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
전국의 반려견은 약 660만 마리로 추산된다. 연간 46만 마리의 반려견이 생산·유통된다. 2018년 발생한 유기동물은 12만 마리가 넘고 이 가운데 44퍼센트는 안락사당하거나 자연사했다. 새로 등록된 반려견은 14만 마리였지만 9만여 마리가 다시 버려진다. 매일 200여 마리가 넘게 다시 유기되고 있다. 2018년 구조된 유기동물 가운데 반려인에게 분양된 비율은 27.6퍼센트로 매해 줄어들고 있다. 2018년 전국 지자체 보호소에서 안락사된 개는 2만 2,635마리였다.
2019년 8월 기준으로 동물생산업 등록업체는 1,477곳이다. 생명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번식장에서 개들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 20일만 젖을 먹이거나, 밥알을 세어서 주며 몸집을 작게 만든다. 합법과 불법의 차이는 있지만 반려견 농장이건 식용견 농장이건 개들은 인간의 이익을 위해 철장에 갇혀 태어나고 길러진다. 번식장은 208년 3월 이전에는 자진등록을 통해, 이후에는 허가의 방식으로 합법화되었지만, 동물단체들은 전국의 번식장이 3~4천여 곳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무허가 업체가 적발되더라도 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전부다. 유기견이 많은 나라의 특징은 개 번식장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강아지 경매장은 열여덟 곳이다. 매주 전국에서 출하되는 반려동물은 약 5천 마리에 이른다. 대규모 경매장에서는 100여 명의 사람들이 200여 마리의 강아지를 사고판다. 작고 어린 개를 선호하는 구매자에 맞춰 더 좋은 가격을 받으려고 어리고 작은 강아지를 팔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판매업자는 생후 2개월 미만의 개와 고양이를 팔아서는 안 되지만, 생후 40~45일에 경매장에서 팔려야 팻숍에서 생후 2개월경에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누군가 낙찰받아 강아지를 데리고 가지만 몇 차례 유찰 또는 반품이 반복되면 강아지는 상품으로서 가치를 잃고 그새 몸집만 자란다(90)'. 가치 없는 개에게 내일은 없다.
'생후 5~7개월이 되도록 팔리지 못한 강아지 가운데 일부는 모견이나 종견 후보로 경매장에 돌아온다. (...) 생후 1년이 되기 전부터 번식을 시작하는 종모견들은 보통 8~9년, 또는 죽을 때까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새끼를 빼는 일만 하게 된다(92)'. 어떤 강아지는 못났다는 이유로, 또 다른 강아지는 예쁘다는 이유로 평생 철장에 갇혀 지낸다. 돈의 논리에 따라 아무도 원치 않는 개들의 다수는 식용견 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내다 버린다. 사랑받거나, 버려지거나, 먹히거나, 개의 운명은 그렇게 반려견 산업에 의해 결정된다.
경매장을 통해 팻숍에 온 강아지는 적게 먹이고 작게 키워진다. 분양되기 전에 너무 커버리면 안 되므로 최소한의 불린 사료가 주어진다. 대중 매체가 유행 견종을 만든다. 1박2일에 등장한 상근이가 유행을 일으켰지만 대형견이라 인기가 사그라들었고, 유기견으로 자주 발견되기도 했다. 유행했던 품종은 몇 년 뒤 유기되는 추세가 확연해진다. 경매장에서 데려온 어린 강아지의 가장 큰 문제는 '강아지의 비사회화'이다. 어미견으로부터 배우는 사회화 과정을 제대로 거칠 수 없어 파양되거나 버림받는 신세가 된다. 이런 동물판매업체가 2019년에 4,405곳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7년 반려인을 만난 반려견은 약 148만 마리로 추정되고, 이 가운데 돈을 주고 입양한 경우는 약 78만 건이었다.
'번식장에서 태어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경매장으로 옮겨지고, 경매사 손끝에 매달려 흔들리며 가격이 매겨지고, 누군가에게 낙찰받아 종이 상자에 담겨 건네지고, 품질을 확인받고, 간신히 반품을 면해 팻숍 유리창에 진열되다 누군가의 눈에 띄어 가족과 이름을 얻는 개들(72)'이 우리 곁에 있다. '반려견을 10년 이상 함께할 생명이라고 생각한다면 개의 외양이나 혈통이 최우선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와 내 가족이 개와 함께 생활하기에 적합한지, 그 개를 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203)'.
'독일 동물보호법 1조는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라고 밝히고 있다. (...) 경매장의 강아지들, 번식장의 종·모견, 보호소의 유기견들은 아직 이름을 얻지 못했거나, 버림받는 과정에서 잃어버렸거나, 영원히 이름을 갖지 못할 운명에 처해 있다(205)'. 번식장은 절망이 탄생하고, 경매장은 체념을 배우고, 펫숍은 목숨을 걸고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곳이다.
