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

오늘도 "오늘의 운세"를 봤습니다.

뱀띠 : 65년 옛것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

언제부턴지 버릇처럼 오늘의 운세를 보고 있습니다. 간혹 조간신문이 늦게 오면 퇴근하고 화장실에 편히 앉아 그날의 운세를 맞춰보곤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출근 전에 보는 운세는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바램이 생기고 퇴근 후에 보는 운세는 "아 이렇게 지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합니다.

"인생은 도화지요 그림은 내가 그리는 것이다"라고 느끼던 때에는 상상조차 못 하던 버릇입니다. 아마도 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자신이 없어진 것이겠지요. 이 핑계도 대고 저 핑계도 대며 오늘의 인생에 대한 면피를 생각하는지도 모르고요. 그렇게 젊음은 지나갔나 봅니다. 아직 젊다고 취기 어린 객기를 부리지만 다음 날 아침에는 생물학적 나이를 느낍니다. 그 사람에게 떠넘기고 싶고 기대고 싶고 투정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일의 운세는 어떨까?" 하며 오늘도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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