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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1년

중심은 도처에 있고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꼭 있다 내란이 그렇다

언론자유의 역설과 저널리즘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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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2021년 여름은 뜨거웠다. 정치권도, 관련 학계와 단체도, 그리고 언론도 공포와 분노를 자양분으로 삼는 일부 혹은 다수 언론과 정치에 언제 뜨겁지 않은 계절이 있었겠느냐마는,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가능케 하는 조항이 담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는 사뭇 더 이례적으로 달아올랐다. 두고두고 자신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 개정 사안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들 언론은, 그리고 그에 대해 '제각각의 이유로 동조했던 정치권 일각은, 언론자유 침해를 주된 반대 이유로 내걸었다. '언론재갈법'이라는 강력한 언사까지 등장했다. (4) '언론자유에 대한 위협을 경고하는 언론의 목소리'가 '실제로 보장되었던 언론자유의 크기와 범위'에 정비례하는 역설, 즉 언론자유가 작아질수록 언론자유 침해 주장은 줄어들고, 언론자유가 커질수록 도리어 언론자유 침해 주장이 늘어나는 역설에 해당한다. (25) 사실상 한국 언론의 다수는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대행하고 기타의 민주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언론자유가 필요한 게 아니라 자신과 그에 연계된 이해관계의 원활한 확대재생산을 위해 언론자유라는 수단 혹은 명분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그 이익을 해쳐서라도 언론자유의 확대를 꾀하기보단 자유의 위축을 수용한 대가로 이해관계를 보장받는 길을 선택해왔다. (27) 언론자유에는 두 개의 층위가 있다. 일차적으로는 시민에게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이며, 이차적으로는 이를 대행하는 언론기관에 주어진 자유이다. 언론기관의 자유가 증진될수록 시민의 자유가 확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언론자유의 존재목적이다. 그런데 언론이 더 많은 자유를 향유할수록 오히려 시민의 자유가, 특히 약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경향을 마주한다. 그것이 언론자유의 제1역설이다. 또 언론은 억압하는 권력에게는 자유를 헌납하고, 관용하는 주권자와 그 대행자에게는 자신의 자유를 남용한다. 그것이 언론자유의 제2역설이다. 나아가 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자연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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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그것은 절단기, 멍키스패너, 렌치, 드라이버, 해머, 수도꼭지, 펌프 종짓굽, 크고 작은 나사, T자관, U자관 그리고 줄톱 들이었다. 쇠로 된 것들뿐이었다. 모두 난장이를 닮아 보였다. (61) 절단기, 멍키스패너, 플러그 렌치, 드라이버, 해머, 수도꼭지, 펌프 종짓굽, 크고 작은 나사, T자관, U자관, 줄톱 들이 난장이의 공구였다. 모두 쇠로 된 것들뿐이었다. (74) 나는 아버지 옆으로 가 아버지의 공구들이 들어 있는 부대를 둘러메었다. 영호가 다가오더니 나의 어깨에서 그 부대를 내려 옮겨 메었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것을 넘겨주면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영희를 보았다. (95) 말년의 그는 절단기, 멍키스패너, 플러그 렌치, 드라이버, 해머, 수도꼭지, 펌프 종짓굽, T자관, U자관, 나사, 줄톱 들을 부대에 넣어 메고 다녔다. 난장이네 동네에서는 아주 이상한 냄새가 났다. (207) 아버지는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을 벌하기 위해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믿었다. 나는 그것이 못마땅했었다. 그러나 그날 밤 나는 나의 생각을 수정하기로 했다. 아버지가 옳았다. 모두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다. 예외란 있을 수 없었다. 은강에서는 신도 예외가 아니었다. (268) 조세희/이성과힘 20250410(통쇄 331쇄) 416쪽 15,500원 자연사박물관 그는 아내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이해나 사랑 따위는, 추운 겨울밤, 먹지도 못할 닭똥집을 먹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일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는 철탑이나 고공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지상에서의 선택이 끝났기 때문이었다. (31) 헬스장에 간 적도 없고 등산도 하지 않고 오직 공장에만 다녔던 것인데, 공장의 노동은 근육을 만드는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 그에게 주먹을 휘두른다면 근육을 빼앗긴 그의 몸은 저항할 틈도 없이 휘청, 나자빠질 것이다. (40) 국가도 법도 그들의 편이 아니라는 걸 알만 한 사람들은 안다. 회사는...

