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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울과 겨을 사이

나무와 풀

가을이 사라졌습니다. 계절이 가울과 겨을 사이입니다. 그럼에도 현명한 너무나 현명한 나무와 풀은 의연합니다. 며칠 따듯하다고 봄이라고 예단하지 않고, 며칠 춥다고 겨울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나무와 풀은 인간처럼 이기적이지 않고, 혹독할수록 더 나누려고 애쓰는 뿌리는 지독한 좌파입니다. 어리섞은 인간만 가을이 사라졌다고 호들갑입니다. 나무와 풀은 굳세고 끄떡없이 알록달록하게 순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