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그 집만 바글바글한 이유

요즘 유행하는 두툼한 생삼겹살보다는 얇은 냉동삼겹살을 좋아합니다. 예전에 완전히 구워지지 않은 삼겹살을 먹고 탈이 난 이후로 차돌박이처럼 빨리 구울 수 있는 냉삼을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생삼겹이 대세이다 보니 냉삼을 먹자고 하면 번번이 무시당합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아주 오랜만에 냉삼을 먹으러 갔습니다. 손님으로 가득해서 왁자지껄하더군요. 다행히 구석에 상이 하나 비어있어 둘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냉삼 3인분과 소주와 맥주를 한 병씩 주문했습니다. 상차림이 번개같이 차려지고 줄을 맞춰 냉삼을 구웠습니다. 소맥에 냉삼을 쌈에 싸 먹다 보니 깻잎이 떨어져 직원과 눈을 마주치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쌈을 들고 오더군요. 쌈이나 쌈장, 밑반찬이 떨어지면 달라기 전에 후다닥 채워주고요. 슬쩍 다가와서는 술병이 불판에 가까이 있으면 데워진다며 반대편으로 멀찍이 옮겨주고, 휴대폰에 기름이 튄다며 상 밑으로 내려도 놓고요. 우리가 일어나 계산할 때쯤 기다리던 다음 손님들이 바로 앉았습니다.

그 집만 손님이 바글바글한 이유가 있더군요. 한 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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