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

나는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
  • 국제법상 펭귄에게는 5미터 이내로 다가갈 수 없어서, 5분이 넘도록 펭귄이 지나가길 기다려야만 했다. (28)
  •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세상의 끝, 우슈아이에 함께 가고 싶다고 늘 말했었는데... (45)
  • 몇 등 했는데? 사하라에선 무의미한 질문이다. (59)
  • 사막레이스 참가자들은 코스에 있는 풀도 밟아서는 안 되며, 기이한 바위를 만져서도 안 된다. (68)
  •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선두그룹은 "이렇게 뜨거운데 어떻게 그렇게 천천히 걸을 수 있어? 빨리 뛰어야 덜 힘들지!"라고 생각한다. 후미그룹은 반대로 "이렇게 뜨거운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뛰어갈 수 있지? 천천히 쉬었다가야 덜 힘들지"라고 주장한다. (88)
  • 사막에서 경험하는 고통은 어쩌면 만병통치약이다. 완주한 사람만이 그 약효가 얼마나 대단한지 안다. (93)
  • 「연금술사」에 나오는 광장의 솜사탕 장수처럼 조금만 더 돈을 벌어서 여행을 떠나겠다며 광장에서 솜사탕만 팔고 싶지는 않았다. 양치기 산티아고처럼 아끼는 양을 팔아서라도 새로운 길을 떠나는 용기를 갖고 싶었다. (98)
  • 아타카마 사막은 인류가 강수기록을 한 이후로 비가 단 한 번도 온적이 없다는 지역이다. (167)
  • 사막레이스는 무작정 많이 지니는 것이 전혀 현명하지 않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사막레이스에 능력이상 메고 가면 고통이 따른다. (191)
  • 성인, 그것도 중년 남자들이 누구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마음을 풀어놓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곳, 그곳이 사막이다. (233)

나는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김효정/일리 20100228 311쪽 13,000원

저자는 사막 레이스 그랜드 슬레머다.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그리고 남극까지 1,051킬로미터를 완주했다. 그리고 지금도 사막을 꿈꾸고 있다. 그곳에 무엇이 있기에 지은이를 유혹하고 있을까? 영화 만드는 일을 하는지라 사막 레이스도 영화처럼 표현했다. 물론 그 가운데에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주말 산행을 즐기는 의지가 조금 강한 보통 사람이라면 사막 레이스를 버텨낼 수 있다고 유혹한다. 그렇지만 선뜻 모래바닥을 내딛는다는 건 여간한 배짱 아니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사막 레이스는 일등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자신과 싸우며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지 싶다. 사막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거운 배낭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마치 욕심 많은 인생처럼.

사막, 일등이 무의미한 유일한 곳에 단 하루도 혼자 있지 못할 놈상이지만 세상의 끝이라는 우슈아이에는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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