 개발됐다. (60) 마르크스는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주요 조건 세 가지를 알아차렸다고 볼 수 있다. 1) 노동자들 사이의 경제적 경쟁 2) 인종차별 이데올로기가 백인 노동자에게 미치는 호소력 3) 인종에 따른 노동자 분열을 조장하고 유지하려는 자본가계급의 노력 (68) 인종차별이 백인 노동자의 이익에 어긋난다는 사실, 그 이익을 물질적 이익으로 아주 협소하게 보더라도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인종차별이 자본주의의 유지에 일조하고 그럼으로써 백인 노동자와 흑인 노동자 둘 다에 대한 착취가 계속될

自序 -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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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초판본 전동차(電動車) ― 철갑 캡슐에 실려 호흡곤란으로 숨차하다가 고개를 들어 보면 내려야 할 역(驛)을 또 지나쳐 버렸다······ 낭패 죽음의 기나긴 식도(食道). 지나쳐 버린 역들을 멍멍하게 바라본다. 1989년 11월 이상희 잘 가라 내 청춘/이상희/민음사 20070420 88쪽 7,000원 세상에 나와 이로운 못 하나 박은 것 없다. 못 하나만 잘 박아도 집이 반듯하게 일어나고 하다못해 외투를 걸어두는 단정한 자리가 되는 것을, 나는 간통을 하다가 생을 다 보냈다. 시를 훔치려고 소설을 훔치려고 외람된 기호를 가장했다. 아, 나는 남의 것을, 모든 남의 몫뿐이었던 세상을 살다 간다. 가난한 눈물로 물 그림을 그리던 책상은 긍지처럼 오래 썩어 가게 해 달라. 단 하나, 내 것이었던 두통이여, 이리로 와서 심장이 터지는 소리를 막아 다오. 그리고 떳떳한 사랑을 하던 부럽던 사람들 곁을 떠나는 출발을 지켜봐 다오. 1 그가 앉은 섬에는 낙타가 바늘 속으로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2 나는 나의 시대를 미행할 뿐 눈물 폭죽을 터뜨리며 뛰어가는 광장의 가장자리를 따라 초조한 범인 검은 쇼윈도에 흘낏 제 꼬리를 감출 때 겅중겅중 위태한 징검돌 개울에서 자라는 혹을 밟으며 건너갈 때 갈채에 떠내려가는 회미한 손금 찢어진 얼굴들 있었지만 나는 가까이 또 멀리서 손아귀 단단히 말아진 신문 부시게 터지는 외신 카메라 플래시를 가리느라 가끔 펴 들고는 말 못할 말 없이. 3 연밥 하나 주시겠어요 탈색한 냉이도 반 다발 연밥은 수상하다니까요 이렇게 많은 구멍들을 보세요 절망을 놓쳐 버린 표정이군요 4 달면 뱉고 쓰면 삼킨다 가죽처럼 늘어나 버린 청춘의 무모한 혓바닥이여. 5 눈물은 결국 만리포 파도처럼 죽은 마음의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깔깔한 사랑의 모랫벌을 다시 달리게 했다. 6 오늘은 하지(夏至) 죽음이 가장 긴 날. 7 다시 걸으리 믿음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지나가는 버스를 세어

시민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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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박근혜 탄핵 사태 때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아동·청소년은 이듬해 대선에서 투표하지 못했다.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선거법 연령을 19세로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청소년은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천부인권의 주체로서 '현재의 시민'이다. 즉 '성장하는 시민 becoming citizen'일 뿐만 아니라 '현재의 시민 being citizen'이기도 하다. 현존하는 시민이므로 당연히 시민으로 대우해야 한다(23)'.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국민의 지위를 인정받지만 참정권은 소외되었다. 우리나라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정당에서 활동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64조에서는 최저 근로 연령을 '15세 이상자'로 규정하고, 민법상 혼인은 '18세 이상'이면 가능하다. 선거법 연령만 '19세'로 규정한다. 18세는 혼인과 동시에 성인의 권리와 의무를 갖지만 정치적 참여 영역에서만 권리를 제한받아 형평성에 어긋난다. '독일의 녹색당은 연령 제한이 아예 없다. '당의 기본 가치와 목표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이면 당원이 될 수 있다(78)'. 성인들은 그들의 의사 결정에서 오는 이익의 축소를 우려하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이 가능한 정치적 의사 결정의 영역에 늦게 진입하기를 바란다(54)'. '40세인 사람이 16세인 사람보다 그들을 대표하는 더 좋은 정당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는 없다(124)'. '19세 미만의 국민을 일일이 통제하려는 '유모 국가 nanny state'의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107)'. '세계는 21세에서 18세로, 이제 16세로 시민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125)'. '우리는 재산, 성별, 인종의 장벽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인권의 영역을 확