신의 기록 - 로제타석 해독에 도전한 천재들의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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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9년, 로제타석이 발견된 이 해에 이집트는 무덥고 가난한 오지였다. 괜찮다. 서방을 매료시킨 것은 '고대' 이집트였다. 그리고 이곳은 결코 그 매력을 잃지 않았다. (11) 그 경외감은 성체자 聖體字, hieroglyphs 로 이어졌다. 고대 이집트의 인상적인 쓰기 체계다. 로제타석의 비밀이 풀리기 이전의 그 오랜 시간동안 이 문자의 수수께끼는 모든 이집트 방문자의 면전에 고개를 내밀었다. 이집트의 유적들과 무덤들은 매혹적이고 화가 치밀도록 정교한 그림문자로 뒤덮여 있었지만(한 초기 탐험자의 말을 빌리자면 "끝없는 성체자") 그 해독 방법은 아무도 몰랐다. (15) 로제타석 . 맨 위가 성체자이고, 중간이 속체자(성체자의 일종의 간체자)이며, 아랫부분이 고대 그리스 문자다. 학자들은 그리스 문자를 읽을 수 있었지만, 다른 두 문자는 해독할 수 없었다. (25) 이 돌은 높이 1.1미터, 폭 0.8미터에 무게는 760킬로그램이었다. 위쪽이 울퉁불퉁해 이것이 본래 더 큰 것의 일부였음을 보여준다. (27) 프랑스와 영국의 두 맞수 천재가 이 암호를 푸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 둘 다 젊었고, 둘 다 언어에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모든 측면에서 상반됐다. 영국인 토머스 영은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축에 속하는 천재였다. 프랑스인 장프랑수아 샹폴리옹은 한 우물만 파는 천재로, 그의 관심은 오로지 이집트뿐이었다. 영은 차분하고 우아하게 예의를 갖추는 사람이었다. 샹폴리옹은 분노와 조바심이 넘쳐흘렀다. 영은 이집트의 '미신'과 '타락'을 비웃었다. 샹폴리옹은 고대 세계에서 가장 강력했던 제국의 장려함에 탄성을 질렀다. (28) 더보기... 결정적인 점은 말하기는 자연발생적이지만 쓰기는 고안돼야 했다는 점이다. 말은 기어가기나 걷기처럼 우리의 생물학적 유산 가운데 하나다. 쓰기는 전화기나 비행기처럼 인간 창의력의 산물이다(그 엄청난 약진의 이야기는 사라져 ...

이것이 종교다

어떤 종교도 인류애보다 우선할 수 없다. 인류가 공동운명체며 모든 인간이 저마다의 천부적인 생명을 얻은 귀중한 존재임을 일깨우지 않는 종교는 종교라 할 수 없다. 빈 라덴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그런 테러를 저질렀다 해도 그가 주모자라면 그의 신이 무고한 생명을 빼앗은 그를 용서할 리 없다. 또한 미국이 아무리 정의와 정당방위를 외친다 하더라도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킨다면 미국인들이 믿는 신도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 김선주, 《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한겨레출판, 2010), 131쪽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20조는 개인이 어떤 종교를 믿을지 결정하는 권리를 말한다. 동시에 그 권리만큼 종교가 다르거나 믿지 않은 이도 존중하라는 말이다. 차별금지법을 대놓고 반대하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내란을 옹호하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모시는 신도 모르는 불투명한 재산과 땅을 불리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혐오와 모멸, 폭언과 폭력을 행하는 종교는 죽어서 천국에 간다고 떠벌리면서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종교다. 그런 종교를 앞세워 떠벌리는 자는 그가 믿는 신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종교가 인류애보다 우선하면 그것은 종교가 아니다. 사이비다. 차별 없는 사랑, 이것이 종교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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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는 이 지구에 머물 재능이 있을까? 그 재능은 어쩌면 '집요하고 끈질기게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가, 성공을 위해 과감하게 결단할 수 있는가'보다는 '지금까지의 내 방식을 버리고 세상의 아름다움에 젖어들 수 있는가'로 판가름 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의 성패가 아니라 제대로 쉴 수 있는지 여부로 말이다. 가만히 두면 마음은 금방이라도 계획과 근심의 세계로 달아날 것처럼 날뛴다. 행복을 현재에 단단히 묶어 두기 위해선 제대로 쉬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23) 멈춘다는 것은 주류를 이루는 가치에 '정말 그런가?' 하고 의문을 던지는 것이며, 엄숙함을 가장한 가짜 권위를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멈춤은 기득권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불쾌한 도전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그들은 세상이 그럭저럭 이 상태 그대로 돌아가길 바란다.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세력에겐 사람들이 멈춰 서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만큼 두려운 일은 없다. (41) "사랑이란 슬픔 속에서도 의연하게 이해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헤르만 헤세가 한 말이다. 이 말을 떠올릴 때마다 집념이 강하다고 말해준 엄마가 생각난다. 의연하게 이해한다는 것. 그것은 상대의 모든 면이 마음에 들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 안에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 있기에 의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신의 못난 점도 가볍게 받아들여 끌어안을 수 있는 내적인 힘이 있다. (72) 혼자 자겠다고 하던 그밤처럼 살아. 그때 자네가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거나 눈치를 보지 않아서 좋았어. 사람들은 생각만큼 다른 사람 사정에 큰 관심 없어. 그런데 늘 남이 어떻게 볼까, 재다가 일생을 보내지. 그러다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때가 와서야 후회하지. 좀 더 나답게 살아도 좋았을 걸 하고 말이야. (119) 나는 실수라는 명사에는 '배우다'라는 부...

