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공화국

연말정산에서 갑근세를 돌려받으면
13월의 월급이라고 하지만
그 비밀을 하나 알려줄까?
매달 갑근세를 쪼매 더 띤다는 사실은 몰랐을 게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13월에 월급을 반납해야 하기 땜시
아예 미리 조금씩 더 걷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 모르는 이들은
13월의 월급을 받고 희희낙락한다.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대해 새삼 언급할 필요는 없다.
유가환급금으로 민심을 사고 있다.
종부세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만
당장 떨어지는 현찰에 누군들 즐겁지 아니하랴.

4대강 정비사업인지 대운하 기초공사인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궁민(窮民 )은 관심 없다.
왜 그럴까?
2mb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정치적 위기 때마다 국내외적으로 대형 사고가 터져
악재를 덮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국발 금융쇼크는
국민 대부분을 먹고살 궁리만 하게 만들었다.
그중 몇몇은 삽질하는 소리가 어서 들리길 기둘리고 있고.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초반에 이런 묘사가 나온다.
주인공 김상헌이 남한산성에 들고자 강을 건널 때
사공이 청나라 사람도 건네준 걸 알게 된다.
사공이 조선 사람을 건네던 청나라 사람을 건네던
먹고살기 위해 한 짓인 걸 알지만
김상헌은 강을 건너 내리며
그 사공을 칼로 내리치고 만다.
울면서.

세상은 그런 것이고
백성 또한 그런 것이다.

그저 국방부 시계만 돌아가길 기다리는
군바리의 심정으로
마치 변비의 고통처럼
그렇게 버텨야 한다.
알아야 할 것은
변비엔 아락실이 있지만
시방은 세월이 약이라는 사실이다.

다만,
우리가 기도해야 할 것은
제발 살살 삽질을 하시라고
무시로 아멘을 외쳐야 한다.


덧. C8! 오늘이 당선 1주년 되는 날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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