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00, 술 권하는 사회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 마지막 구절이다. 대한민국은 술 권하는 사회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싫어도 마셔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술 한 잔 하지 않으면 서로 가까워지지 않은 것 같고 서먹서먹하다. 밤늦게까지 어깨동무를 하며 마셔야지 친해진 것 같고 중간에 도망간 놈은 배신자로 낙인이 찍힌다. 그런 사회다.
정초면 3금(禁煙, 禁酒, 禁錢)을 결심하는데 오늘이 금주를 시작한지 200일째 되는 날이다. 금연 결심은 번번이 무너지곤 했는데 금주 결심이 100일이 넘어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대학에 복학하던 해. 정초부터 금주를 하다 100일째 되는 날, 사회학 강사가 된 선배가 자기 과목을 수강하는 동문 후배에게 생맥주를 하사하는 바람에 깨졌다.
7~8년 전, 한참 달리기에 취미가 붙어 새벽에 십리 길을 달리고 퇴근해서 이십 리를 달릴 때는 술 생각이 전혀 나질 않았다. 퇴근 무렵 누가 공술을 사준다 해도 오로지 달리는 즐거움에 그 소리는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반년을 달리다 연말 송년회 자리에 참석해서 소주 첫 잔을 입에 대면서 아주 무너지고 말았다. 그것이 두 번째 금주의 기억이다.
그동안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등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도토리묵에 한두 잔씩 마신 동동주가 전부다. 아니 딱 한 번 어쩔 수 없이 삼겹살에 소주 한 병 마셨다. 그게 전부다. 절대로 알코올을 입에 대지 않아야 하는 것이 필요조건이라면 할 말이 없다. 자발적 의지로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핑계로 너그럽게 넘어간다면 200일 동안 금주를 했다.
전보다 몸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정황도 없고, 가끔 부슬부슬 비가 내리면 막걸리와 파전이 생각나지만 그전만큼 강하게 이끌리지는 않는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겠다는 호언장담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사회가 술을 권한다는 탓은 하지 않을 듯싶다. 모든 게 다 내 탓이다. 이것이 술을 마시지 않으며 얻은 깨달음이다.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 마지막 구절이다. 대한민국은 술 권하는 사회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싫어도 마셔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술 한 잔 하지 않으면 서로 가까워지지 않은 것 같고 서먹서먹하다. 밤늦게까지 어깨동무를 하며 마셔야지 친해진 것 같고 중간에 도망간 놈은 배신자로 낙인이 찍힌다. 그런 사회다.
정초면 3금(禁煙, 禁酒, 禁錢)을 결심하는데 오늘이 금주를 시작한지 200일째 되는 날이다. 금연 결심은 번번이 무너지곤 했는데 금주 결심이 100일이 넘어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대학에 복학하던 해. 정초부터 금주를 하다 100일째 되는 날, 사회학 강사가 된 선배가 자기 과목을 수강하는 동문 후배에게 생맥주를 하사하는 바람에 깨졌다.
7~8년 전, 한참 달리기에 취미가 붙어 새벽에 십리 길을 달리고 퇴근해서 이십 리를 달릴 때는 술 생각이 전혀 나질 않았다. 퇴근 무렵 누가 공술을 사준다 해도 오로지 달리는 즐거움에 그 소리는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반년을 달리다 연말 송년회 자리에 참석해서 소주 첫 잔을 입에 대면서 아주 무너지고 말았다. 그것이 두 번째 금주의 기억이다.
그동안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등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도토리묵에 한두 잔씩 마신 동동주가 전부다. 아니 딱 한 번 어쩔 수 없이 삼겹살에 소주 한 병 마셨다. 그게 전부다. 절대로 알코올을 입에 대지 않아야 하는 것이 필요조건이라면 할 말이 없다. 자발적 의지로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핑계로 너그럽게 넘어간다면 200일 동안 금주를 했다.
전보다 몸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정황도 없고, 가끔 부슬부슬 비가 내리면 막걸리와 파전이 생각나지만 그전만큼 강하게 이끌리지는 않는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겠다는 호언장담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사회가 술을 권한다는 탓은 하지 않을 듯싶다. 모든 게 다 내 탓이다. 이것이 술을 마시지 않으며 얻은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