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業)의 개념

국내에서 업의 개념을 처음 말한 사람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다. 이 회장은 술집을 예로 들어 이야기했다. "여러분이 술집 경영자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술집의 경영자들은 술장사가 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술집 경영자의 업은 수금(收金)입니다.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금이 가능한 매출, 손님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는 수금 방법, 수금 기간을 줄이는 좋은 프로세서 등에 관심이 있으면 그는 성공합니다. 이런 것이 업의 개념입니다."

한 번은 신세계 사장더러 "백화점의 업(業)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래서 "유통업입니다"라고 얘기했더니, 회장이 질책하면서 "그러니 신세계가 아직 1등을 못하지"라며 "신세계의 업의 개념은 부동산"이라고 얘기했다. 길목 요지를 선점하는데서 승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경영이념이 회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철학을 멋있게 포장했다고 하면, 업의 개념은 철학을 실현하려는 구체적인 핵심 성공요인을 찾아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효율적으로 돈을 버는 키워드가 업의 개념이다. 신용카드 회사의 업은 카드를 많이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연체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면 신용카드 회사에 근무하는 영업사원의 업의 개념은 무엇일까? 새 카드로 바꾸라고 강권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아닐까?

업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입체적 사고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매크로와 마이크로, 하드와 소프트적 속성을 모두 분석해야 한다. 업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게 하고 변화는 물론 중요한 가치창조의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한다.

업의 개념은 고정불변이 아니다. 업의 개념은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누가 먼저 정확하게 변화하는 업의 개념을 잡아내느냐가 기회선점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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