조선, 1894년 여름 - 오스트리아인 헤세-바르텍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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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를 하던 나는 1894년 여름 일본을 떠나 미묘한 상황에 처해있던 조선으로 여행을 시도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의 남부 지방은 정부에 대한 봉기가 극심했고, 동아시아의 두 강대국인 일본과 중국은 조선의 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전쟁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이 전쟁은 세계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건이다. 따라서 중국과 일본 그리고 조선의 정치적·문화적 관계를 이해하기에는 적기였다. (4) 누군가 나에게 부산과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조선인의 비참한 생활은 그들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원하기만 한다면 그들은 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관리들이 도둑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애써 돈을 모아봐야 이들에게 강탈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생활비와 담뱃값 이상으로 돈을 벌 필요가 있겠는가? 실제로 푼돈이라도 남으면, 은밀한 곳에 숨기거나 땅에 묻는다. 부유한 상인들조차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돈을 숨겼다가 발각되었는데도 바치기를 거부하면, 대부분 전 재산을 몰수당한다. 이들은 자기들끼리도 그렇지만 낯선 이방인에게도 매우 정직하다. 절도와 강도는 비교적 드물며, 살인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5년간 전체 구역에서 살인은 두 건밖에 없었다. 살인자는 머리가 잘리는 처벌을 받았다. (24) 조선 땅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알기 위해 이 나라를 찾은 여행자에게 부산은 엄청난 실망을 안겨준다. 그 이유는 조선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가 조선의 영토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조선과 아무런 연관도 찾아볼 수 없는 철저한 일본 도시이기 때문이다. (27) 나중에 나는 부산보다 북쪽에 있는 도시들에서도, 조선인이 얼마나 게으르고 느려 터진 민족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건장한 체구의 조선 남자들은 모두 담배 파이프를 입에 물고 담배 주머니를 허리춤에 차고 있었다. 담배 피우고 빈둥거리는 것이 남자들의 유일한 소일거리처럼 보였던 반면, 여자들은

우선 집부터, 파리의 사회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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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프랑스의 임대주택은 역사부터가 다르다. 한국의 임대주택 역사는 1988년에 '영구임대주택'이라는 최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짓기 시작해서 이제 30년을 넘어간다. 반면 프랑스의 사회주택은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프랑스의 첫 번째 사회주택은 기업가인 장 바티스트 고댕(Jean Baptiste Godin)이 1858년부터 1883년까지 건설한 노동자 주택이다. 그는 공장 노동자에서 기업가로 성공해 많은 자산을 모았는데, 노동자 시절에 마주했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기억하고 자신의 재산을 노동자들을 위한 주택을 짓는 데에 사용했다(84)'. 약 500여 채의 노동자 주택을 지었다. 고댕이 노동자주택을 건설하던 시기에 사회주택은 다른 기업가들과 도시로 퍼져나갔다. '프랑스 전국에서 기업가를 중심으로 지어지던 사회주택은 1894년에 최초로 사회주택에 대한 법률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85)'. '프랑스의 노동자주택 및 사회주택은 법률 제정 이전에도 법을 통해 기업가나 지자체장의 개별적인 선의의 틀을 벗어나 사회의 지원을 받는 주택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 노동자들을 위해 소수의 의식 있는 자산가가 직접 주택을 건설하기 시작한 지 40~50여 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국가가 사회주택에 관여(86)'하게 된다. 프랑스에서 사회주택이 발달한 이유는 단순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의 개념만이 아니었다. 1906년에 도시 인구가 전체의 62퍼센트에 도달하며 전염병이 창궐하고 영아 사망률이 20퍼센트에 달했다. 미래의 노동력을 감소시키는 국가적인 위험 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맞물려 있었다. 1912년에는 오늘날과 유사한 방 하나의 최소 규모를 9제곱미터로 정했다. 1919년에는 주거 환경이 열약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법률을 만들었다. '1884년부터 발전된 사회주택에 대한 제도는 1930년대에 들어서 오늘날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게 되었다(92)'. '1