樂書 을사년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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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날 목을 날리자 첫눈 오는 날 목을 날리자 첫눈 오는 날 목을 날리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을사년 첫눈은 내린다 Tiger mouth 모든 권력은 공포가 내재 돼 있지만, 민주당이 집권하면 Tiger mouth( 호구 )로 안다. 매섭고 톡 쏘는 맛을 보여줘야 한다. 내용증명 될 수 있으면 보내지도 받지도 않았으면 하는 편지 찰리 자업자득 이다. 끝 만리포 천리포수목원에서 가장 가깝게 서식하던 시절엔 외부에 개방이 되지 않았답니다. 그나저나 일리포 십리포 백리포 천리포 그리고 만리포라 내 사랑~~~ 은중과 상연 남의 떡이 엄청 훨씬 심하고 지나치게 커 보인 두 친구가 살아온 둥근 삼각형 이야기 북극성 장르를 오가며 너무 벌려놨다가 수습도 못 한 드라마를 꾸역꾸역 본 내가 대견스럽다. 기레기 민주당 "내란잔당 청산" vs 국민의힘 "독재정권 끝장" 매일노동뉴스도 요렇게 기사를 쓰네요. 두들겨 패도 시원치 않은데 자로 잰 듯한 중립형 기사를 쓰네요. 잘 났어요. 오세훈 한강 버스 가 아니라 버스를 한강 작가로 도배할 생각을 해야지요. 10월은 한강절이라며… 변영주 사마귀를 연출한 변영주 감독은 이름 뒤에 DGK를 병기했네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한국영화감독조합이고 변 감독은 회원이랍니다. 한독훈 독산동(禿山洞)은 벌거숭이 산에서 유래했고, 독수리(秃수리)는 대머리수리란 뜻이랍니다. 禿은 '대머리 독'이라고 합니다. 한동훈은 한독훈 이 틀림없습니다. 역적청산 양이 질을 변화시킨다. 자본주의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근 삼백 년을 우려먹다가 지금은 시간이 돈이라며 사부작사부작 멍때릴 틈을 주지 않는다. 모가지 지금쯤이면 역적 모가지 18개는 저잣거리에 걸렸어야 한다. 꼬락서니를 보니 글렀다. 국무회의 열 번 중계보다 역적 모가지 하나를 더 따야 한다. 역적청산은 기레기부터 잡고 하나회보다 더 빨랐어야 한다. 늦었다. 비정규적...

깃털 달린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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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라는 단어는 라틴어 'migratus'에서 유래했는데,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엄청난 지리적 변화를 내포하는 말이다. 새들의 세상에서는 무리 전체가 반영구적으로 계절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현상, 즉 철새의 여정을 일컬어 흔히 '이주한다'고 표현한다. 그 이동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얼마나 자주, 얼마나 멀리까지 가는지는 새의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전 세계에는 약 1만여 종의 새가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은 어느 정도 이주를 한다고 본다. 그러니 대략 계산해도 5000가지가 넘는 이주 형태가 있을 수 있으며, 그중에 어떤 새도 정확히 같은 경로로, 정확히 같은 시기에, 정확히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진 않는다는 점에서 이주 경로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해진다. (16) 극제비갈매기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왕복으로 약 4만 킬로미터, 중간에 헤매는 거리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7만 킬로미터나 되는 엄청난 거리를 이동한다. 동시에 북아메리카 서부의 높은 산에서 서식하는 추위에 강한 회색잣까마귀(Nucifraga columbiana)는 한겨울에는 산꼭대기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 단 수백 미터 아래로 이주해 산허리에서 평화롭게 겨울을 난다. (31) 이주를 떠나기 몇 주 전부터 달라지는 일조시간은 새의 뇌에서 호르몬이 변하도록 자극해 새들이 포만감을 덜 느끼고 더 많이 먹게 만든다. 이렇게 식욕이 늘어난 상태를 '과식증'이라 하며, 그 덕분에 철새는 살을 엄청나게 찌울 수 있다. 평소 12그램밖에 나가지 않는 흰뺨솔새(Setophaga striata)는 이주를 위해 몸무게를 두 배 가까이 늘리는데, 이렇게 과도하게 찌운 살은 캐나다와 남아메리카 사이 3200킬로미터 이상의 여정을 날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연료로 사용된다. 새들은 비행할 때 시간당 몸무게의 1퍼센트를 소모할 수 있다. (48) 이주는 정말 놀라운 능력이다. 몸이 가장 작은 새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벌새류는 몸무게가 단 3그램, 몸길이는 ...

