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속

1.
옆 동네 나지막한 동산에 약수터가 있습니다. 약수터에 있는 약수는 두 군데서 나오게 돼 있더군요. 먼저 맨 아래 달린 수도꼭지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지요. 다른 하나는 맨 위에서 바닥까지 길게 이어진 관에서도 나오는데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넘칠 때나 구경을 할 수 있죠.

신기한 것은 물이 많이 고여 두 군데서 물이 나오는데도 사람들은 수도꼭지에서만 물을 받아 가더군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약수나 관을 통해 흘러넘치는 물이나 다 같은 한통속에서 나오는데 말이죠.

2.
총리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이런 말을 했더군요. 군대를 안 간 게 아니라 갈 수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라고요. 그러면서 모의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했다네요. 신기한 건 입대 전에 받은 신체검사에서는 시력차가 많이 났는데 법관 임용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네요.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서 총리에 취임하면 어엿한 삼총사가 탄생하겠네요. 가카께서도 총을 쏠 줄 모르고, 여당 대표는 글을 모르는 모친 덕분에 군대를 안 갔으니 말이죠. 모두 한통속이 됐네요. 아니면 원래 한통속이었는지도 모르고요. 억수로 공정한 사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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