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만약 발걸음을 멈추신다면

저녁해는 가난한 연인에 지고
이름 없이 고운 계절 속 거닐다
홀로 비워진 카페에 앉아
당신을 생각합니다

한 잔의 커피도 마셔보지 못하고
나는 사랑을 얘기하고
한 잔의 술에 취해보지 못하고
나는 인생을 얘기합니다

수많은 사람은 기억의 재가 되지만
당신 모습만은 태울 수 없고
갈대숲 사이 흐르는 시냇물처럼
가슴에 한 아름 번져옵니다

오늘도 행여나......
가로등 밑에서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지마는
당신 먼 발자욱 소리
시나브로
가로등 뒤에 있습니다

당신에게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은
알 수 없는 힘에 무너지고
인생은 일장춘몽이라 뇌깔이면서도
당신이 만약 발걸음을 멈추신다면

영원히 꿈꾸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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