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이후의 플랫폼
- 넷플릭스는 전 세계 1억 8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대표적인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다. 인터넷net과 영화flick의 합성어인 넷플릭스는 DVD 유통으로 시작해 전 세계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로 성장했다. (8)
-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발전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런 서비스를 일컫는 용어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영화나 방송 등 미디어 콘텐츠를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디바이스로 보내는 것을 뜻한다. (14)
-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는 수면 시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관심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사업자들은 한정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맞춤형 서비스 기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결국 넷플릭스가 초점을 맞추는 기술과 콘텐츠 투자는 모두 독자의 관심을 겨냥하고 있다. (16)
-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 가운데 핵심은 가격, 인터페이스, 콘텐츠다. (22)
- 저널리스트 토드 스팽클러Todd Spangler는 넷플릭스가 지속하고 있는 막대한 콘텐츠 투자를 빈지투자binge-spending라고 일컬었다. 영상을 한꺼번에 몰아보는 빈지뷰잉binge-viewing처럼 대규모 자본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다. (39)
- OTT가 TV 단말기가 아닌 인터넷을 이용한 동영상 소비를 의미한다면 스트리밍은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소비하기 위해 구축된 환경을 의미한다. (50)
- 스트리밍 시대의 이용자는 소비의 공간뿐 아니라 시간도 선택할 수 있다. 몰아보기가 일종의 사회적 현상이 된 이유도 동영상을 소비하는 문화적 실천 행위가 이용자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이용자의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52)
- 이제는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가 될 수도 있다. 미디어 영역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정체성을 모두 갖고 있는 이용자를 뜻하는 '생비자prosumer'의 개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53)
- 미디어 환경을 주도하는 것은 진화한 기술이 아니라 이용자의 변화다. 스트리밍 시대의 기술은 이용자의 니즈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는 결국 이용자가 만들어 나갈 것이다. (54)
- 방송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은 다르다. 기존 방송 편성은 시간 흐름에 따른 편성이었다면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공간 편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용자가 서비스에 접속했을 때 접하게 되는 인터페이스가 콘텐츠 선택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구성하고 배치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공간 편성이다. (59)
- 포스트 스트리밍 시대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미디어 산업은 결국 이용자가 주도하는 생태계라는 것이다. 스트리밍 이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동영상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곧 생태계를 이끄는 힘이 된다. (66)
스트리밍 이후의 플랫폼/노창희/스리체어스 20200602 80쪽 9,800원
과거 미디어는 이용자를 불러 모으는 힘이 있었다. 드라마 〈모래시계〉는 귀가시계로 불리며 길거리를 한산하게 만들었다. 레거시 미디어는 인터넷 시대를 거치며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튜브에 밀려났다. 이미 이용자가 미디어 환경을 주도하고 있다. 앞으로 미디어의 최대 경쟁자는 자율주행기술이 될지도 모른다. 누가 자율주행차에 앉아서 실시간 미디어를 보거나 듣겠는가.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가 수면 시간이라면 K-미디어의 경쟁 상대는 실시간이다. 스트리밍에 익숙한 시청자는 뒤로 가기와 빨리 가기가 되지 않는 실시간 미디어와 멀어지고 있다. 특히 뻔한 기사들을 실시간으로 도배하는 K-뉴스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된 지 오래다.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가 수면 시간이라면 K-미디어의 경쟁 상대는 실시간이다. 스트리밍에 익숙한 시청자는 뒤로 가기와 빨리 가기가 되지 않는 실시간 미디어와 멀어지고 있다. 특히 뻔한 기사들을 실시간으로 도배하는 K-뉴스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된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