죽은 역학자들 - 코로나19의 기원과 맑스주의 역학자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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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질병에 대한 조사 결과를 무기로 삼는다. 소농에게 비판을 떠넘기는 것이 농축산업, 애그리비즈니스 Agribusiness 의 위기 관리 관행이 됐다. 하지만 질병은 시간, 장소, 방법 등의 모든 측면에서 시스템의 문제이지, 특정의 누군가를 욕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 (34) 애그리비즈니스는 우리가 자본주의적 관계라는 과거에 계속 묶여 있게 만들기 위해 기술유토피아적 미래를 쳐다보게 만든다. 질병이 진화하는 그 상품의 궤적을 빙빙 돌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역학자가 주로 하는 일은 서커스단 소년이 삽을 들고 코끼리 뒤를 쫓아다니는 식의 사후 관리다. 신자유주의 프로그램 아래에서 역학자나 공중보건 기관은 치명적인 감염병을 부르는 최악의 관행들을 합리화하면서 시스템이 실패한 뒤 뒤치다꺼리를 하고, 그 대가로 펀딩을 받는다. (36) 세계 곳곳에서 자본이 소농이 가진 땅과 숲으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그런 투자 때문에 숲이 사라지고 질병이 출현할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이 광대한 땅이 가진 기능적인 다양성과 복장성을 없애고 예전에는 묶여 있던 병원균들이 지역의 가축과 주민 사이로 들어오는 스필오버 spillover 가 일어나게 해 놓고는 토지 이용을 효율화했다고 주장하는 식입니다. 간단히 말해, 자본의 중심지인 런던이나 뉴욕이나 홍콩을 질병의 근원지로 봐야 합니다. (44) 애그리비즈니스는 수억 명을 죽일 수 있는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진화시키면서 수익을 추구하고 있는 거예요. (...) 이런 기업은 방역에 위험한 문제를 일으켜 놓고도 그 비용을 얼마든지 외부로 전가할 수 있습니다. 가축에서 시작해 소비자, 농장 노동자, 지역 환경, 정부와 사법 체계에 비용을 떠넘기는 거죠. 그 어마어마한 피해에 따른 비용을 모두 기업 화계에 반영한다면 지금 같은 농업 기업들은 존재할 수 없어요. 자기들이 저지른 해악을 돈으로 물어낼 수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어요. (46) 발병 지역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역학을 만들어 낸 세계의 경제적 요인들 사이의 관계를 무시한 것이

부디, 얼지 않게끔, 드디어 휴면하는 휴먼이 출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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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알레르기가 있다고 소문난 송희진과 무더운 사무실에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최인경은 같이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민소매 티에 적갈색 머리를 한 희진은 관종으로 불리며 더운 게 싫은 사람입니다. 인경은 여름이면 화장이 땀으로 무너질 걱정이 없어 부럽다는 말을 듣는 사람입니다. 체질마저 상극이어서 교류가 없었던 두 사람은 베트남 출장길에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경의 몸이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해버린 걸 희진이 처음 알아챘습니다. 둘은 베트남에서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오히려 기운이 넘치는 인경이 변온동물로 변해버렸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열대 기온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변온인간으로 변했지만 국가기관에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국가에 대한 불신 때문입니다. 대신 희진은 변온인간이 된 인경을 돌보기로 했습니다. '영영 변온동물로 변해버린 것이라면, 가장 큰 고비는 여름이 끝나고 서늘한 가을을 지나 혹한의 추위가 다가오면서부터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대충 계산해보면 반년도 더 이후의 일이니 안심할 수도 있을 법하지만, 만일 지금 지내는 이 여름이 나에게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 남은 시간을 결코 허투루 보내서는 안 된다(49)'. 열대 기온에서 살아야 하는 변온인간으로 변한 인경은 자신을 돌보는 희진에게서 '그저 기분 좋은, 주머니 속에 넣어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그런 온기(126)'를 느낍니다. '특별하고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잠이 들어 오랜 시간 추위를 피한 후 날씨가 따뜻해지고 햇살이 충분해질 때쯤 일어나면 되는 것이었다. 집에서 변온동물을 키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부러 동면의 조건을 만들어주고 1년에 한 번쯤은 쉬게 해주어야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냥 무심하게 아무 일 없이, 그렇게 한겨울 한 철만 나면 된다고 했다. 그것을 당연한 일이라고 그들은 표현했다. 사람도 동물처럼 겨울을 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롱패딩

