띨빵한 1년

불길한 예감은 예언이 되고

예언자에게 가장 비참한 사태는 예언이 빗나가는 것이다. 그다음 비참한 사태는 예언이 적중하는 것이라고 한다. 불길한 예언은, 예언자에겐 안된 일이지만 빗나가는 것이 다행스런 일이다. 예언까지는 안 가더라도 불길한 예측이 적중하는 것을 보면 비참하다.1

감히 예언자에 비할 바가 아니겠지만, 불길한 예감은 어김없이 들어맞았습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빵을 사러 가는 띨빵한 인간을 1년 동안 봤습니다. 남은 4년은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우겨서 재미를 본 무리가 더 겁박하는 시간의 연속일 겁니다. 불길한 예감은 참혹한 예언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언이 적중하면 유사 이래 이보다 더 처참할 수 없을 겁니다. 통탄할 일은 불길한 예언을 막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샤머니즘뿐이라서 참담합니다. 그럼에도 바람직한 변고(變故)가 일어나길 무시로 비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빌어야 합니다.


  1. 김선주,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한겨레출판, 2010년),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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