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좌표

생각의 좌표
  • 지금 생각하는 바를 지속적으로 합리화하면서 고집하기 때문에 사람 살아 가는 모습이 변하지 않는 것이다. (18)
  • 공부 잘하는 학생과 공부 못하는 학생의 차이는 시험 본 다음에 잊어버린 학생과 시험보기 전에 잊어버린 학생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28)
  •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을 바꾸는 만큼 사회진보를 도모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회구성원들은 지배세력이 주입한, 자신을 배반하는 의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72)
  • 민주주의 정치제도 아래에서 20대 80의 양극화 사회가 관철되는 것은 '80'에 속하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미래상으로 자신을 일치시켜 오늘의 자신을 배반하는 것도 한몫한다. (117)
  • 사람을 굳이 둘로 나누어야 한다면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게 아니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128)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삼성 제품을 구매하나요? (148)
  • 국민부담률로 보면 유럽의 우파들은 '좌파의 좌파'라고 할 수 있다. (176)
  • 괴물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진정으로 위험한 존재가 되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의문을 품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믿고 행동하는 기계적인 인간들 말이다. (192)
  • 의식은 내게 유리한 것, 옳다고 믿어지는 것에 따르도록 명령하지만, 정서는 내가 '그냥' 이끌리는 것에서 안정과 충만감을 느끼도록 한다. (209)
  • 권력을 장악하기 전에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사람들은 스스로 바뀌고, 또 권력을 장악한 뒤에는 더 바뀐다. 세상은 바뀌지 않은 채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들만 바뀌는, 이 조화는 어디에서 비롯한 것일까? (239)

생각의 좌표/홍세화/한겨레출판 20091124 248쪽 12,000원

얼마 전에 독일의 일부 몰지각한(?) 부자들이 필요하지 않은 돈이 너무 많다며 부유세를 도입하자는 뉴스를 봤습니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돈 많은 좌파로 몰리며 그 출처를 밝힌다며 세무조사를 득달같이 했겠지요. 《생각의 좌표》는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을 찬찬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무노조 삼성을 예로 들며 노동운동의 어려움을 얘기하자 프랑스 노조 활동가가 물었습니다. 그러면 당신들은 삼성 제품을 구매하나요? 대답을 못했겠지요. 용산참사 희생자들은 한나라당에는 투표하지 않았을까요? 하나같이 교육문제를 걱정하면서 정작 자기 자식은 특목고에 보내 일류 대학에 보내려고 합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생각의 지배를 받는 계급배반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의 주인은 누구인지 뼈저리게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좌파와 우파 혹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양보 없는 대결을 하고 있습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유럽의 우파들은 좌파의 좌파가 됩니다.

그동안 우리는 생각의 영점이 오른쪽 끝에 강제적으로 맞춰졌는지도 모릅니다. 《생각의 좌표》는 이제 왼쪽으로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자는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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