파국이 온다 - 낭떠러지 끝에 선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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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여지 없이 인간 해방은 자본주의 발전의 단순한 귀결로 오는 게 아니다. 또한 그것은, 자본주의는 그대로 둔 채 (흔히 선거철마다 그렇게 기대되듯) 관리자만 교체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또한 자본주의가 스스로 만든 생산력, 하지만 그것을 더 좋은 용도로 투입하는 걸 용납도 않는 그 자본이 지닌 생산력을 "해방"시킨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나아가, 공산주의나 혁명 또는 인간 해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하는 역사적 경향성 내지 필연성 따위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28) 상품 사회 속 우리 삶의 토대란 무엇인가? 노동이 자본으로 전화하고 또 자본이 노동으로 전화하는, 일종의 영구운동이다. 즉 자본은 인간의 살아 있는 노동을 고용하여 생산적으로 소비함으로써 더 큰 자본을 만들어가고, 인간은 자신의 살아 있는 노동력을 팔아 자본의 몸집을 불려주는 대신 임금을 받아 소비를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 그런데 바로 우리 눈앞에서 나날이 벌어지는 일들은, 인간의 산 노동 living labor 을 기술로 대체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인간의 살아 있는 노동이 자본의 생산과정으로부터 추방당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 가치 생산의 토대가 붕괴되는 것에 다름 아니다. (54) 흥미롭게도 오늘날 자본주의는 수백 년 전 초창기 때의 본질적 모습을 이제는 겉으로도 잘 드러낸다. 그 본질이란 마치 자기 자신을 삼키는 괴물의 모습,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기계의 모습,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사회생활의 근거 자체를 소멸시키는 사회의 모습이다. (59) 만일 자본주의를 자기 동력이 행하는 대로 내버려둔다면 결코 저절로 사회주의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폐허로만 남을 공산이 크다. 만일 자본주의라는 말이 어떤 의도를 가질 수 있다면 아마 그것은 인류의 마지막 단어가 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61) 자본주의 시스템은 이미 오래전에 "질서의 편"이기를 그만두었다. 오히려 자본주의는 각종 "예술적" 저항을 얼마든지 자기 이

넬리 블라이, 정신병원을 잠입취재하고 세계일주에 도전한 탐사보도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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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를 마치고 돌아온 넬리 블라이 엘리자베스 제인 코크런(Elizabeth Jane Cochran)은 1864년 5월 5일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코크런즈 밀즈(Cochran’s Mill, Pennsylvania)에서 태어났습니다. 1880년 엘리자베스는 피츠버그로 이사했습니다. 어머니를 도우며 일자리를 찾던 엘리자베스는 1985년 1월 〈피츠버그 디스패치 Pittsburg Dispatch〉에 실린 여성 혐오 칼럼을 보고 반박문을 써 보냈습니다. 그 글이 편집자인 조지 매든(George Madden)의 눈에 띄어 기자로 채용됐습니다. 여기자는 필명을 쓰는 관례에 따라 엘리자베스에게 넬리 블라이(Nelly Bly)라는 필명을 붙였지만, 기사 마감 직전에 'Nelly'의 철자를 "Nellie'로 적는 바람에 평생 'Nellie Bly'라는 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넬리 블라이는 공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여성 노동자에 관한 탐사보도를 연재했지만, 현지 공장 소유주들이 불만을 나타내자 여성면을 할당받았습니다. 일에 흥미를 잃은 넬리 블라이는 1886년 초 멕시코로 떠나 6개월 동안 정치, 문화에 대한 기사를 썼습니다. 멕시코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로 인해 신변의 위협을 느껴 귀국했습니다. 다시 문화면 취재로 배정되자 1887년 3월 30일에 마지막 기사를 쓰고 〈피츠버그 디스패치〉를 미련없이 그만뒀습니다. 뉴욕으로 이사한 넬리 블라이는 여러 신문사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했습니다. 1887년 9월 22일 〈뉴욕월드 New York World〉에서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뉴욕 블렉웰스 섬(Blackwell’s Island)에 있는 정신병원에 들어가 취재해 기사를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뉴욕에서 가장 악명이 높았던 정신병원은 특히 여자 환자들이 수용된 병동에서 환자를 학대한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넬리 블라이는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정신병원에 잠입해 열흘 동안 '정신병원 B.I.H.6(Blackwell&#

