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국민학교 동창회를 했습니다.
초등학교 출신이 아닌지라
국민학교가 입에 붙었습니다.
30년 만에 보는 얼굴들이 대부분이지만
어렴풋이 그 시절 모습이 남아 있더군요.
다들 아줌마 아저씨가 됐지만
그 시절 얘기를 하며 즐거웠습니다.

동창생끼리 결혼해서 부부로 온 친구도 있고
워낙 숏다리 인지라 키가 컸던 여인들은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얼굴과 이름이 일치가 안됐지만
허물없이 얘기를 나누다 보니
불알친구라는 걸 새삼 느꼈답니다.

내가 누굴 짝사랑했는지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담임 선생님 함자는 기억하고 있더라구요.
절대음치인 내가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은 걸 보니
눈치 볼 필요 없는 친구들 앞이라 그랬나 봅니다.

이미 고인이 된 친구들도 있다고 하니
건강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건강해야 친구들도 만나고
더 사랑할 수 있으니까요.

연말연시는 술과의 전쟁이라 피하지만
어제는 아무 부담 없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소주잔을 나눴습니다.
금주 결심은 깨졌지만 친구들을 얻었으니
아쉬울 건 없습니다.

대굴빡이 허예진 게 나이를 먹기는 먹었나 봅니다.
젠장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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