혼모노, 당신은 바나나 우유인가 바나나맛 우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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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애기 1 가 앞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삼십년 차 박수무당인 문수는 심기가 불편하다. "편의점 가판대 앞에서 바나나 우유와 바나나맛 우유는 뭐가 다른지 한참 고민하는데, 옆에서 누가 하나 남은 바나나 우유를 쏙 채간다.(133)" 바나나 우유마저 빼앗기고 별수 없이 바나나맛 우유를 집어들었다. 문수가 모시던 장수할멈이 떠나자 신령들도 떠났다. 신애기는 바나나 우유를 마시고 문수는 "바나나맛이 나지만 바나나는 아닌 우유(135)"를 마신다. 장수할멈이 신애기로 옮겨 붙었기 때문이다. 문수는 삼십년을 모신 장수할멈이 떠났지만, 목단을 제단에 올렸다. 생전에 할멈은 지화(紙花)가 아닌 생화만 좋아했다. "혼모노라면 환장(137)"했다. 신통했던 장수할멈은 혼모노 2 였지만 "존나 흉내만 내는 놈(120, 154)"이었던 문수는 니세모노 3 박수무당이었다. 신빨이 다한 문수는 혼모노 목단을 넣은 화병을 집어 던졌다. "지금 나를 향해 조소하는 것이 할멈인지 저 애인지, 허깨비인지 인간인지, 진짜인지 가짜인지(145)" 모른 채 작두를 탔다. 소설 〈혼모노〉 속 박수무당 얘기다. 소설집 《혼모노》에는 순도 높은 사랑이 "지독하고 뜨겁고 불온하며 그래서 더더욱 허무한, 어떤 모럴(65)"로 변하는 〈길티 클럽: 호랑이 길들이기〉, "무인도에서 구명보트를 발견한 기분(90)"처럼 아주 좋은 하루(?)일지도 모르는 〈스무드〉, "뜨거운 딤섬을 차마 삼키기도 뱉지도 못한 채(240)" 머금고 있는 〈우호적 감정〉, 지지 4 라는 말을 끔찍이 싫어하는 연리목집 며느리가 하소연하는 〈잉태기〉, "은빛 비늘을 품은 대어일지, 다 녹슨 해양 쓰레기일지(332)" 모르는 〈메탈〉 이야기가 있다. 특히 인간을 중시하여 "채광과 통풍에 신경(169)" 쓰는 건축가가 인간을 위한 공간을 설계하는 〈구의 ...

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 - 지금의 의료 서비스가 계속되리라 믿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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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의사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58.3명의 환자를 진료합니다(2019년 기준). (...) 놀랍게도 같은 해에 미국,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의사들은 하루에 고작 환자 8.1명 정도를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 태움을 뚜렷하게 정의하긴 어렵습니다. 괴롭힘의 방식과 양태가 제각각이기도 하고, 외견상으로는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에게 '교육'을 하는 형태를 띠니 교육과 괴롭힘을 딱 잘라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태움의 대략적인 유형은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는데요, '불공정한 업무 분담, 꼬투리 잡기, 망신 주기, 뒷말, 없는 사람 취급' 등입니다. (...) 본인이 태움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61%에 달했습니다. (16) 종합병원의 병동 간호사 1명이 하루에 담당하는 환자의 수는 대략 10.1명입니다(2019년 기준). 이렇게만 보면 적은 숫자인지 많은 숫자인지 잘 가늠이 되지 않는 게 당연한데, 해외의 간호사 1인당 환자 수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가 있습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많은 주에서 간호사 : 환자 비율을 법으로 정해 놓고 있는데요, 뉴욕주는 일반적인 내과 병동에서 간호사 1인당 환자 4명 정도, 캘리포니아주는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 정도를 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수간호사와 같은 관리 인력은 제외하고 실제 근무를 서는 인력만으로 잡은 것이니, 한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죠. (20) 각자의 1인분을 하는 것으로도 벅찬데, 업무 역량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신규간호사가 구멍을 만들면 그 업무를 다른 간호사 혹은 교육 책임자인 본인이 져야 하니까요. 그 상황을 견디는 사람은 병원에 남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폭력적인 방식으로 병원 밖으로 밀려나는 게 '태움'이라는 현상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2) 상당히 높은 업무 강도 및 교대근무제와 함께 젠더적 요소까지 더해지면, 결혼과 출산 이후...

가울과 겨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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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사라졌습니다. 계절이 가울과 겨을 사이입니다. 그럼에도 현명한 너무나 현명한 나무와 풀은 의연합니다. 며칠 따듯하다고 봄이라고 예단하지 않고, 며칠 춥다고 겨울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나무와 풀은 인간처럼 이기적이지 않고, 혹독할수록 더 나누려고 애쓰는 뿌리는 지독한 좌파 입니다. 어리섞은 인간만 가을이 사라졌다고 호들갑입니다. 나무와 풀은 굳세고 끄떡없이 알록달록하게 순응합니다.