임계장 이야기 - 63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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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퇴직 후 얻은 일터에서 '임계장'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는 '임시 계약직 노인장'이라는 말의 준말이다. 임계장은 '고·다·자'라 불리기도 한다. 고르기도 쉽고, 다루기도 쉽고, 자르기도 쉽다고 해서 붙은 말이다. (7) 내 글이 나이 든 시급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모든 아픔을 온전히 풀어내지는 못할지라도, 나와 동료들이 겪었던 고단함만은 진실하게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9) 회사가 주는 것은 딱 하나, 월급뿐이다. (33)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보급이 전혀 없는 병사들과 같았다. 보급품이 필요하면 자신의 시급을 털어 넣어 조달해야 한다. 시급 일터는 다 그랬다. (35) '임시 계약직'이라는 말에 노인 '장'(長) 자를 하나 덧붙인 것이다. 그러니까 임계장이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이라는 말이다. 나는 계약직 중에서도 '단기'인 임시 계약직이기 때문에 임계장이 된 것이다. (38) 아파트 경비원 구인 광고에는 "신체가 강건한 자"라는 문구가 많았다. 허약한 노인은 사절한다는 뜻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그냥 '실팍한 머슴'을 구하는 것이었다. 사지가 멀쩡한 건강한 몸뚱이를 요구하는 것은 임계장류 직종에 공통적이었다. (51) 경비원은 그저 늙은 소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자치회나 관리사무소에 아무것도 바라지 말아요. 빗자루나 걸레 같은 게 닳거든 웬만하면 제 돈 주고 사서 쓰는 게 마음 편할 거요. 그저 주는 대로 받고 시키는 대로 일해요. (62) 경비원을 시작할 때 선임자가 해준 첫 번째 충고는 주민과 다투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랬다. 다투면 항상 졌다. 내가 옳으면 주민은 항상 더 옳았다. (69) 잡균과 오물이 묻은 손으로는 밥을 먹을 수 없고, 주민의 심부름도 할 수 없으며, 택배를 다룰 수도 없으니, 하루 평균 손을 씻는 횟수가 서른 번, 어떨 때는 쉰 번이 넘

블루스카이에서 만난 슈 선생과 정여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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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하며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평균율 클라비어곡을 알았습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았다면 평생 모를 음악이었습니다. 트위터를 인수한 양반이 저지르는 꼬라지가 맘에 들지 않아서 탈퇴했습니다. 트위터가 X로 바뀌기 전에 탈퇴하길 잘했습니다. 마스토돈으로 이주했지만 너무 힙해서 적응되지 않던 차에 @euur왕 님에게 초대코드를 받아 블루스카이에 가입했습니다. ⓒ 슈 선생 블루스카이에선 슈 선생 과 정여름 선생 을 만났습니다. 슈 선생은 머루 어미로 인연을 맺었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다래랑 닮아 금세 눈길이 갔습니다. 반려인 능력시험 실기고사에 참여한 것이 뉴스 에 나올 때 대번에 알아봤답니다. 반려인 과 함께 바쁘게 동료들과 만나며 정말 재밌게 지내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 으로 훔쳐보며 대리만족하고 있답니다. ⓒ 정여름 선생 정여름 선생은 아주 못된(?) 반려인 이 쩍벌자세로 누워 잠자는 모습만 올려 큰 웃음을 주는 고양이입니다. 그 자세가 시그니처 포즈가 됐습니다. 오죽하면 정여름 선생이 바르게 앉은 사진 이 올라오자 무슨 일이 있냐며 다들 걱정했답니다. 블루스카이에는 길고양이에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르지 않고 식사를 챙겨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에게 제 맘대로 노벨평화상을 수여했습니다. 블루스카이에서 만난 슈 선생과 정여름 선생 덕분에 짜증이 나거나 못된 맘이 중화됩니다.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반려인과 더불어 무탈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덧. 블루스카이 는 청청(靑靑)합니다. 지금은 초대코드로만 가입을 할 수 있습니다. 제게 17개의 초대코드 가 있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말씀하세요.

프로보커터 - 그들을 도발해 우리를 결집하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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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로꾼은 도처에 널려 있고, 앞으로도 계속 출현할 것이다. 선악을 떠나 시선을 끄는 행위 자체가 경제 활동인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26) 자본주의 체제에서 대다수가 먹고살기 위해 돈을 좇는 것처럼, 오늘날에는 주목과 관심 자체가 목적이 되면서 이를 얻기 위한 행보가 곧 경제활동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른바 '조회수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34)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표현은 대중적 인기로 성패가 결정되는 연예인과 정치인에게나 어울리는 말이었다.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부고란만 아니면 무조건 언론에 나오는 것이 좋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전 인류를 '네트워킹' 하면서 이제는 만인에게 무플보다 악플이 나은 시대가 되었다. (41) 데이터 시대 주목경제의 명제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관심은 그 자체로 돈이 되며, 주목이 가치를 규정한다. (44) 오늘날 많은 사람이 리뷰·비평·칼럼 등을 읽는 목적은 '나의 생각을 세련되고 시원하게, 설득력 있게끔 정리하고 표현해줄 누군가'를 찾으려는 것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67) 자신의 생각·느낌·의견을 본인 '따르는' 사람에게 '맡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요컨대 사유를 외주화하는 것이다. 사유는 고된 일이다. 사유를 대신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다른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70) 프로포커터는 도발 provoke 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인터넷 등지에서 글이나 영상으로 특정인이나 집단을 도발하여 조회수를 끌어올리고, 그렇게 확보한 세간의 주목을 밑천 삼아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79) 정치 불신은 항시적 불안과 혼란을 초래한다. '혐오의 시대'는 이에 대한 반응이다. 다시 말해 불안과 혼란에 대응해 모종의 소속감과 안전감을 얻고자 '우리'와 '그들&#

