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명사

명사(名詞)는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말로 조사의 도움을 받아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나타냅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동관 (주로 여자들이 쓰는) 대에 붉은 칠을 한 붓
시중 옆에서 보살피거나 여러 가지 심부름을 하는 일
인촌 이웃 마을
상수 남보다 나은 솜씨나 수, 또는 그 사람. 고수
준규 준거할 기준이 되는 규칙

명사는 인간을 만나 사람의 이름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름은 자기를 나타내는 것임에도 정작 스스로 붙인 것은 아닙니다. 이름은 누군가 깊고 좋은 뜻을 가진 명사를 붙이며 부르는 순간 비로소 의미가 있는 고유 명사가 되지요. 그런데 고유명사가 변질되어 개고생 하는 일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동관 기자회견을 하면 뒷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며 겁박하는 펜대 출신 대변인
최시중 여성들이 직업을 갖기보다는 '현모양처'가 되기를 바란다는 위원회 우두머리
유인촌 누굴 쫓아내려고 회의 때 반말로 지시를 하면서 모욕을 주는 탤런트 넘치는 장관
안상수 강남 부자 절에 현 정권에 비판적인 좌파 스님을 놔두면 안 된다는 율사 출신 의원
김준규 출입기자들에게 촌지추첨 이벤트를 여는 사정 기관 우두머리

좋은 뜻이 있는 명사라 해도 가끔 인간을 잘못 만나 아주 다른 뜻이 되어 타락하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이름값도 못한다는 말이 나왔겠지요. 요즘 타락한 고유 명사가 부쩍 늘어난 느낌입니다. 오늘 부도덕한 인간을 만나 타락한 또 하나의 명사를 추가합니다.

기준 기본이 되는 표준
박기준 성폭력 예방 칼럼을 쓰면서 스폰서에게 성상납을 받는 법조인

고유명사(固有名詞)가 타락명사(墮落名士)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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