시인의 말 - 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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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지옥은 내가 이 별에 왔는데 약속한 사람이 끝내 오지 않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그립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상처적 체질/류근/문학과지성사 20100408(20240126, 초판 20쇄) 162쪽 12,000원 나는 썩지 않기 위해 슬퍼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서 남김없이 썩기 위해 슬퍼하는 것이다 1 이제 그리운 것들은 모두 해가 지는 곳 어디쯤에서 그리운 제 별자리를 매달아두었으리라 2 모든 슬픔은 함부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삼류가 된다 3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남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 같은 것이었다 4 하루 종일 장래희망이 퇴근이었던 나는 풀려난 강아지처럼 성실하게 아랫도리를 흔든다 5 그러나 나는 또 이름 없이 다친다 상처는 나의 체질 6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시인에게 근황을 묻지 말자 시인이란 전과 다름없이 지내면서 대답할 필요도 없이 시를 쓰는 사람들이다 7 사람을 만나면 술을 마셨다 술자리가 끝나기 전까지는 떠나지 않으려는 기대 때문이었다 8 하늘이 함부로 죽지 않는 것은 아직 다 자라지 않는 별들이 제 품 안에 꽃피고 있기 때문이다 9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10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한다 하라는 대로만 하는 놈들은 오징어 꽁치 고등어 멸치 들처럼 삽시간에 한 그물에 잡혀들게 된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한번 생각해보라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는 오징어 꽁치 고등어 멸치가 대오를 이탈해 제멋대로 쏘다니는 편이 그나마 그 무지막지한 그물에 일망타진되는 수모를 조금이라도 면할 수 있지 않겠나 11 우리 캄캄한 벌판에서 하인의 언어로 거짓 증거와 발 빠른 변절을 꿈꾸고 있을 때 친구여 가을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살아있는 나무만이 잎사귀를 버린다 12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樂書 지지합니다

지지합니다 나는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1인 시위를 지지합니다. 트럼프를 규탄하는 손솔 의원을 지지합니다. 공공대출권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서적이 도서관에서 대출되는 경우에 주로 그 서적의 저작자에게 그 대출에 대해 보상받을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을 공공대출권(PLR: Public Lending Right)이라고 합니다. 유럽은 공공대출권 을 법으로 정했다지요. 우리도 꼭 필요합니다만 도서관은 예산 확보와 베스트셀러 작가가 독식할 우려가 있어 반대하네요. 내란공감범 김문수와 이준석이 받은 표가 절반입니다. 적어도 판사 둘 중 하나는 내란공감범이라는 말이지요. 두들겨 맞은 판사들이 내리는 서부지법 판결이 낯설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판결은 판사 맘대로 하는 관심법이니까요. 실명은 개뿔 비시정부 총리 라발은 총살형을 피하려고 청산가리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2시간에 걸쳐 위를 세척하고 결국 총살형으로 심판했답니다. 반역자는 스스로 목숨을 결정할 기회조차 주지 말아야 합니다. 내란 수괴가 실명 위기 라면 한쪽 눈이라도 살려서 총알이 날아오는 걸 보게 만들어야 합니다. 걸레 맛 난 커피 맛을 몰라서 마루 훔친 걸레 맛이라도 색깔만 커피색이면 그냥 마십니다. 군다 영화 〈군다〉에는 소들이 둘씩 짝을 이뤄 서로 파리를 쫓아주는 장면 이 나옵니다. 난 이 장면을 좋아합니다. 언테임드 드라마 〈 언테임드 〉 줄거리는 그냥저냥 하지만, 배경인 요세미티 공원 풍경만 봐도 괜찮습디다. 질문 남편 면회는 언제 갈건가요, 혹은 빤쓰 논란에 대해 한말씀 해주세요! 라고 질문 했어야 한다. 아무튼 군밤 까먹으며 출두현장을 보니 군밤이 엄청 고소합디다. K-개발 Park를 만들기 시작해 parking으로 끝납디다. 내란 우두머리 특별법 검사정원법 이라고 있습니다. 단 두 줄입니다. 내란 우두머리 특별법을 단 한 줄로 만들어야 합니다.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는 관습법에 따라 조선시대 형벌로 다스린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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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세상 살다 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나 누구의 부모로 살면서 그 핏줄의 의무에만 충실하게 살다가 가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거라면 다른 동물들도 다 하는데 사람의 삶이라면 뭔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세상이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수십억분의 1만큼은 좋아지길 바라고 수십억분의 1만큼만 힘을 보탠다면 사람으로서 살다 간 보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정도로 나는 인생의 의미를 정리했다. (49)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것은 유전자 수나 인간이 만든 문명 때문은 아닐 것이다. 문명이 없어도 돈이 없어도 자존심을 갖고 남을 둘러보면서 사는 모습이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며, 그런 지혜를 어떻게 얻었는지, 그렇게 살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는 결코 유전자로는 밝혀낼 수 없는 비밀의 영역일 것이다. (59) 뇌물도 선물이라고 우기고 받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지만, 선물도 뇌물일 거라고 생각하고 안 받는 사람도 있다. 올바르지 않은 일인지 알면서도,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는 말을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오고 가는 현금 속에 싹트는 인정'이라는 사고방식이 내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63) 어떤 종교도 인류애보다 우선할 수 없다. 인류가 공동운명체며 모든 인간이 저마다의 천부적인 생명을 얻은 귀중한 존재임을 일깨우지 않는 종교는 종교라 할 수 없다. 빈 라덴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그런 테러를 저질렀다 해도 그가 주모자라면 그의 신이 무고한 생명을 빼앗은 그를 용서할 리 없다. 또한 미국이 아무리 정의와 정당방위를 외친다 하더라도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킨다면 미국인들이 믿는 신도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131) 젊은 세대들이 '사랑밖엔 난 몰라' 하고 사는 것도 곤란하지만 '사랑 따윈 난 몰라' 하면서 사는 것은 쓸쓸한 일이다. 젊은이들이여, 힘들지만 그래도 사랑은 할...