반려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인간을 향해 이렇게 절규하며 외칠지도 모른다. 사지 마, 팔지 마, 버리지 마.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신소윤, 김지숙/다산북스 20200525 224쪽 15,000원
2019년 8월 기준으로 동물생산업 등록업체는 1,477곳이다. 생명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번식장에서 개들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 20일만 젖을 먹이거나, 밥알을 세어서 주며 몸집을 작게 만든다. 합법과 불법의 차이는 있지만 반려견 농장이건 식용견 농장이건 개들은 인간의 이익을 위해 철장에 갇혀 태어나고 길러진다. 번식장은 208년 3월 이전에는 자진등록을 통해, 이후에는 허가의 방식으로 합법화되었지만, 동물단체들은 전국의 번식장이 3~4천여 곳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무허가 업체가 적발되더라도 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전부다. 유기견이 많은 나라의 특징은 개 번식장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등록된 강아지 경매장은 열여덟 곳이다. 매주 전국에서 출하되는 반려동물은 약 5천 마리에 이른다. 대규모 경매장에서는 100여 명의 사람들이 200여 마리의 강아지를 사고판다. 작고 어린 개를 선호하는 구매자에 맞춰 더 좋은 가격을 받으려고 어리고 작은 강아지를 팔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판매업자는 생후 2개월 미만의 개와 고양이를 팔아서는 안 되지만, 생후 40~45일에 경매장에서 팔려야 팻숍에서 생후 2개월경에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누군가 낙찰받아 강아지를 데리고 가지만 몇 차례 유찰 또는 반품이 반복되면 강아지는 상품으로서 가치를 잃고 그새 몸집만 자란다(90)'. 가치 없는 개에게 내일은 없다.
'생후 5~7개월이 되도록 팔리지 못한 강아지 가운데 일부는 모견이나 종견 후보로 경매장에 돌아온다. (...) 생후 1년이 되기 전부터 번식을 시작하는 종모견들은 보통 8~9년, 또는 죽을 때까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새끼를 빼는 일만 하게 된다(92)'. 어떤 강아지는 못났다는 이유로, 또 다른 강아지는 예쁘다는 이유로 평생 철장에 갇혀 지낸다. 돈의 논리에 따라 아무도 원치 않는 개들의 다수는 식용견 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내다 버린다. 사랑받거나, 버려지거나, 먹히거나, 개의 운명은 그렇게 반려견 산업에 의해 결정된다.
경매장을 통해 팻숍에 온 강아지는 적게 먹이고 작게 키워진다. 분양되기 전에 너무 커버리면 안 되므로 최소한의 불린 사료가 주어진다. 대중 매체가 유행 견종을 만든다. 1박2일에 등장한 상근이가 유행을 일으켰지만 대형견이라 인기가 사그라들었고, 유기견으로 자주 발견되기도 했다. 유행했던 품종은 몇 년 뒤 유기되는 추세가 확연해진다. 경매장에서 데려온 어린 강아지의 가장 큰 문제는 '강아지의 비사회화'이다. 어미견으로부터 배우는 사회화 과정을 제대로 거칠 수 없어 파양되거나 버림받는 신세가 된다. 이런 동물판매업체가 2019년에 4,405곳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7년 반려인을 만난 반려견은 약 148만 마리로 추정되고, 이 가운데 돈을 주고 입양한 경우는 약 78만 건이었다.
'번식장에서 태어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경매장으로 옮겨지고, 경매사 손끝에 매달려 흔들리며 가격이 매겨지고, 누군가에게 낙찰받아 종이 상자에 담겨 건네지고, 품질을 확인받고, 간신히 반품을 면해 팻숍 유리창에 진열되다 누군가의 눈에 띄어 가족과 이름을 얻는 개들(72)'이 우리 곁에 있다. '반려견을 10년 이상 함께할 생명이라고 생각한다면 개의 외양이나 혈통이 최우선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와 내 가족이 개와 함께 생활하기에 적합한지, 그 개를 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203)'.
'독일 동물보호법 1조는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라고 밝히고 있다. (...) 경매장의 강아지들, 번식장의 종·모견, 보호소의 유기견들은 아직 이름을 얻지 못했거나, 버림받는 과정에서 잃어버렸거나, 영원히 이름을 갖지 못할 운명에 처해 있다(205)'. 번식장은 절망이 탄생하고, 경매장은 체념을 배우고, 펫숍은 목숨을 걸고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곳이다.
반려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인간을 향해 이렇게 절규하며 외칠지도 모른다. 사지 마, 팔지 마, 버리지 마.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신소윤, 김지숙/다산북스 20200525 224쪽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