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이긴 사람들

A Power Governments Cannot Suppress, 2006
  • 의회는 건물에 침입해 도청을 자행한 닉슨은 탄핵하려 했지만, 한 나라에 침입해 침략을 자행한 부시는 탄핵하지 않을 것이다. 의회는 부적절한 성행위를 한 클린턴을 탄핵하려 했지만, 국부를 몇몇 갑부들에게 몰아준 부시는 탄핵하지 않을 것이다. (22)
  • 이제 민주당과 공화당이 '큰 정부'를 소리 높여 비난하는 것을 당신이 듣는다면 그 위선을 친절하게 지적해줄 일만 남았다. 아주 조금만 역사를 반추해봐도, 문제는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가 아니라 누구를 위한 정부냐라는 점이 명백해 진다. 우리 정부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표현한 이상("인민을 위한" 정부)일까, 아니면 인민당 웅변가 메리 엘리자베스 리스가 1890년에 묘사한 현실("월스트리트의, 월스트리트에 의한, 월스트리트를 위한 정부")일까? (43)
  • 군사독재나 권위주의 국가들처럼 아예 '문명화'된 척도 하지 않은채, 별다른 의식도 없이 체제의 희생자들을 처리하는 사회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복잡한 사법처리 과정에 의해 처벌이 합법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에 근거해 문명국이라고 주장하는 미국 같은 나라들도 있다. 그 각각의 사법처리 과정이 인종적 편견, 계급적 편애, 혹은 정치적 차별로 얼룩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은 "정당한 법절차"라고 불린다. (80)
  •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생각하는 충성은 자신의 국가에 대한 충성이지 국가의 제도나 관리에 대한 충성이 아니다. 국가는 진정한, 본질적인, 영원한 것이다. 국가는 우리가 지키고, 돌보고, 충성해야 할 대상이다. 제도는 외부적인 것이다. 그것은 그저 의복일 뿐이다. 의복은 닳고, 누더기가 되고, 더 이상 편안함을 주지 못하고, 겨울, 질병, 죽음에서 더 이상 몸을 보호해주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누더기에 충성하고, 누더기를 위해 외치고, 누더기를 숭배하고, 누더기를 위해 죽는다니. 그것은 정신 나간 충성이고, 그야말로 동물들 수준이다. 제도는 군주에게 속해 있고, 군주가 만들었으니, 군주더러 지키라고 해라. (127)
  • 노동자, 여성, 흑인의 권리는 법원의 결정으로 쟁취된 것이 아니었다. 정치체제의 다른 부문들이 그랬듯이, 법원 역시 시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하기에 충분할 만큼 강력한 직접행동에 참여한 이후에야 비로소 그 권리들을 인정했다. (182)
  • 사법체계가 점점 우파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현상에 절망하지 말자. 법정은 한 번도 정의의 편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 사람들에 의해 떠밀려가지 않을 경우에는 오직 이쪽 혹은 저쪽으로 몇 발자국 정도만 움직인데 불과했다. 연방대법원의 대리석에 새겨진 그 글귀, "법 앞에서 평등한 정의"는 언제나 위선이었다. (184)
  • 혁명적 변화는 한 차례 격변의 순간(그런 순간들을 경계하라!)을 통해 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향해 이리저리 움직여가는 가운데 등장하는 놀라움들의 끊임없는 연속으로 오는 것이다. 변화의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거대하고 영웅적인 행동을 할 필요는 없다. 작은 행동이 수 백만의 사람들에 의해서 중식될 때 어떤 정부도 억누를 수 없는 조용한 힘, 세계를 뒤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 우리가 '승리'하지 못 한다 해도, 다른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떤 가치 있는 일에 참여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유쾌함과 성취감은 남는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290)

권력을 이긴 사람들A Power Governments Cannot Suppress, 2006/하워드 진Howard Zinn/문강형준 역/난장 20080818 366쪽 17,000원

영국군 주둔에 저항해서 독립운동을 일으킨 미국은 왜 그들의 군대로 남의 나라를 점령하고 있을까? 하워드 진은 이런 역사적 아이러니를 '위로부터의 역사'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다시 쓰면서 알려 준다. 시민 불복종이 필요한 이유와 권력에 대한 충성이 아닌 국가와 헌법 이념에 대한 충성을 역설하고 있다.

미국에서 나타난 이런 현상은 지금 우리 주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국가가 대변하려고 들지 않았던 사람들의 시선에서 쓴 35편의 에세이가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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