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 - 피임할 권리와 여성 해방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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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여성 운동은 노동 운동과 마찬가지로 18세기에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노동 운동은 인구 과잉, 무한 경쟁, 사회적 빈곤과 무질서를 낳은 산업혁명 때문에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전체적인 인권 신장 및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확장하는 프랑스 혁명의 부산물 정도로 경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9) 현대 사회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발전한 분야는 성적 구속에 대항하는 여성의 저항이다. 세상을 재건하는 가장 중추적인 힘은 자유로운 모성이다. (17) 여성은 스스로 깨닫고 무지의 결과에 대해 알아야만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첫 단계가 산아제한이다. 산아제한을 통해 여성은 자발적인 모성에 도달할 수 있다. 여기에 도달할 때 기본적인 성적 자유를 찾을 수 있고 자신과 인류의 노예화가 중단될 것이다. 그러고 나서 내재된 본능을 이해함으로써 세상을 끊임없이 치유해 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여성은 세상을 재편하게 될 것이다. (23) 피임에 대한 지식이 있는 여성은 모성이 되는 경험과 불행한 삶 중 어떤 선택도 강요받지 않는다. 또한 사회적 및 정신적 활동과 모성의 균형을 맞출 것을 강요받지도 않는다. 모성은 모든 여성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성이 어머니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해서 친구들로부터 고립되는 것이 아니며, 남편, 친구, 문화 그리고 삶의 기쁨에 필요한 모든 다양한 경험에서 멀어지는 것도 아니다. (75) 산아제한이라는 문제는 페미니즘 정신이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여성은 번식 능력을 통해 자신을 노예화하는 한편, 세상 사람들마저 속박하게 되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은 여성이 겪는 육체적 고통이다. 지나친 다산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여성의 성생활이다. 인류의 미래는 여성에게 달려 있다. 인류가 번창할지 아니면 쇠퇴할지 여부는 여성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123) 세상의 가장 근본적인 자유는 여성의 자유다. 자유로운 인류는 노예나 다름없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날 수 없다. 속박당한 어머니...

핫스팟, 좀스러운 외계인의 동네 입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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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언저리에 있는 레이크 호텔에서 일하는 키요미와 타카하시는 직장 동료입니다. 서로 말 섞을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닙니다. 키요미는 비뇨기과 간호사인 미나푸와 초등학교 교사인 하치와 절친입니다. 시간이 맞을 때 가끔 만나 수다를 떠는 삼인방입니다. 뜻밖의 사고로 키요미는 타카하시가 은둔형 외계인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둘만의 비밀은 삼인방과 공유하게 되어 함께 수다 떠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타카하시와 삼인방은 동네에서 일어난 사소한 일을 같이 해결합니다. 그러면서 삼인방은 열두 살 많은 타카하시를 꼰대 취급하며 재밌어합니다. 그럴수록 외계인 타카하시의 쪼잔한 성격이 드러납니다. 뇌를 쓰면 대머리가 되는 부작용이 있다며 망설이기도 합니다. 외계인을 믿지 않는 직장 동료에게 삐지기도 하고요. 타카하시 정체를 주위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알게 되자 아주 소소한 청탁들이 들어옵니다. 타카하시가 가진 초능력으로 해결하지만 기력이 쇠해집니다. 그러면 호텔에 있는 온천탕에서 몰래 기력을 보충합니다. 점점 입소문이 나며 타카하시가 외계인이라는 사실은 동네 사람 절반이나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동네 사람들은 알면서도 모른 척합니다. 덕분에 동네 밖까지 그가 외계인이라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습니다. 좀스러운 은둔형 외계인이었던 타카하시는 점점 더 많은 동네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타카하시는 외계인 아버지와 지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외계인이었습니다.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자기 분야에서 끊임없이 노력해 자기도 모르게 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인 생활 도인들 얘기를 합니다. 주변에 있는 생활 속 달인이나 의인 들은 외계인의 후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네마다 타카하시 같은 외계인이 한둘은 있을 겁니다. 요즘은 애사심 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모두 의로운 외계인으로 보입니다. 팍팍한 세상이 조금 살만하게 돌아가는 건 그들 덕분이니까요. 어떤 능력이 있는지 모르는 당신도 외계인 후손일 수 있습니다.

