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

화려환 휴가
나는 1984년 3월 2일생이다.
다시 태어나기 전
화려한 휴가는 빨갱이들의 난동인 줄 알았다.
그곳은 광주였다.
나는 1984년 3월 2일 다시 태어났다.
청춘, 꿈, 미래, 순수, 사랑, 열정, 변화, 파쇼, 혁명
그리고 민주주의……
캠퍼스에 배인 최루탄과 지랄탄 냄새가 암내인 줄 알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 유행가였고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나의 유아교육 교재였다.
이러한 나를 요즘 386세대라 부른다.

이제 23살이다.
그러나 제조연월일은 40년이 넘었다.
좌우명은 事必歸正, 塞翁之馬
취미는 지난 신문보기
직업관과 경영방침 사이에서 고민한다.
생물학적 평균 유통기한이 절반을 넘어섰다.
진열대에서도 이제는 중간 한구석에 놓여 있다.
이마저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
로또대박 꿈을 꾸며 화려한 휴가를 계획한다.

청년은 이미 극한 이기주의자가 됐고 편집된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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