구글서치콘솔(Google Search Console)에 URL 등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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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URL 제목을 달기도 귀찮아 발행 날짜로 했더니 구글서치콘솔(Google Search Console)에 블로그 제목이 짧다고 URL 등록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더군요. 현재 발견된 페이지는 921개이지만 페이지 색인이 생성되지 않는 이유로 250여개가 등록이 되지 않습니다. URL 검사에서 하나씩 실제 URL 테스트(TEST LIVE URL)를 한 후 색인 생성 요청을 했지만 250여 개를 포함해서 절반 이상이 등록되질 않더군요. 페이지 색인이 생성되지 않는 250여 페이지를 하나씩 실제 URL 테스트를 한 후 색인 생성 요청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해결 방법을 검색했지만 유용한 방법은 찾질 못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모바일 주소(?m=1)로 시도했더니 등록이 잘 됐습니다. 모든 URL을 등록했더니 약 80%가 원활하게 페이지 색인 요청됐습니다. 등록이 되지 않은 페이지는 다시 실제 URL 테스트를 해서 색인 생성 요청을 하고 했습니다. 이 블로그처럼 제목이 영어가 아닌 숫자이거나 짧다면 모바일 주소로 색인 생성을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팁1 페이지 색인 생성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모바일 주소로 등록해 보세요. 구글 블로그 모바일 주소 : https://MYBLOG.blogspot.com/2023/12/XX.html ?m=1 팁2 페이지 색인 생성 요청은 하루에 10회 정도 할 수 있지만, 1회 등록(URL 검사〉실제 URL 테스트〉색인 생성 요청) 후 약 30초(넉넉하게 1분)가 지난 뒤 다시 요청하면 하루에 100개를 등록 요청(혹은 URL 검사)할 수 있습니다. (단, 일일 할당량은 구글 맘대로여서 그때그때 다릅니다.) 팁3 모바일로 볼 경우 모바일 주소( https://MYBLOG.blogspot.com/2023/12/XX.html?m=1)로 표시되는걸 방지하려면 아래 코드를 </body> 전 에 붙여넣으면 됩니다. (출처 : stack overflow , Narendra Dwivedi )

김동식, 21세기에 우리네 이솝 우화를 쓰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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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을 때가 아니라 태어날 때 평점을 받는 선천적 능력주의 세상을 풍자하는 「인간 평점의 세상」, 「시험 성적을 한 번에 올리는 비법」으로 친구마저 굴러 떨어트리는 냉혹한 현실을 그리지만, 성적을 올리기 위해 이혼이라는 쇼까지 벌이는 부모는 절대 되지 말라는 「두 여학생 이야기」. 약한 사람, 아픈 사람을 배려해준 뒤의 공평함이야말로 인간다운 공평함이라는 「단체 감옥」, 시간을 얻기 위해 시간을 버리는 「레버를 돌리는 인간들」, 간절함보다 재미로 뛰는 사람이 이긴다는 「서울숲 게임」, 젊음보다는 재산이 많은 노인이 좋다는 「노인의 손바닥 안에서」. 자살하는 아이들을 구할 수 있게 되자 부모가 영어 유치원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자살을 권하는 「다시 시작」, 성우보다는 말은 더듬지만 공부를 해야 한다며 부모가 말더듬증 고치기를 중단하는 「말더듬이 소년의 꿈」, 소수의 사물에 나타난 숫자가 아이로 변하자 숫자를 지우는 건 살인이라던 시위대도 전국에서 숫자가 나타나자 조용히 해산하는 「카운트다운」, 유기물 집합체 즉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90%의 인류가 사회적 기준과 무관하게 영혼을 가진 사람 10%를 노예로 만드는 「영혼 인간」. 같은 인간을 계속해서 보는 건 재미가 없어 유한한 존재로 만들었다는 신의 「양심 고백」, 동물의 목소리를 바꾸면 반려동물 진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삼성 반려동물 보험이 허용되자 두 반려견이 삼성! 삼성! 하며 반갑게 만나고, 쌍꺼풀 수술을 받은 반려인은 삼성, 수술비도, 삼성, 공짜니까, 삼성, 좋아라하며 대화하는 「동물 학대인가, 동물 학대가 아닌가?」. 예전 국민학교는 이솝 우화를 반강제적으로 읽혔다. 교훈은 대부분 권선징악이었지만, 그나마 재미가 있어 읽었다. 《양심 고백》에 실린 스물여섯 편의 짧은 소설은 우리 현실을 재미있게 풍자하지만, 날카롭고 예리하게 철학적 물음을 던지고 화두를 남긴다. 소설은 유쾌하지만 울림은 묵직하다.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긴 소설집 10권을 다 읽을 것 같다. 김동식 작가는 2