검은 고양이, 냥집사들에게 제일 끔찍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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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언급했는지 기억에 없지만 가장 공포스러운 소설로 《검은 고양이》를 꼽더군요. 에드거 앨런 포 소설을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데요. 그래서 다시 읽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사랑한 화자(話者)인 나는 성정이 비슷한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아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이 눈에 띄면 바로 구해 왔습니다. 아내와 나는 "새와 금붕어와 훌륭한 개, 토끼와 작은 원숭이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게 됐습니다. 그중 몸이 칠흑같이 까맣고 영리한 플루토는 가장 사랑하는 친구가 됐습니다. 플루토는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 고양이 이름입니다. 플루토와 몇 해를 잘 지내는 동안 나는 술 때문에 쉽게 화내는 성격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만취해서 주머니칼로 플루토를 잡아 한쪽 눈을 도려냈습니다. 플루토는 상처를 회복했지만 나를 혐오하며 피했습니다. 그런 플루토에게 짜증이 난 나는 아무 잘못 없는 고양이를 나뭇가지에 매달아 죽였습니다. 그날 밤 불이 나 집이 홀라당 탔습니다. 유일하게 타지 않은 벽에는 목에 밧줄이 둘려진 커다란 고양이의 모습이 부조처럼 새겨져 있었습니다. 여러 달이 지나자 고양이를 잃었다는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집에서 플루토를 닮은 고양이를 데려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녀석은 플루토처럼 눈이 하나 없고 가슴에 커다란 하얀 반점이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는 혐오감과 증오심이 들었습니다. 몇 주가 흐르자 고양이에게 있던 반점이 교수대 모양으로 변했습니다.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나는 참았던 공포와 함께 증오심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났습니다. 불이 나고 형편이 어려워 낡은 건물에서 지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지하실로 내려가다 고양이 때문에 넘어질 뻔했습니다. 화가 난 나는 도끼를 쳐들어 고양이를 내리쳤습니다. 아내가 막았습니다. 더 화가 난 나는 아내의 머리를 도끼로 내려쳤습니다. 아내는 즉사했습니다. 나는 시체를 지하실 벽 속에 넣고 회반죽으로 발라버렸습니다. 회칠을 한 벽은 손을 댄 ...

쇳밥일지 - 청년공, 펜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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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공은 오랜 기간 떠돌이로 살았습니다. 마산 바닥에서 월세살이하던 실업계 고3 시절, 공부도 싫고 등록금 낼 여유도 없어 취업하려고 했습니다. '대다수가 누린다는 사실조차 인지 못할 요소들이 기간제 상품(17)'일 만큼 가난해서였습니다. 교복을 벗는 순간만 고대했지만, 고민 끝에 진학하기로 했습니다. '고졸이란 딱지는 수갑이며 죄수복이자 족쇄나 다름없(18)'었기 때문입니다. 폴리텍대학에 진학해서도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돈만 주면 지옥 맨 아래층의 재래식 화장실 청소(39)'라도 할 정도로 간절했습니다. 졸업 후 산업 기능 요원으로 일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 16일 소집 해제했습니다. 페인트칠 막노동을 하다 한국지엠 하청업체, SNT중공업 하청업체, ISO 탱크 컨테이너 정비업체, 현대로템 하청업체, 또 다른 SNT중공업과 현대로템 하청업체, 볼보 하청업체에 이르기까지 지난 12년 동안 수많은 공장을 전전했습니다. 그중 절반을 용접노동자로 살았습니다. 수중에 들어오는 급여는 200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청년공으로 살아가기란 생각보다는 힘들고 꾸역꾸역 생존은 가능한 나날(9)'이었습니다. 동일노동동일임금을 해달라 절규하는 하청 직원들이 있는데 동일 노동조차 안 시켜주는 현실이었습니다. 하청업체 용접공 자리는 경력을 깡그리 무시하고 임금은 최저 시급으로 후려쳤습니다. '보이지 않는 재벌의 횡포가 아메리카노 정도라면 눈앞에서 직접 체험하는 차별은 에스프레소 원액(111)'만큼 썼습니다. 원청이 곡소리가 나면 하청업체는 이미 사십구재를 지낸 뒤였습니다. 이십대 남성은 공정론, 한탕주의, 일베와 펨코, 안티 페미니즘이란 문자의 감옥 안에 갇혔다. 젊은 친구들 말 좀 들어보자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결국 수도권 대학생들만 예시로 들 뿐. 지금껏 내 삶에서 함께해왔던 동료의 목소리는 바깥으로 가닿지 않았다. 능력주의를 비판하던 이들이 되레 능력주의의 시선으로 청년들을 ...

