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좋은 이유 하나 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설날입니다.
그때는 높으신 분들이 신정을 쇠야 한다며 구박을 많이 했지요.
그래도 꿋꿋하게 버티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신정은 시간의 표준으로 쓰이는 서양 달력에서
단순히 해가 바뀌었다는 약속만 있을 뿐
정이 묻어나는 고향의 굴뚝 연기는 보이질 않습니다.
설날에 떡국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 것 같고
그제야 세월이 흘러간 걸 느낍니다.

제곱미터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몇 평이라고 해야 감이 오고
정육점에서 한 근, 두 근이라고 자연스럽게 나오듯이
설날도 그렇게 우리에게 징그럽게 녹아 있습니다.

예전에는 추석과 더불어 쌀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었고
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차례도 지내고 덕담도 나누며
조상님의 은덕을 감사히 여기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운이 좋으면 설빔이라는 때때옷을 입을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요즘이야 옛날 같은 분위기가 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설날을 대놓고 싫어하는 사람이야 있겠어요.

우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며 소원을 빌고 새로운 결심을 합니다.
그런데 결심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잊힐 때쯤 설날은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하렴.
인생은 연습이 없지만 그동안은 연습했다고 생각하렴.
신정 때 한 결심이 흐지부지됐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설날 아침에 하늘은 조용히 만회할 기회를 줍니다.

설날은 새로운 출발을 다시 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 설날이 있어 한 번 더 좋아하게 됩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소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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