사막의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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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코 알케트비는 아랍에미리트 남자를 만나 결혼 후 남편의 고향으로 갔습니다. 두바이에서 120㎞ 떨어진 사막입니다. 여름에는 기온이 50도를 넘기도 합니다. 여기서 살기로 하면서 남편과 약속을 했습니다. 절대로 동물을 키우지 않겠다고. 일본에 잠시 다니러 간 사이에 어미를 잃은 갓 태어난 가젤을 남편이 맡기로 했습니다. 젖병으로 키워준 남편을 엄마라고 생각하는지 산책하러 나가면 따라갑니다. 아랍어로 '밤새도록 수다를 떨다'라는 뜻의 '사메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사메르가 9개월쯤 됐을 때 암컷 가젤이 왔고,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인 '다마니'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한여름의 사막에서 어린 강아지 2마리와 우연히 만났습니다. 사막에 누군가 버리고 간 강아지였습니다. 다마니가 온 이후로 '동물을 키우지 않겠다'던 약속은 '동물은 어지간해서는 키우지 않겠다'로 바뀌었지만, 기온이 50도에 가까운 사막에 남겨둘 수 없어 집으로 들였습니다. 티니와 타이니 덕분에 사막이 재미있는 일로 가득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동물은 가능하면 키우지 않겠다'로 바뀌었습니다. 거리에서 날개가 부러진 아기 비둘기를 만났습니다. 집으로 데려가는 길에 빵을 씹어서 주었습니다. 아기 비둘기에게 아랍어로 '빵'이라는 뜻의 '쿠브즈'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부러진 날개도 나았고, 매일 산책 비행을 합니다. 떠날 생각은 없어 보이고, 성격이 드세 아무도 쿠브즈에게 이길 수 없는 존재가 됐습니다. '안부 전해줘'라는 뜻의 아랍 말인 '살라미'도 입양했습니다. 사막에도 길고양이는 있습니다. 마당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새끼 고양이와 마주쳤고, 건강할 때까지 보살피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우리집 고양이가 되어 '초비초비'가 됐습니다. 이 무렵 결심은 '동물은 방법이 없으면 들인다'로 바뀌었

나이애드, 혼자 하는 스포츠처럼 보이지만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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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Nyad, 2023〉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엘리자베스 차이 바사렐리(Elizabeth Chai Vasarhelyi)와 지미 친(Jimmy Chin) 부부가 만든 영화입니다. 장거리 수영 전문가인 다이애나 나이애드(Diana Nyad, 19490822~ )가 환갑이 넘어 평생의 꿈인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100마일이 넘는 거친 바다를 종단하는 도전을 그렸습니다. 수영 유망주였던 나이애드는 중고교 지역 대회를 휩쓸며 1968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1966년 심내막염을 앓는 바람에 꿈을 접고 장거리 수영으로 전환했습니다. 1975년 맨해튼 둘레(약 45km)를 헤엄쳐 7시간 57분 만에 도는 데 성공했습니다. 쿠바 여행 규제가 잠깐 풀렸던 1978년 하바나에서 플로리다 수영 종단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약 42시간 동안 122킬로미터를 유영했지만 거친 해류에 체력이 고갈되어 멈췄습니다. 쿠바-플로리다 수영 종단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나이애드는 60세가 넘어 다시 도전했습니다. 2011년 8월 두 번째 도전은 29시간 만에 실패했고, 9월 세 번째와 이듬해 8월 네 번째 도전도 해파리떼 공격으로 중단했습니다. 2013년 8월 31일 아침에 쿠나 아바나 헤밍웨이 마리나 바다에 뛰어들었고, 9월 2일 오후 1시 55분 플로리다 키웨스트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마침내 나이애드는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쿠바-플로리다 수영 종단에 성공했습니다. 165킬로미터의 여정이었지만 격류로 177킬로미터를 수영해 52시간 54분 18초가 걸렸습니다. 다섯 번의 도전, 35년 만에 쿠바-플로리다를 헤엄쳐 종단했습니다. 64세의 나이애드는 처음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상어보호용 쇠창살(shark cage) 없이 헤엄쳐 플로리다 해협 종단에 성공했습니다. 쿠바 정부는 2014년 8월 31일 나이애드에게 스포츠 공로상(Cuba's Order of Sporting Merit award)을 수여했습니다. 64세의