樂書 노벨평화상

노벨평화상 2025년 노벨평화상 후보에는 개인 244명, 단체 94개 등 총 338명이 후보에 올랐답니다. 후보 지명 마감일은 1월 31일이었고, 수상자는 10월 10일 금요일에 발표될 예정이고요. 후보자는 물론 선정 과정도 비밀이랍니다. 그럼에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궁금합니다. 내 맘대로 정한 수상자는 대한민국 시민 입니다. 안귀령 선생이 대표로 수상했으면 싶습니다. 물먹는 하마 동해 수온이 올라 명태와 오징어가 사라지고 가까운 미래엔 눅눅한 김에서 물먹는 하마가 자연발생할지 싶다. 김용현 보석 (保釋)이 보석(寶石)이 된 경우 숙청 YS는 대통령 취임 11일째 되는 날 하나회 숙청을 하시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시라. 닭발가로수 닭발가로수 금지 특별법이 시급합니다. 나무 많이 심고, 심으면 자르지 마시라. 시골길 가로수도 닭발로 만들지 마시라. 나무엔 구름도 머물고 바람도 스쳐 갑디다. 법조계 법원, 윤석열 체포영장 기각 ! 김문수 득표율이 41.15%이라니 법조계도 내란공감범이 최소한 41%라니까요. 김영훈 철도기관사 김영훈 노동자가 노동부 장관 후보 가 됐다. 재벌 총수가 경영권을 보장하라며 고공농성을 하는 세상이면 정말 좋겠지만, 노동법 법조문에 나오는 근로자를 노동자로 먼저 바꿨으면 싶다. 제3차세계대전 세계전쟁주기설학회(?)에 따르면 지금이 세기적 전쟁이 일어날 적기라고 합디다. 그 중심에 망나니 트럼프가 있습니다. 2025년 여름 햇살이 화살(火殺)처럼 꽂힌다. 옷깃만 스쳐도 악연인 날씨다. 마주치는 눈빛으로 더 덥다. 눈을 깔자. 비가 12.3 내란처럼 내리니 더 덥다. 이런 날씨는 독방에 가둬야 한다. 네이밍 구조조정을 경영 합리화 혹은 선진화라고 하듯 검찰청 해체가 아니라 검찰 정상화라고 하시라. 러브버그 우주 나이가 138억년이고, 최소한 10²²개의 별이 있답니다. 태양계는 46억년 됐고, 그만큼 지나면 없어진다네요. 태양계는 지금이 전성기랍니다. 덕...

삶을 위한 정치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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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사람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다. 낡은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9) 양당제는 두 개의 지배적인 정당이 좌우하는 정치시스템을 말한다. 양당제의 문제점 중의 하나는, 더 우파 쪽이고 더 기득권에 가까운 쪽이 우위를 점하기 쉽다는 데 있다. (27) 신자유주의 흐름을 주도하거나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나라들은 양당제 국가들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신자유주의가 기승을 부렸던 미국, 영구,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그렇다. 이들 나라들의 선거제도는 양당제를 낳는 소선거구제였다. (28) 다당제가 가져올 수 있는 효과 중의 하나는 정치 혐오나 정치 무관심이 줄어들고 투표율이 올라가는 것이다. 다양한 가치와 정책을 가진 정당들이 존재하므로 '찍을 데가 없어서 찍지 않는' 현상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46) 대한민국과 같은 최악의 양당제 정치시스템에서는 정치에서 논의되어야 할 주제 중에 극히 일부만 논의된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당장의 선거에 유리하냐 불리하냐만을 따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할 중요한 주제는 '정치'의 공간에서 배제된다. (62) 양당제하에서는 유권자들도 사표 심리 때문에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택하는 전략적 투표를 반복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겪다 보면, 전반적으로 정치가 하향평준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양당제 구조하에서는 자기 자리를 영리하게 잘 챙기는 정치인이 성공을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인의 행태와 유권자의 기대 사이에는 점점 거리가 벌어지게 된다. 63) 정치시스템이 양당제로 굳어지면서 점차 기득권 정당들이 정치를 독과점하게 되었다. 그와 함께 관료기득권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행정관료, 사법관료들은 1987년 민주화 과정에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은 민주정이라기보다는 과두정의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과두정이란 몇몇 소수가 지배하는 체제를 말한다. (...) 대한민국 지배구조를 '기득권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