능력주의 - 2034년,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엘리트 계급의 세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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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년 영국은 지능 검사가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되어 아주 평등한 능력주의 세상이다. 지능 발달을 예측할 수 있는 연령이 점차 낮아져 2020년에는 3세에도 가능해졌다. 지금은 태아 시기까지 검사가 앞당겨졌다. 1990년 무렵에 아이큐 125 이상인 모든 성인이 능력주의 체제에 속하게 되었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영국은 재능 있는 사람에게도 육체노동의 굴레를 씌우면서 자원을 탕진했으며, 자기 능력을 인정받으려고 시도하는 하층 계급 성원들을 가로막았다. 사회주의자들은 유산 상속에서 생겨나는 종류의 불평등에 반대했고, 사회주의자들이 가장 발전시킨 형태의 평등은 기회였다. 교사들은 무의식적으로 같은 계급 출신 아이들을 선호했고, 구식 시험은 교양 있는 가정 출신에 유리했다. 교육의 질과 양이 모두 지능에 따라 결정되지 않으며 영리한 아이들은 학교를 너무 일찍 떠났고, 우둔한 아이들은 학교를 너무 늦게 떠났다. 지능 검사를 포기하면 다시 필기시험 결과에 의지해야 했고, 필기시험을 포기하면 교사가 작성한 내신 성적표에 의지해야 했다. 편향이 적은 지능 검사야말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이었고, 사회주의자들조차 이런 결과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다. 사회 변화는 경제에서 먼저 생겼고, 압력은 국제 경쟁에서 나왔으며, 동원된 수단은 교육이었다. 기나긴 투쟁 덕분에 사회는 마침내 지적으로 우수한 사람은 꼭대기로 올라가고 지적으로 열등한 사람은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원리에 순응하게 됐다. 현대 사상의 기본 원리는 인간은 불평등하다는 사실이며, 사람마다 능력에 따라 인생의 지위를 부여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운동의 역사적 사명은 능력에 따른 선발의 원리를 새로운 인생관으로 신봉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인간들 사이에 우열이 있다는 사고가 받아들여지자 경제적 진보는 육체노동자가 아니라 새로운 기법을 고안하는 발명가와 조직가 덕분이 됐다. 생산 증대에 기여하는 능력을 지능이라고 하며, 사회는 이 척도에 따라 구성원들을 평가한다. 마침내 임금 인상을 받을 주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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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소유하는 것이다. 지혜는 실천하는 것이다. 지혜는 기술이며,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지혜를 운으로 얻으려는 것은 바이올린을 운으로 배우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7) 마루쿠스에게는 침대 밖으로 나갈 사명이 있다. '사명'이지, '의무'가 아니다. 두 개는 서로 다르다. 사명은 내부에서, 의무는 외부에서 온다. 사명감에서 나온 행동은 자신과 타인을 드놀이기 위한 자발적 행동이다. 의무감에서 나온 행동은 부정적인 결과에서 스스로를, 오로지 스스로만을 보호하려는 행동이다. (36) 삶을 성찰하려면 거리를 둬야 한다. 자기 자신을 더 명확하게 들여다보려면 자신에게서 몇 발짝 물러나야 한다. 이렇게 거리를 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 철학과 대화는 사실상 동의어였다. (...) 소크라테스가 대화를 사랑하긴 했지만 그는 대화를 그저 자기 자신이 가진 도구 중 하나로 본 것 같다. 이 모든 현명한 훈수질에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소크라테스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법을 배웠다. (51) 소로는 다르게 생각했다. 아름다움에 익숙한 사람은 쓰레기장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지만, "흠잡기 선수는 낙원에서도 흠을 찾아낸다." (130) 소로는 월든에서 자유롭게 떠돌면서 스스로를 봄 seeing 에 민감하게 만들었다. 소로는 어디에도 매여 있지 않을 때, 자신과 빛 사이에 아무것도 없을 때 가장 잘 볼 수 있음을 알았다. 소로는 본인을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비본질적인 것들을 다 쳐내고 문제의 핵심으로 치고 들어가는 수학자에 비유했다. (137) 쇼펜하우어는 염세적이었던 첫 번째 철학자도, 마지막 철학자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매우 독보적인 염세주의자였다. 쇼펜하우어의 강점은 우울함이 아니라 우울을 설명하기 위해 쌓아 올린 철학적 체계, 고통의 형이상학이었다. 여태껏 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